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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승자의 법칙(앤드류 그로브 ONLY THE PARANOID SURVIVE(1996)

햇살처럼-이명우 2006. 9. 12. 18:09
 

28. 승자의 법칙(앤드류 그로브 onLY THE PARANOID SURVIVE(1996)

앤드류 그로브, 한국경제신문, 2003


  위대한 수업을 인용한 공병호선생의 ‘10년 후 한국’에서 앤드류 그로브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인텔의 CEO 라는 것도...

헝가리 이민자 출신으로 뉴욕대 화공과 수석졸업, 엔지니어, 창업, CEO, 대단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다. 제목을 승자의 법칙이라 번역한 것은 다분히 한경신문사의 장삿속이 있는 것 같고, 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텔이라는 회사의 성장과 발전, 변곡점등의 과정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 경험적인 내용이라 가치가 있고, 어쨌거나 변곡점에서는 CEO의 고뇌에 찬, 외로운 결정이 본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도 인정하는 인간미가 있어 좋았다.

  변화에 대해 적응하거나, 앞으로 더 큰 변화에도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하는 현대인에게 변화의 중요성과 경영, 특히 위기 때의 경영은 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몇 년 전 내가 들었던 경영학강의에서 강사는 제2차 세계대전 영화인<12시(Twelve O/clock High)>의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에서 자멸해버릴 만큼 규율이 없어지고 제멋대로인 비행대대의 기강을 다시 세우기 위해 새로 사령관이 부임해온다. 그 신임 사령관은 부임길에 차를 세우고 내려서 먼 곳을 바라보며 담배를 한대 피운다. 마지막 연기를 내 뿜은 후 담배를 바닥에 버리고 구두 뒤창으로 비벼 끈 뒤 돌아서서 운전기사에게 말한다. 「좋아 이제 가자. 하사」 우리는 강사가 그 장면을 몇 번이나 보여준 이유를 알았다. 견딜 수 없을 만큼 모진 일련의 변화 속에서 사람들을 이끌어야하는, 힘들고 불쾌하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결심을 다지고 있는 장면-리더가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전진하리라 결정한 그 순간-이 잘 표현된 예를 들기 위해서였다.

  나는 항상 이 장면을 공감하고, 나 자신을 그 장교와 동일시한다.


  전략적 변곡점을 통한 경영에 관한 것.

인텔이 본래 토대로 하고 있던 사업에서 빠져나와 완전하다는 사업에서 그것도 거대한 위험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세웠는지에 관한 내용이다.


  인텔은 1968년 창립했다. 첫 생산품은 64bit 메모리, 다음 256bit 메모리.

70년 말까지 인텔은 메모리를 의미했다. 메모리=인텔

80년 일본 메모리 생산업체 출현, 위력적인 경쟁 상대였다. 그때 일본인 대기업영업부에 전달된 메모에는 「10%법칙을 갖고 이겨라....AMD(또 하나의 미국회사)와 인텔의 칩을 사용하는 회사를 찾아라....10% 낮은 가격을 불러라.... 그들이 더 낮은 가격을 부르거든, 그 보다 10% 더 낮은 가격을 불러라.... 그만두지 말아라. 이길 때까지!」 이렇게 써 있었다.

  그 때가 변곡점인가? 당시 우리는 연구개발(R&D)에 많은 돈을 계속 투자했다. 기술기반회사이고 모든 문제는 과학기술적인 해결방안이 있을 줄 알았다. 그 때 연구개발은 세가지 분야에 분산되어 있었는데 메모리 칩이 대부분이었고, 작은 팀이 동시에 연구하고 있던 분야가 마이크로 프로세서였다. 그러나 이것도 84년 가을 경기가 나빠져 모든 게 바뀌고 말았다. 우리는 회의를 거듭하며 논쟁했지만 아무결과도 얻지 못했다. 어떤 이는 「거대한 메모리 생산전용공장을 만들어 일본과 결딴을 냅시다.」 어떤 이는 「일본 생산업체가 만들 수 없는 무엇인가를 생산 해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한 해 동안 지향점 없이 헤매고 있을 때(85년 중반) 그때의 CEO 고든 무어와 이 난국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만일 우리가 쫓겨나고 이사회가 새로운 경영자를 앉힌다면, 당신은 그가 무슨 일을 할 것 같소?」무어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는 우리 회사를 메모리 칩 사업에서 손떼게 할 것이오.」 난 멍해져 있는 그를 바라보고 말했다. 「당신과 내가 새로 부임한 최고경영자와 사장이 되었다고 가정합시다. 즉 옛날의 위치(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이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접근방법과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결심을 한, 새 사람이 되는 것이 어떻소?」

  1992년 우리는 마이크로 프로세스의 성공 덕분에 일본회사들 보다 규모가 큰(메모리 분야에서 우리를 제쳤던)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회사가 되었다.


  10ⅹ = 10배

  「기업환경, 특히 기술이 10×(10배)로 변화할 때 전략적 변곡점을 접하게 되는데, 이에 잘 대처한 기업은 생존해 번성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생존하기 어렵다.」 앤드류 그로브


2004. 12. 26


signal ↔noi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