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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 언덕위의 구름 8. 시바료타로, 도서출판 명문각, 1991

햇살처럼-이명우 2012. 12. 27. 17:31

337. 언덕위의 구름 8. 시바료타로, 도서출판 명문각, 1991

'러시아는 위해를 가했던 모든 나라들로부터 이토록 증오받고 있다.' 스웨덴, 핀란드, 폴란드등

아카시는 즉석에서 말했다.
"이 대연합을 입안하고 추진시키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폴란드인인 시리야크스이다. 시리야크스의 성실, 시리야크스의 도량, 시리야크스의 용기에 대해서는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나 또한 목숨을 내 던진 그의 활동에 감동해서 내게 가능한 일이라면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 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여러분들이 이 시리야크스의 성실한 운동에 대해 쓸데없는 시기의 눈으로 보고 공동으 적이 누구인가를 간과해버리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원래 이 운동이ㅣ 나와는 관계없는 것이므로 어떻게 되든 괜찮다. 물론 귀하의 당이 거기에 참여하건 하지않건 그것은 귀하의 당의 문제이지 여기 이 아카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아카시의 말이 요도코의 기분을 밝게 했다.

아카시는 최초에 어떤 나라의 수도에 가건 간에 작고 값싼 호텔에 머물렀다. 자기의 몸차림이나 얼굴 모습으로 보아 이런 숙소에 묵는 편이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시리야크스였던지, 누구였든지가,
"그건 너무 조심성이 없다"
고 충고하면서 되도록 커다란 호텔에 묵어라. 그 편이 오히려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고 말했다. 지하 운동의 프로페셔널에게서 일부러 가르침을 받아 그렇게 했을 정도로 그는 그런 점에서는 아마추였으며 스파이 답지 않았다. 세계 간첩의 역사에서 아카시만큼 큰 일을 했던 인물은 없을 테지만 아카시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아카시가 그것을 했단 말인가?"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아카시의 그런 점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했을까 하고 신기해 했다.
결국은 그의 행동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질에 있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의 목표를 결정하면 구상의 세우고 그것을 향해서 사안(思案)과 행동을 편집적으로 집중시킨다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그를 성공시켰음이 분명하며, 더 나아가서는 그토록 첨예한 목적주의를 지녔으면서도 늘상 어리숙해 보이고 남이 보기에 얼빠진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을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혁명정권은 부패에 대한 분노와 정의와 정열의 지속에 의해서 성립되지만, 혁명이 성립되었을 때 그것들은 전부 다 불필요해지거나 아니면 유해해진자. 혁명의 불길을 당겼던 정의의 사람도, 정열의 사람도, 혁명권력의 중추를 쥔 집단으로 부터 배제 당하고 최대이 오명을 뒤집어 쓴 채 추방되거나 살해 당하게 된다.
......
인류에게 정의의 마음이 존재하는 이상 혁명의 충동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리라. 그러나 그 충동은 혁명소동을 일으킬 수는 있으나 혁명이 성공한 다음에는 통용되지 않는다. 그 다음에는 권력을 구성해 나가기 위한 마키아벨리즘(권모술수)과 표면상의 정의만이 필요하며 진정한 정의는 오히려 해악이 된다.
'러시아 혁명의 어머니'인 브레시코프스카야가 불과 2년 후에 국외로 도망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그러한 혁명의 공리에 의한 것이었다. 혁명과 그 후의 권력성립과는 별개의 원리라는 것을 러시아 혁명 후의 인류는 실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보어인, Bores 라는 것은 네덜란드어로 '백성'이라는 의미

침략전쟁은, 민족전생을 하는 상대에게 이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갖게 되었다.

전쟁이라는 것을 국가가 행하는 피투성이의 도박이라고 본다면, 장군이라는 것은 그 도박을 대행하는 피의 승부사이지 않으면 안된다. 당연히, 천성적으로 승부운이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도박의 기술은 참모가 한다하더라도 운을 빌리는 것은 장군이어야만 한다. 해군대신 야마모토 곤베에는 연합함대 사령관을 고를 때에 몇 명인가의 제독들 중에서 가장 명성이 없고, 게다가 마이즈로 진수부 사령관이라는 한직에 있는 도고 헤이하치로를 선택해서, 메이지 천황이 그 이유를 하문하자
"이 사람은 젊은 시절부터 운이 좋았던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했다. 야마모토 곤베에 해군대신은 전쟁과 그 집행자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꿰뚫어 보고 있었던 듯하다.

2009. 12. 5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