모든 영혼은 아침의 태양과 만나야 한다_20250521
모든 영혼은 아침의 태양과 만나야 한다_20250521
소유에 집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약점이라는 것이 우리 인디언의 믿음이다. 물질적인 길을 뒤쫓으면 영혼이 중심을 잃는다. 따라서 인디언은 어렸을 때부터 자비심의 미덕을 배운다. 자기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남에게 주도록 가르침받으며, 그래서 일찍부터 주는 것의 기쁨을 알게 된다.
인디언들은 말 그대로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친구나 다른 부족에서 온 손님에게 나누어 준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난하고 늙은 사람에게 먼저 나누어 준다. 그리고는 절대로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나는 남에게 베푸는 법을 알았다. 그런데 문명인이 된 다음부터 그 아름다움을 잊어버렸다. 그때는 자연스런 삶을 살았으나 지금은 인위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때는 조약돌 하나도 가치있게 여겼으며, 나무를 봐도 놀라워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 문명인들과 더불어 액자에 넣어진 풍경화 앞에서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고 있다니! 바위를 갈아서 생긴 돌가루로 벽돌을 만들과 그 벽돌로 문명사회의 인위적인 벽을 쌓듯이, 내 안에 있던 인디언은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사냥을 나간 인디언은 너무도 아름답고 장엄한 대자연에 말을 잃을 때가 있다. 바위산 위에는 검은 먹구름과 함께 무지개가 드리워지고, 푸르른 계곡 심장부에서 하얀 폭포가 쏟아져내린다. 그런가 하면 드넓은 평원에는 석양빛이 하루의 작별을 고한다.
그러기에 인디언은 굳이 일주일 중의 하루를 신성한 날로 정할 필요가 없다. 그에게는 모든 날이 곧 신의 날이기에!
모든 영혼은 아침의 태양과 만나야 한다. 그 새롭고 부드러운 대지, 그 위대한 침묵 앞에 홀로 마주서야 한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류시화 옮김, 정신세계사, 1999> 중 샨티 수우 족 오히예사(동쪽에서온사람)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