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티아고_DMZ평화의 길_14일차 (23,24코스)
9/4(목) 비
15일차 : 23코스(20.6km), 24코스(15.2km) 약 35.8m 누계 : 349.6km
23코스(풍산교 3km - 칠성신병교육대 10km - 안동철교 7.6km - 국제평화아트파크/평화의 댐) 20.6km
24코스(국제평화아트파크공원/평화의 댐 2.5km -평화의 댐 직원숙소 4km- 오천터널 8.7km - 종점상회) 15.2km
아침 : 편의점 음식
점심 : 비빔밥, 평화의 댐 물빛누리 카페테리아
*평화의 댐 매점 아래 평화공원에 QR코드
저녁 : 라면, 햇반, 김치, 종점상회에서 준비
숙소 : 오미리농촌체험휴양마을 / 80,000원 / 강원 양구군 평화로 4818 / 숙소 예약 : 033-481-6403 ok
일찍 일어나 펜션에서 컵라면에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새벽부터 내린 비로 어제 세택해 널어둔 빨래가 다 마르지 않아서 마른 수건속에 넣고 밟아서 물기를 빼서 입는다. 어차피 비맞으면 또 젖을거지만 그래도 축축한 기를 조금 빼는게 좋지. 비가 와서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우산을 준비해서 천천히 출발한다. 06시00 출발.
칠성신교대를 지나서 한묵령 정상까지 거의 3km구간은 가파른 오르막이다. 도로는 보행로가 없어 갓길로 걸어가는데 군데군데 빗물이 고여있다. 처음에는 요리조리 피해서 걸었는데, 계속 비를 맞으며 가는데 신발이 다 젖어서 의미가 없다. 한묵령 정상에서 도로공사용 구조물 속에 들어가서 잠시 비를 피한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린다. 그래도 한묵령을 넘어서는 조금만 가면 자전거 도로가 이어지고 안동철교 검문소까지 연결되어 걷는데 불편함은 없다. 가는 내내 비가 왔고 지붕이 있는 쉼터가 하나도 없어 무척 힘이 든다.



안동철교 근처에서 사랑하는 마눌님 전화를 받았다. 비가 와서 문자를 보낼 만한 장소를 정하기 어려운 그냥 나왔더니 걱정되어서 전화를 했다. 신발이 젖고, 속에 있는 양말까지 젖어서 불편하겠다며 공감해 주고, 화이팅하라고 응원해주었다. 기운이 불끈불끈 솟는다. 역시 가족의 사랑의 힘이다. 아침에 돈 벌러 출근한 사람은 모두 당연히 안전하게 퇴근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2명씩은 집으로 퇴근하지 못하고 싸늘한 영안실로 퇴근한다. 혹시나 해서 강의할 때마다 나는 질문을 한다. 혹시 본인이 하는 일이 내 목숨을 바쳐도 좋을 만한 그런 중요하고 대단한 일인가?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여태껏 없었다.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출근한 사람은 저녁에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퇴근할 권리가 있고, 우리는 그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오늘도 가족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는 아침이다.
보병 제7사단 신병교육대에서부터 평화의 댐까지 비가 오면 비를 할 만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안동철교를 건너기 전에 있는 검문소는 현재는 폐쇄되어 문이 굳게 잠겨져 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이 검문소를 지나가는 순례객들이 참시 비를 피하면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되면 좋겠다. 화장실도 개방해서 사용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안동철교는 화천 평화의 댐 위 북한강 상류에 있는 다리다. 1987년 평화의 댐을 건설하면서 놓은 철제 조립식 임시 교량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옛날 이곳은 금강산 아래 북한강 발원지에서 출발한 뗏목이 쉬어가던 안동포구가 있었다고 한다. 안동철교는 바로 이 안동포구에서 이름을 따왔다. 원래는 민간인통제 지역이라 차량으로만 이동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군사규제가 풀려 민통선이 북쪽으로 이동하여 지금은 도보여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자동차로만 이동 가능했던 길을 두발로 걸어서 갈 수 있게 해주신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여하튼 평화의 길 위에 나는 있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기 위해 두 발을 계속 앞으로 내딪는다. 명우야 오늘도 화이팅이다. 비가 이정도 밖에 내리지 않는 것 또한 대단히 감사하다.
안동철교를 건너 이어지는 북한강의 많은 물이 강릉으로 갈 수 있어면 얼마나 좋을까. 그제 어제 오늘 계속해서 너무나 많은 물을 보고 있는데 이 많은 물이 가뭄으로 고생하는 강릉지역으로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강릉 시민도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 여기는 이렇게 물이 많음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구나.


안동철교에서 북한강 줄기를 따라 계속 걷는다.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양말은 이미 다 젖어서 신발 속에서 쭈걱쭈걱 소리를 낸다. 안동철교를 건너 약 15km 지점에서 정자를 만나 비를 피하며 한참을 휴식한다. 빗소리가 점점 커진다. 양말을 벗어서 물기를 짜고 맨발로 앉아서 비를 피한다. 3시간40분 동안 빗길을 걸었더니 허기도 들어서 군계란을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 한참을 앉아서 쉬었더니 한기가 들어서 다시 출발한다.



빗길을 계속해서 걸어간다. 작은 우산이지만 비를 피하는데 참으로 유용하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상체도 모두 비에 젖었을 것이다. 너무너무 감사하다. 군데군데 설치된 표지판이 얼마전까지 민간인 통제구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구역은 지뢰 미확인 및 낚시 통제구역으로 매우 위험하오니 출입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지런히 걸어야겠다. 발아 오늘도 잘 부탁한다.


평화의 댐 초입에 있는 화천비목공원.
'비목의 현장'이라는 안내판이 있고, '아직은 갈 수 없다'라고 써있다. 그 옆에 비목 시비가 비를 맞으면서 서 있다.
비목(碑木) - 한명희
초연히 쓸고 간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닯어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한명희 선생께서 육군소위로 근무하셨던 곳은 6.25 전쟁 격전지였던 최전방. 전쟁이 끝난 후에도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남북의 긴장이 계속되던 때. 그보다 선생을 더 불안하고 슬프게 하는 것들은, 전장의 흔적으로 수없이 발견되는 돌무덤과 막대기로 묘비를 대신하여 꽂아둔 비목(碑木)들. 달밤에 순찰을 돌면 쓰러진 전사자들의 절규가 허공을 돌아다니는 듯한 소름돋는 환청이 들리는 것 같았고, 그런 선생께서는 궁노루 울음소리마저 이름없는 병사들의 넋이 외치는 절규같았다고 한다. 비목의 가사는 한명희 선생의 뇌리에 깊이 남아있던 이러한 안타깝고, 쓸쓸한 기억들을 노랫말로 만든 것이다.
선생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국방부 유해발굴팀과 다시 한 번 백암산을 가 본적이 있어요. 비목의 주인공들을 생각하며 서울 하늘을 바라보니 착잡했어요. 그들이 지켜준 산하에서 온갖 욕망과 쾌락을 누리면서 전혀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부끄러웠지요."


10시13분 평화의 댐 도착.
빗속에도 관광객들이 버스로 이동해서 세계평화의 종을 관람하고, 직접 종을 타종해 보기도 한다.
세계평화의 종은 세계 각국의 분쟁 중인 국가 60여개국에서 수집된 탄피들을 모아 만든 종으로 평화, 생명, 기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1만관(37.5톤)으로 만들어진 세계평화의 종은 남북통일의 염원을 담고자 1만관 중 1관을 분리한 9,999관으로 주조되었다가 통일의 날, 떼어진 1관을 추가하여 세계평화의 종을 완성한다고 하며, 2008년 10월에 설치되었다.
평화의 댐은 1986년 11월 전두환 정무가 북한 금강산댐(임남댐)의 수공(水攻)을 방어하는 대응댐의 건설을 발표하고, 1987년 2월 기공식을 열었다. 당시 전두환 정부는 임남댐의 최대 저수량이 200억 ㎥에 달하며, 이를 방류하면 12-16시간 안에 서울과 수도권이 수몰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1989년 1단계 공사 준공에 이어 2006년 2단계 공사를 준공하였으며, 2012년 3단계 보강공사를 착공해 2018년 준공했다. 길이 601m, 높이 125m, 최대 저수량 26억 3000만 ㎥, 유역 면적 3208㎢이며, 댐 형식은 콘크리트 표면차수형벽 석괴댐(CFRD)이다. 홍수조절 전용 댐으로 발전 및 수문 기능은 없다. 이렇게 건설된 평화의 댐은 준공 후 규모만 크고 발전 기능과 인위적 홍수조절 기능이 없는 댐이라 하여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1995년과 1996년에 집중호우가 발생하였을 때 홍수조절기능이 입증되기도 했다.





점심을 먹을 식당은 평화의 댐 물문화관 안에 있는데, 11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여, 23코스의 종점인 국제평화아트파크에 있는 QR을 체크하기로 내려간다. QR체크를 하고, 국제평화아트파크를 돌아본다.
평화의 댐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는 국제평화아트파크는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를 평화 예술품으로 재구성해 공원을 조성하였다. 수명을 다해 폐기 처분된 탱크, 자주포, 대공포, 전투기 등을 활용하여 만들었고, 2015년 개장하였다. 살상용으로 사용되던 폐무기를 활용하여 평화를 외치는 국제평화아트파크는 통일과 안보교육은 물론 조형과 예술 교육도 가능하다. 공원에는 군 장비 15점, 일반조형물 7점, 산책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다리 건너에는 화천군에서 운영하는 공공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은 2만6261㎡ 면적에 총 50면의 캠핑 사이트, 개수대, 음수대, 화장실, 샤워실을 갖추고 있고, 각 사이크별 전기 사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캠핑장은 3개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댐과 수문을 바라볼 수 있는 A구역과 길 건너 하류저수지 변을 따라 길게 조성된 B,C구역이 있으니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 사람들은 한번쯤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다시 점심식사를 위해 댐 상부에 있는 물문화관으로 올라가 카페테리아에서 비빔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운다.(8,000원) 휴대전화를 충전기에 꽂아두고 맛나게 밥을 먹으며 한참을 쉬었다. 내려오는 계단 주변에 매점에서 오후에 먹을 간식을 사서 배낭에 넣고, 비가 그치면 갈려고 커피를 한잔하면서 기다린다.(7,600원)



국제평화아트파크공원을 지나 24코스를 시작한다. 24코스는 국제평화아트파크공원을 지나 평화의 댐 직원숙소, 오천터널, 종점상회에 이르는 15.2km 구간이다.
출발해서 한참을 나아가니 비가 그쳤다. 니그치고 난 후에 주변의 모습은 추구집에서 나오는 구절처럼 멋지다. '우후산여목(雨後山如沐) 풍전초사취(風前草似醉) 비가 온 후의 산은 마치 목욕을 한 것과 같고, 바람 앞에 수풀은 술 취한 듯 흔들리는구나.'
지금부터의 구간은 자전거 길이 잘 만들져 있어서 안전하게 걸을 수 있어 좋다. 한 6kg까지는 물음악 국간으로 천천히 춰서 간다. 나지만 바람은 제하고 다르다 편한 것이 말 그럴 만하다. 너무 감사하다
24코스는 오천터널까지 계속 언덕길을 올라오는데 엄청 지루하구나. 구불구불 약 6.5km를 걸어오는데 너무 힘들다. 오천터널 우회하는 초입에 20분 쉬어간다. 양말을 짜니 물이 뚝뚝 떨어진다.


24코스 종점인 종점상회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컵라면 하나와 지금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포카리 시원한 것을 하나 샀다. 4,000원. 25코스 시작 QR을 찍고 두루누비앱을 종료한 후 오미리 마을로 내려간다.
오늘 숙소는 종점상회에서 조금 내려가면 나오는 오미리농촌체험유양마을 펜션이다. 오기 전에 미리 예약했고(80,000원), 계좌이체를 했다. 숙소는 2층 방으로, 올라가서 먼저 샤워를 했다. 관리인이 관리실에 세탁기가 있으니 세탁하여 탈수해서 방에 널어두면 내일 입고갈 수 있을것이라고 말해주어서 부탁을 했다.
동네 오미리막국수에 감자전에 맥주 3병으로 저녁을 먹었다. 22,000원. 막국수도 먹으려 했지만 배가불러 더이상 먹을 수 없었다. 식당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올해 이런 농산물을 심었는데 어떻다는 이야기가 전부다. 시골 마을에서 이슈는 내가 심는 농작물의 종류와 작황상태인 모양이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하늘에 벌써 둥근달이 올라있다. 숙소 관리인이 세탁기를 돌려주어서 세탁실로 가서 완료될 때까지 기다려 들고 나왔다. 너무 감사하다.
세탁물을 옷걸이게 걸어 방안 여기저기 널어두고 에어콘은 제습으로 강하게 튼다. 내일은 여유있게 나와도 되니까 오늘은 편안하게 자자. 양치하고 일찍 잔다.


금일 소요비용 : 121,600원 (점심 8,000원 +저녁 22,000원 + 숙소 80,000원+간식 11,600원)
누계 소요비용 : 1,039,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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