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예찬론자'들은 세상의 모든 스포츠 중에서 마라톤이 가장 완벽한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하곤 한다. 달리기야말로 인류가 태초부터 해온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운동이고, 때문에 우리 몸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논리다. 그러나 마라톤은 다른 스포츠 종목과 마찬가지로 특정한 신체능력을 집중적으로 발휘하는 운동이다. 다른 운동을 병행해야만 우리 몸을 조화롭게 활용할 수 있고, 달리기도 더 빨라질 수 있다.
마라톤의 '취약점' 생각보다 많다
①하지와 척추 부상의 우려 : 하체를 중점적으로 사용하는 마라톤은 하지 관절에 상당한 무리를 준다. 지면을 밟을 때마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지므로 무릎과 고관절 등의 손상 위험이 늘 따라다닌다. 족저근막염, 러너스신드롬 등도 러너들이 흔히 앓는 질병이다. 또한 요추부위 척추기립근을 과사용하게 되기 쉬워 디스크의 위험도도 높다.
②신체의 상 · 하, 전 · 후 불균형 : 마라톤을 오래하면 자연히 하체가 발달한다. 만약 다른 보강운동을 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상체가 위축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결국 상 · 하체의 불균형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마라톤은 전진만 하는 운동이므로 몸의 앞쪽 근육을 편향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마라톤만을 계속 하면 몸의 뒤쪽 근육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가 된다. 이러한 앞 · 뒤 밸런스의 불균형은 운동 수행 중 근육파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랜 세월 마라톤을 해온 고령자 중에는 몸 전체가 앞으로 쏟아질 듯 굽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역시 앞 · 뒤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③점진적인 신체의 과사용 : 마라톤을 처음 시작할 때는 누구나 안전하게 적당히 즐기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고 기록을 당기는 과정에서 훈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특히 전문적인 트레이닝 방법을 모르는 마스터스 러너들은 기록 단축을 위해 단순히 훈련거리와 시간만을 늘리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니 몸 전체를 과사용하게 된다. 매일 20~30km 정도 훈련하는 러너라면 이미 '과사용'의 범주에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④운동성 빈혈 및 균형감각 저하 : 마라톤은 대표적인 유산소성 운동으로 운동성 빈혈을 유발한 가능성이 높다. 운동성 빈혈이란 대개 훈련 초기에 발생하는데, 갑작스런 운동으로 인해 적혈구 용혈(운동으로 적혈구가 파괴->혈액이 일시 산성화->적혈구막 파괴)이 증가하면서 생긴다. 단백질과 철분, 비타민, 엽산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마라톤은 규칙적인 전진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균형감각을 크게 요하지 않는다. 다른 운동을 하지 않고 마라톤만 오래 즐기다 보면 균형감각이 취약해질 수 있다.
마라톤과 '궁합' 맞는 보완운동들
너무 마라톤의 부정적인 면만 찾아서 부각한 것 같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마라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운동을 병행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운동을 더 하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 운동에 소비하던 시간중 일부를 다른 운동에 사용하는 것이다. 달리기만으론 달리기가 빨라지지 않으며, 다른 운동과의 병행이 오히려 기록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주지하고 자신에게 맞는 보완운동을 찾아보자.
뒤로 걷기와 뒤로 달리기 : 마라톤이 어차피 야외운동이므로 러너들이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보조운동이다. 노인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매우 과학적이고 유익하다. 우리 몸이 어떤 운동을 할때는 동작을 직접 수행하는 주동근과 이 근육에 상대되는 길항근이 있기 마련이다. 만약 주동근과 길항근의 힘 비율이 100대 70 정도로 비슷하지 않으면 큰 힘이 들어간 동작을 할 경우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마라톤과 같이 앞쪽 근육만을 편향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에서는 이 힘의 비율이 무너지기 쉬우며 부상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뒤로 걷기 와 달리기를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달릴 때와 주동근과 길항근이 반대가 된다. 즉, 마라톤을 할 때 길항근으로 쓰이는 근육들을 한꺼번에 단련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발목을 강화하고 신체 밸런스를 좋게 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달리기 능력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는 유용한 보완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웨이트트레이닝 :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은 거의 모든 지도자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이다. 마라톤은 대표적인 유산소성 운동이기 때문에 오래 반복 지속하면 근육이 점점 가늘고 얇아진다. 이는 모세혈관이 손상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무산소성 근력운동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손상된 만큼을 메워줘야만 한다. 물론 근육을 형성하는데 필수적인단백질 섭취도 충분히 해주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꼭 기구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근력을 보충하는 보강운동은 여러 가지다. 하체의 근력을 보충 · 강화하기 위해서는 물속 걷기, 계단 천천히 오르기, 크로스컨트리 등이 좋다. 상체 근력 강화에는 푸시업, 백푸쉬업, 복근운동 등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이다. 신체 균형을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팔과 다리는 대칭적으로 근 반응이 일어나므로 달리기를 잘 하려면 상체도 단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복근이 약하면 다리가 벌어져 주접이 흐트러지므로 지속적인 단련이 필요하다.
모든 운동에 있어 유연성이 중요한데 마라톤 종목 선수나 동호인들은 이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스트레칭도 좋지만 요가처럼 발전된 형태의 유연성 운동을 실시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얻을 수 있다.
수영 : 마라톤과 수영은 정말 궁합이 잘 맞는 운동이다. 마라톤은 체중부하를 지속적으로 받는 운동인데 반해 수영은 체중 부하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달리기로 인한 척추의 부하를 해소하고 하체 관절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네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수영은 하체보다 상체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이어서 하체중심 운동인 마라톤과 병행하면 상호 보완이 된다. 단, 수영과 마라톤은 둘 다 유산소성 운동이므로 운동량을 너무 많이 설정하면 자칫 운동성 빈혈이 생길 수 도 있다. 마라톤에 수영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 훈련 일부를 수영으로 대체하는 것이 시너지효과를 얻는 요령이다.
탁구와 배드민턴 : 배드민턴과 테니스, 탁구 역시 마라톤과의 궁합이 딱 맞는다. 마라톤이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는 단조로운 운동인데 반해 이 종목들은 다양한 테크닉이 요구됨으로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고 하겠다. 또한 운동량이 많아서 신체 전반적인 트레이닝 효과가ㅣ충분하고, 방향을 바꾸거나 점프하거나 백스텝을 밟는 등의 동작을 통해 달리기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몸의 뒤쪽 근육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라톤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전신 균형감각'을 기를 수 있다는 것도 매력 중 하나다.
특히 탁구는 고령의 러너들에게 추천된다. 마라톤은 묵묵히 앞 을 향해 전진하는 운동이지만 탁구는 상대방의 플레이를 예측하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뇌 활동을 자극하기 좋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는 하체 근육의 탄력과 민첩성을 길러줄 수 있다.
출처 : 구리마라톤클럽
글쓴이 : 친구(송은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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