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 양윤덕, 창비, 2004
예진:바로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아닌가요?
선생: 그래요. 저는 우리가 보통 정답으로 알고 있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바로 틀린답이라고 보고 싶어요. [어린왕자]를 여러번 읽은 사람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이 책을 여러번 읽은 사람이 보아뱀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면 저는 한사코 그것이 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또 저는 그 답만 빼고는 답이 많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아까 이 그림이 모자처럼 보인다는 영희군도 책을 보았으면서도 굳이 그렇게 답한거죠. 쌩떽쥐베리 아저씨에 맞서서 '모자'라고 한 것을 보면 자기 주장이 분명합니다. 책에서는 모자가 가장 신통치 않는 답이라고 했지만 상황이 바뀐 지금은 훌륭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한가요? 좀 더 이야기해보죠. [어린왕자]를 보면서 얘기할까요?
책 앞부분에 바로 이 그림이 나오죠? 주인공은 '보아뱀이 먹이를 씹지않고 통째로 삼키며 그 상태에서 꼼짝하지 않고 반년간 잠만잔다'는 얘기를 읽고 이 그림을 그렸죠. 아이는 어른들에게 이 그림이 무섭지 않은지 묻죠. 어른들은 모자가 뭐가 무섭냐고 비웃습니다. 이처럼 사물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는 태도 때문에 주인공은 풀이죽죠. 어른들은 뱀 그림보다는 노름, 골프, 정치, 주식 등에 관심을 갖죠. 그들은 모자 그림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이는 세계 안쪽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등에는 관심이 없어요. 아마 보이지 않는것을 보는 '마음의 눈'을 잃어버려서 눈에 보이는 대로만 보나봐요. "눈에 보이는 것은 겉모습일 뿐, 가장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갈릴레이의 평소 생각을 잠깢 소개할까요?
"물리적 문제를 논의 할 때는 성서구절의 권위가 아니라 감각경험과 그것에 필요한 증명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느님은 성서의 거룩한 기록만이 아니라 자연활동에서도 그것에 못지않게 훌륭하게 계시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렇게 자연과 세계에 대한 질문을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바꾼 사람들이 바로 "쏘피스트(지혜로운 자)"들이죠. 이들은 인간이 자연질서와 다른 인간 나름의 질서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인간과 인간의 세계에 대해서 묻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는 길은 질문이 이끄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들은 이런 질문을 통해서 우리를 안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훌륭한 답을 주기도 하지만, 꼭 그런 답을 주지 않아도 되죠. 그들은 새로 다듬어 놓은 질문으로 사고의 길, 삶의 길을 개척하는 선배들이자 스승들입니다. 여러분도 철학을 공부하면서 이 길을 같이 걸을 수 있죠. 그리고 이 길을 걸으면서 여러분 자신도 자기 나름의 답을 내놓고 또 자기 나름의 문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슬기(이성)인간(homo sapiens,이성적 동물-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
우리가 어떤것을 유심히 보고 심각하게 고민한다고 해서 그것을 잘 알게 되지는 않습니다. 사물을 보는 틀이 마련되어있지 않으면 무엇을 보더라도 잘 알기 어렵죠. 우리는 항상 어떤 관점에서 사물을 봅니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볼 수 있다고 하나요?
꿀벌의 의사소통
우리가 말을 의사소통(communication) 수단으로 본다면 다름 동물도 나름의 소통을 하겠죠. 꿀벌이 시끄럽게 날면서 꿀의 위치를 전달하는 정교한 8자 모양의 춤을 춘다는 것은 아시죠? 이들이 그리는 8자의 크기나 각도가 꿀의 위치를 동료에게 알려주죠. 사회성 곤충인 꿀벌에게 이런 의사소통이 없다면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겠죠. 또 사회성 곤충들은 개체의식이 없기 때문에 혼자 벌통을 찾아가 몰래 차지하거나 장소를 속이지 않습니다.
본 프리쉬(K.von.Frisch)는 벌통의 위치를 옮겨가며 그 춤을 분석했습니다. 먹이가 멀리 있으면 8자 춤의 동작이 느려지고, 120km 의 거리에 있으면 15초에 8회의 8자 춤을 추어서 알리고, 몇 km 떨어진 곳이면 15초에 2회 8자를 그린다고 합니다. 일정한 각도를 전달하는 이 춤을 보고 다른 벌들은 정확하게 그 위치를 찾는다고 합니다. 이 춤의 경사는 태양의 이동에 따라서, 리듬은 바람의 방향까지 고려해서 조정한다고 합니다. 물론 사투리에 해당하는 동작까지 있다고 하죠.
문제(Pro-blema) '자기 앞에 던져져 있는 것'
전칭명제 - 모든 경우를 대상으로 삼는다. '모든......'
단칭명제 - 하나의 경우에 대해서만 타당성 주장 '이 꽃', '저 삼각형'......
특칭명제 - 주장하는 범위가 그 '부분'에 대한 것 '많은 한국사람은 ......', '대부분의 경우에......'
검은 돌만 있는 주머니에서 흰 돌 고르기
불교설화, 어떤 도박꾼과 딸 이야기
도박꾼이 돈이 떨어져 자기 딸까지 팔아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딸을 데려가기로 한 사람이 자비를 베풀려는지 그 도박꾼에게 마지막 내기를 제의합니다.
도박꾼은 정한 날에 딸의 손을 잡고 그 사람 집으로 갔습니다. 그 집 문에서 드넓은 마당을 한 참 걸어가다가 문제의 인물이 땅에서 돌을 줍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 그날처럼 긴장한 경우에는 모든게 예사롭지않게 보이겠죠? 유심히 봤더니 그 사람이 주머니에 검은색 돌들을 집어넣고 있었습니다. 저 친구가 뭘 하는걸까? 글쎄요. 아무튼 이상하네요.
드디어 가까이 간 그들에게 그 부자는 마지막 내기의 내용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 이건 간단한 시합인데, 이 주머니 속에 검은 돌과 흰돌이 하나씩 들어있네. 자, 이 주머니에서 돌을 꺼내는 시합을 하세. 만약 흰돌을 고르면 자네가 이기는 것으로 하고, 검은 돌을 고르면 내가 이기는 것으로 하세."
하늘이 노래지는군요. 흰돌 없는 주머니에서 흰돌을 꺼낼수는 없는 일. 어떻해야 할까요?
딸이 해결해주는데, 먼저 돌을 하나 꺼낸다음 보이지 않게 하고, 그 돌을 멀리 던져버립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저씨 말씀데로라면 흰돌과 검은돌이 하나씩 있었으니까, 제가 고른 돌의 색깔을 아시려면 주머니를 열어보세요. 만약 검은돌이 남아있다면 제가 흰돌을 고른것이 되겠죠?"
2006.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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