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햇살처럼-이명우 2011. 11. 22. 14:51

당진에 교육때문에 출장을 내려왔다.
관리감독자 맞춤교육으로 교육생은 2차수에 120명 정도 된다.
나는 이틀 16시간 교육에 2차수에 걸쳐 진행되는데, 그 중에 2시간30분 강의와 진행을 담당한다.
여기는 아주 넓은 공간에 공장이 구성되어었다. 인원도 매우 많이 출역을 하고......
오전교육을 끝내고 식당에 식사를 하러 갔는데 늘어선 줄이 장난이 아니다.
식당건물이 하나 더 있었는데 공사를 위해서 철거하였고, 그래서 복잡하다고 한다.
건물의 부족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공간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써야지.
그런데 식당 사용에 있어, 질서의식은 다시 생각하도록 했다.
사람들은 아무생각없이 식판에 음식을 잔뜻 담아와서는 먹을만큼 먹고 나머지는 잔반으로 버리고,
버려진 잔반이 너무 많아 잔반처리구가 막혀버렸다. 그러자 일하는 아주머니 한 분이 그것을 꼬챙이로
밀어내고 있고, 그 옆에 잔반은 계속 쌓여갔다.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잔반투입구로 잔반을 밀어내고......
아마도 점심식사가 끝나는 시간까지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 옆 식탁에는 또 다른 우리의 동료들이 맛나게 식사를 하고 있다.

지난 달, 울산에 있는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에 관리감독자교육을 위해 내려간 적이 있다. 그 곳의 식당과
이곳의 식당은 규모면에서는 많은 사람이 식사를 하는 공간인 것은 비슷하지만 운영되고 있는 모습은 전혀
달랐다. 직원 및 협력사직원들이 함께 동참하는 '잔반제로'운동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로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양 만큼을 덜어서 먹고, 잔반이 거의 나오지 않도록하여 잔반처리비용등을 절약하여, 복지향상을 위해
재투자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식당 옆에 외부의 커피숖과 같은 커피점을 열어 저렴한 가격(1천원)에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바리스타도 외부인으로 고용하여 울산공항의 커피숖과 동일한 수준으로 커피, 생과일주스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점원이 없는 무인 매점도 운영하여 '잔반제로운동'의 효과를 여러 사용자가 함께 누리는
모습이 참 좋았다.

어느 때 부터인가 나는 음식을 먹을만큼만 담아와서 남기지않고 먹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 먹고살기 어려웠던 옛날
기억때문이기도하지만 본격적인 계기는 군대생활을 하면서 이런 습관이 생긴것으로 기억된다. 여기의 많은 사람들도
나와같은 생각으로 한결같이 행동할 수 있다면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그 절약한 결과로 혜택을 더 풍족하게
누릴 수 있을텐데 매우 아쉽다.
한사람이 절약하는 것은 적다. 그러나 천명 이천명이 절약하는 것은 많다. 오늘 이 구내식당에서 버려지는 잔반이
생겨나지 않도록 한다면 버려지는 음식값과 잔반을 처리하는데 들어가는 값을 절약할 수 있고, 이천명 정도의 인원이면
그 값이 제법 많을텐데. 이것으로 반찬을 한가지 추가하든지, 후식을 한가지 추가하던지 다른 혜택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캠페인으로 하지않아도, 구호를 내걸지 않아도 당연히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자기 집에서는 아끼며 절약하는 사람들이 회사에오면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한결같은 생각으로 행동하지 못할까?


2011. 11. 22.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