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장교였던 아라비아 로렌스는 1919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아랍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아랍인 열둘을 데려왔습니다. 생전 처음 외국여행을 하게 된 아랍인들이 가장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호텔 목욕탕의 수도꼭지였습니다. 목욕탕에 들어간 아랍인들이 몇 시간이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이 보석만큼 귀한 사막에서 왔으니, 목욕과 샤워를 좋아하는 건 당연해." 로렌스는 이렇게 생각했지요. 로렌스를 정말 당혹케 한 사건은 그들이 귀국하는 날 터졌습니다. 로렌스는 공항으로 떠나기 위해 호텔 로비에서 그들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가까워오자, 로렌스는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죠. 그러다 문득 그들이 욕실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는 호텔 직원과 함께 객실로 올라갔습니다. 로렌스가 욕실 문을 열자,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아랍인들이 수도꼭지를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황당해하는 로렌스에게 아랍인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이걸 가져가면 사막 한 가운데서도 마음껏 목욕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
눈에 보이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고 그 이면을 보지 못한다면, 나의 시각과 생각만 옳다는 편견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은 독선과 편견의 혼란 속에 빠지게 되겠지요. 어쩌면 우리가 보는 세상은 실체의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시각정보의 한계를 스스로 인지하는 것, 바로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한 첫 걸음입니다.
인간 세상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모든것들이 더욱 더 삶을 지배합니다.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불편하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안에 불편함이 있다면 그도 진실일 것입니다.
겉으론 무뚝뚝하고 퉁명스럽게 남을 대하는 그런 사람의 혈관에도 따뜻한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얼어죽은 것 같은 앙상한 나뭇가지 안에도 새봄에 새싹을 틔울 생명력이 약동하고 있다는 진실을 우리는 희망의 대명사처럼 간직하고 삽니다. 발자국에 짓밟히고, 눈에 덮힌 동토 안에서도 냉이랑, 민들레랑, 봄풀들이 새봄을 준비하고 있는 것 또한 지금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진실입니다.
201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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