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6.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 C.S 루이스, 홍성사, 2002
주인공 screwtape, 삼촌 악마
조카 wormwood '쑥' 이라는 뜻, 신참 악마
잊지 말거라. 인간들은 자신들이 동물이며, 따라서 육체가 하는 짓들이 반드시 영혼에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는 점을 노상 잊고 산다.
인간이란 족속들이 다 그렇듯이 환자도 예전에 여러 단계를 거쳤을테고, 자신이 빠져나온 그 단계들에 대해 노상 우월감을 느끼거나 생색을 내고 있겠지. 자신이 진정으로 그 단계들을 비판해서가 아니라. 이젠 그 단계들이 과거지사가 되었다는 단순한 이유로 말이다. ('진보'니 '발전'이니 '역사적 관점'따위의 몽롱한 환상으로 환자의 허영심을 잔뜩 만족시켜주고 있으리라 믿는다. 현대의 전기물도 많이 읽히고 있겠지? 전기 속의 인물들은 언제나 여러 단게를 빠져 나오고 있지 않더냐?)
여하튼 행동으로 옮기는 것만 아니라면 무슨짓이라도 하게 두어라. 상상과 감정이 아무리 경건해도 의지와 연결되지 않는 하나 해로울게 없다. 어떤 인간이 말했듯이, 적극적인 습관은 반복 할수록 강화되지만 수동적 습관은 반복 할수록 악화되는 법이거든. 느끼가만하고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질수록, 점점 더 행동할 수 없게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느낄수도 없게 되지.
따라서 우리의 이미무는 인간을 영원히 현재로부터 떠나게 만드는 것이다. 가끔씩 한 인간(이를테면 과부나 학자)을 유혹해서 과거에 파묻혀 살게하는 것도 다 이런 관점에서 하는 일이야.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는 있지. 이런 치들은 이미 확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영원히 닮아있거든. 그러니 과거보다는 미래 속에 만드는 편이 훨씬 낫다. 인간의 열정은 생물학적 필연성에 따라 앞을 향하고 있는 법이므로, 미래에 대한 생각은 당연히 희망이나 두려움으로 불붙게 되어있다. 더구나 미래는 미지의 것이 아니냐. 그러니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은 곧 비현실적인 허상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인간이 완전히 소유했다는 의미에서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시도때도 없이 웃음이 나오지 뭐냐.
201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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