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 한마리가 다락방에서 커다란 수컷 고양이와 덜컥 마주쳤다. 도망칠 곳도 없는 구석까지 몰렸다. 생쥐는 벌벌 떨면서 말했지.
" 고양이님. 제발 부탁이에요. 나를 잡아먹지 말아주세요. 나는 내 가족에게로 돌아가야 한답니다. 어린 자식들이 배를 곯고 기다리고 있어요. 부디 나를 놓아주세요"
고양이는 말했어.
" 아 걱정할 것 없어. 너를 잡아먹거나 하진 않아. 사실은 말이지. 큰 소리로 할 얘기는 아니지만. 나는 채식주의자야. 고기는 일절 먹지 않아. 그러니 나를 만난 건 너에게 큰 행운이야. "
생쥐는 말했어.
" 아아. 얼마나 멋진날인가. 나는 얼마나 큰 행운을 거머쥔 생쥐인가. 채식주의자 고양이를 만나다니 "
하지만 다음 순간. 고양이는 생쥐에게 달려들어 발톱으로 목을 움켜쥐고 날카로운 이빨로 목덜미를 물었어. 생쥐는 고통으로 헐떡이며 마지말 숨을 몰아 고양이에게 외쳤어.
" 아니, 당신은 채식주의자라서 고기는 일절 먹지 않는다면서요. 그건 거짓말이었나요? "
고양이는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말했어.
"응, 나는 고기는 일절 먹지않아. 그건 거짓말이 아냐. 그래서 너를 물고가서 상추와 바꿔 먹을거야."
- 1Q84(무라카미 하루키, )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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