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아이, 고구부는 어릴적부터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가 남과 매우 달랐다. 여섯살이 되던 어느 날인가는 빈 잔에 오줌을 누는 행위를 하다가 야단을 맞은 적이 있었는데, 벌을 서면서도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궁중의 시종들을 시켜 큰 솥을 수백개나 걸어 하루 종일 물을 끓였다. 이는 작지 않은 소동이라, 평소 구부의 행동 대부분을 너그러이 보아 넘기던 황후 정효도 이날만큼은 회초리를 들고 구부의 종아리를 매섭게 때렸다. "끝까지 반성하지 않을 것이냐?" "반성할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는 지난 번 불류수 유역에 범람했던 유례없는 큰 홍수로부터 시작되었다. 수해를 입은 백성을 달래러 행차한 사유를 따랐던 구부는 홍수의 참혹한 피해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는 것이었다. "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