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0 일어나 잠이 오지않아 책을 본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19권. 드디어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죽을 때가 다 되었다. 병석에서 자신의 여섯살짜리 아들을 젓먹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녀와 정혼하도록 부탁하는 장면까지 읽고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윤00팀장도 운동복 차림으로 같이 한다.
길 바닥은 새벽공기에 얼어 하얀색으로 반들반들하다. 잘못 디디면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있어 보폭을 최대한 좁게 하고 달린다. 552번 버스가 우리를 지나 종점으로 미끄러지듯 달려간다. 매케한 매연 냄새를 흘리며...
주로의 풍광은 어제내린 춘설春雪로 나무마다 머리에는 눈꽃을 이고 하얗게 마음껏 멋을 내고 있고, 부시시 잠깬 개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빈 논에도 하얀 눈이 소담스럽게 쌓여있지만 개울 옆을 지나는데 물소리는 졸졸 벌써 봄이다.
보성파워텍 정문을 지나 내리막을 한참 달리면 음성가는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가 나오고 여기가 반환점이다. 이곳까지 편도 5km는 부족해보이지만 그래도 한시간 정도 조깅코스로는 최적이다.
돌아오는 길은 벌써 환하게 밝아 햇살의 기운이 느껴진다. 따스함으로 도로에 얇게 앉은 서리는 녹아서 흔적도 없다. 날씨는 아직 쌀쌀하여 장갑낀 손이 시리다. 하지만 아침 해가 떠오르는 동쪽하늘을 바라보며 후후 뿜어내는 입김 만으로도 이미 나는 뜨겁다. 조금만 더 지나면 완연한 봄 모습을 보이겠지. 파릇파릇 새싹이며, 울긋불긋 개나리, 진달래며, 벚꽃이 필 지경이면 봄도 찬란해지겠지.
2010. 3. 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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