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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언덕 위의 구름 9. 시바 료타로, 도서출판 명문각, 1991

햇살처럼-이명우 2012. 12. 27. 18:07

338. 언덕 위의 구름 9. 시바 료타로, 도서출판 명문각, 1991

"이기기 위해서는 방어전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요시후르는 자기의 기병들을 모두 말에서 내기게 하고 말을 후방에 모다 둔 채 병사들만을 방어진지로 넣었다. 방어진지와 화력을 가지고, 전진해오는 러시아 군을 베어 쓰러뜨리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은 러시아군이 장기로 삼는 전법이었으며 급습과 기습을 기병의 본질로 생각하고 있는 요시후루의 사상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그러나 요시후루는 스스로의 사상을 암살하므로서 이기기 위한 길을 선택했다. 그의 병력은 언제나 미약했으며 적의 병력은 언제나 거대했다. 또 그의 지대가 놓여져 있는 전체 속에서의 위치가 궤란과 패배를 건 모험적 전법으로 나서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만일 아키야마 지대가 궤란을 하게되면 노기군의 선회(요회)운동은 단숨에 무너지고 말 것이었다.
요시후루는 지금까지 늘 그랬듯이 이기기 보다 지지 않을 방법을 선택했다.

'가라고 하면 갈 수 밖에 없지'
요시후루는 군의 명령과 현실과의 조절을 어떻게든 현장에서 해냈다.

가미카제(神風 : 신의 위력으로 일어난다고 일컬어지는 바람)

황제 측근의 책모가들이
"만주야말로 동양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다"
라고 황제에게 계속 속삭이고 더 나아가서는 압록강의 삼림지대 재목과 조선 남쪽의 항구가 얼마나 커다란 행복을 러시아에 갖다줄 것인가를 가르쳐서 금세기 초엽 최대규모의 침략을 시작했다.

전쟁에서 '승리'라는 말은 어떤 기준으로 성립되는 것일까
" 전략목표는 적의 참호에 있지 않고, 적의 야전군에 있다"
"견고한 진지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기동진출해서 적의 등 쪽에서부터 공격하도록 할 것"
1. 그 군대가 작전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는가 어땠는가 하는 것
2. 적의 작전기도를 깨뜨려 놓았는가
3. '적의 잔디를 밟는 쪽이 승리다'
4. 각개 병사들, 적의 각개병사들이 "우리들은 졌다"라는 전의를 상실하고, 군대질서에 대한 복종심을 상실

사쓰마에는 전국시대부터 대장이 될 경우의 방법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이 아무리 현명하다 하더라도 어리석은자의 대범함을 연출 연기한다고 하는 일종의 마술적인 방법이다.
"땅두릅씨" 거인의 의미인 애칭이다.
사쓰마에서는 총수가 되기 위해서는 '땅두릅'이 되어야만 했다. 땅두릅씨가 되기 위한 최대의 자격은 가장 유능한 부하를 발탁해서 그에게 자유롭게 일을 하도록 해주고 마지막 책임만은 자기가 지는 것이다. '사이고 쓰구미치'라는 땅두릅씨는 '야마모토 곤베에' 해군대신을 낳았다. '도고 헤이하치로'라는 땅두릅씨는 '아키야마 사네유키'를 낳았다.
"3개월 후면 러시아군은 강대한 것이 된다."
그리고 일본군의 전투능력은 개전 초기를 정점으로해서 차츰 내리막길을 가고 있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사관학교 출신의 정규장교가 이미 대량으로 전사하거나 부상을 당해서 각 전투단위에서의 전투지휘자의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비테의 말을 빌리자면 러시아의 차르(황제) 니콜라이 2세가 극동으로의 대모험에 나선 것은 독일 카이저(황제)빌헬름 2세의 선동에 의한 것이라는 셈이 되었다. 확실히 두 황제는 모래사장에서 놀고 있는 개구장이 대장의 정신 내용과 그다지 다를 바 없었다.

 

이 때 미국 대통령 테오도르 루스벨트

 

로제스트벤스키의 발틱함대, 조선기사 포리투스키, 인도양 횡단에 20일 소요, 시속 8노트

10월 15일 리바우항 출항, 캄란만(베트남 동쪽 기슭의 만) 까지 도달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

 

보통 사령관은 그 차석 이하인 자들에게 자기의 전략전술방침을 잘 전달해 두어서 자기가 전사할 경우 곧 대행을 맡을 수 있도록 해도는 법인데 로제스트벤스키는 페리키르잠이나 네보가토프와 방침이라든가 전술이라는 것을 같이 의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싸움을 할 때에는 우선 적의 기분이 되어 보아야 한다.

 

일본 해군의 불안은 정점에 달하려고 하고 있었다. 도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던 듯하다. 이 연합함대 사령관은 그가 주저앉아 있는 진해만에서부터 움직일 마음을 조금도 갖지 않았으며 바로 이 점이 그로 하여금 세계 해군사상의 명장으로 만든 것이었다.

 

"러시아에 대한 작전은 전부 도고에게 맡기고 있다. 만일 그에 대해 후방에서(군령부) 참견하는 일이 있으면 일이 될리 없다. 라고 하면서 야마모토 곤베에 해군대신은 군령부의 참견을 금했다.

 

"나는 어떤 걸 같은 것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도고를 믿을 뿐이다. 도고가 적이 쓰시마 해협으로는 오지 않는다는 판단을 하고서 진해만을 떠난다고 한다는 그것은 그것대로 좋다. 도고의 입장을 지지한다."

 

육군은 정규 수속을 받지 않고 의견 상신을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지만, 해군의 경우는 수속조차 필요없이 어떤 상급직에 대해서나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었다.

 

인간은- 최고 지휘관이라 하더라도- 책상위에서의 사상이 논리적이라 할지라도 아슬아슬한 때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이성을 잃지 않고서 논리에 따라서 스스로를 움직인다는 것은 곤란한 듯하다. 오히려 공포라든가 희망적인 기대라든가 하는 정념으로 행동을 결정하는 일이 많은 듯하며, 특히 극단적인 로제스트 벤스키의 경우는 그런 경향이 강했다. 독재자는 꼭 강자인 것은 아니어서 오히려 타인의 의견 앞에 자기의 공허함을 폭로하기를 두려워하거나 또는 극단적으로 자기보존 본능이 강한 정신체질인 자가 많다.

  전쟁터로 끌려가는 수병들이 자기 제독에게 기대하는 것은 부드러움도 애교도 아니며, 다만 한 가지 유능하다는 것 뿐이다.

 

2009. 12. 9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