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삼청교 눈밭을 달리다.

햇살처럼-이명우 2010. 1. 15. 10:16

종교단체명 : 삼청교 본산(교주:박정덕, 전도사:채수현, 교사:이명우, 장로:김기열)

소   재   지 :주덕읍 삼청리 220

 

설 립 목 적 : 허구한날, 새벽이면 벌떡일어나 걷고, 달리는 것 (올해 10월 춘천마라톤 풀코스 완주)

 

아침기도 일과 :

1. 아침 05:00 기상

2. 05:10 출발

3. 복장 : 등산복장+달리기 복장(아이젠 지참,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

4. 코스 : 본부 →주덕교회 →사태봉 →깃대봉(398m) →사태봉 → 주덕교회 →본부(왕복 약 8km)

5. 주행속도 : 교사 마음데로 걷다가 뛰다가

6. 06:50 본부도착

7. 마무리 스트레칭 10분

8. 샤워 10분

9. 세탁

10. 식사

11. 세탁물 건조

12. 해산

 

오늘일과 :

  교도들은 교주님이 깨우지 않아도 아침 05:00에 벅떡 일어나서 옷 갈아입고 출발했다. 방송해서 다른 신도들도 깨워야 한다는 채전도사님을 제지하며, 골수 신도들만 출발한다. 박교주님, 채전도사님, 김장로님, 나 이교사 이렇게 넷이서, 눈밭이라 아이젠을 지참하고, 걸어서 주덕교회까지 갔다. 주덕교회 옆 공터에서 아이젠을 신고, 계단을 오른다. 50계단, 50계단, 157계단을 올라 지나면 체육공원 공터가 나오고 그 다음은 내리막이다. 깔딱고개 2개를 지나면 사태봉, 계속 깃대봉으로 간다. 눈발이 굵어진다. 깃대봉(398m)에서 바라보는 주덕읍내의 야경도 볼만하다. 단체사진을 한장 박고, 땀이 식기 전에 얼른 오던길을 되짚어 내려온다.

 

   - 신도들 모습(채전도사, 김장로, 박교주)

내려올 때는 평지는 무조건 달리고, 약간의 오르막도 치고올라간다. 엔진의 부하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보일러 효율을 최상으로 하여, 혈액속의 기름을 녹인다. 오늘 기름 많이 녹았을거다.

  사태봉 못미처 할아버지와 아주머니 한 분이 올라오신다. 커다란 주광색빛의 충전식 구식랜턴을 무겁게 들고, 스틱을 짚고 올라오시는 할아버지는 어래산에 365일 중 300일은 올라오신다고 한다. 한때는 사형선고를 받고 병원에서 '이제는 집에가서 맛난것 많이 드시고 조용히 돌아가세요'라고 했다는데 그것이 7년인가 8년 전이었다고 한다. 세삼 인간의 의지라는 것에 경외감이 든다. 다녀오시라 인사하고 다시 내려온다. 사태봉을 지나는데 후레쉬불에 비친 눈송이가 너무 아름답다. 사태봉부터는 계속 달려서 체육공원까지 왔다. 주덕교회까지 내려와 공터에서 아이젠을 벗으면 로보트에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8번 호흡으로 천천히 달려서 본부로 온다. 길은 많이 미끄럽지만 모두 중심을 잘 유지하고 미끄러져 넘어진 신도는 한 명도 없다. 몹시 추운날에는 속눈썹에 하얗게 땀이 얼어 눈꽃이 핀 아름다운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여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어 참 좋았다. 이 추운 겨울에 무슨 운동을 해서 이렇게 내 몸의 모든 세포를 열여 깨울 수 있을까.

  기숙사 현관에서 마무리 스트레칭운동으로 근육을 이완시켜주고, 서로 인사하고 들어가서 샤워한다. 뜨거운 물에 땀을 닦아내고 이불속에 10분정도 들어가서 몸을 녹이는 맛!  이 맛도 일품이다. 사르르르르~~~~ 녹아내린다.

  식당에 가면 부탄가스통이 차가워서 화력이 좋지 못하므로 데워서 써야한다. 여기 신도들은 이런 것 쯤은 다 알고 있다. 찌게와 국, 물을 데워야 하므로 부탄가스통을 대여섯개는 데워야 하는데 먼저 식당에 가는 사람이 불을 지펴놓는다. 그렇게 서로 나눈다. 밥도 반찬도 서로의 마음도...... 아침밥을 먹고 마시는 한 잔의 뜨거운 물도 좋은 친구다.

  양치하고, 08:40분에 세탁기 앞에 집합한다. 세탁물을 널어야하기 때문이다. 세탁기는 세탁물을 넣고 퍼지로 맞춰야 한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세탁물을 꺼내는 신도들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 넘친다.  

이런 좋은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어 참 행복하다

 

201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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