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 러시아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4, 열린책들, 2008
유럽인들과 슬라브인들 영혼 사이의 깊은 골, 합리적인 유럽인들과는 달리, 러시아인들은 모순을 자기 안에서 화해시키는 본래적인 재능이 있다. 추론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은 무엇보다도 논리적인 머리와 합리적인 연관성을 우선시하며, 추상적 관념들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은 영혼을 다른 무엇보다도 우위에 놓는다.
톨스토이라고 하는 거대하고 서사적인 인물 옆에는 나란히, 도스토예프스키라는 비극적인 얼굴이 있다. 두 사람 모두 현상 너머의 <신>을 찾아 형상화 하려고 했으나, 그들이 탐색을 떠났던 길은 전혀 달랐다.
톨스토이는 귀족 출신이었고 부유했으며, 놀랄만큼 건강한 체질로 떡갈나무처럼 러시아 대지에 뿌리박고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프티 부르주아였다.
* (프티 부르주아지(프랑스어: petit bourgeoisie) 또는 스몰 부르주아지(영어: small bourgeoisie) 혹은 소시민(小市民)은 원래 18세기와 19세기 초기의 한 사회 계급을 가리키던 프랑스어 낱말으로, 현재는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의 중간 계급의 의미로 사용된다. 이들은 부르주아지는 아니지만 부르주아지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에서는 소시민들도 결국 부르쥬아에게 고용되어 살아가기때문에, 프롤레타리아의 일부로 보았다.)
톨스토이의 삶이란 그가 논리로 풀어내고자 했던 하나의 문제였다. 반면에 도스토예프스키의 내면은 어두운 가슴, 불가사의한 동요와 혼돈이 지배히고 있었다. 그는 괴로워하는 몽상가였다.
삶은 끝없는 흐름이자, 행동입니다. 영혼이 그것을 붙잡았다 싶으면 삶은 벌써 변해있고, 다시 저만치 앞서 있습니다.
스탈린은 강철, 느릿느릿, 묵묵하게 그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농부처럼 나아간다. 그는 외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흥분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있게 무자비하게, 자연의 힘처럼 전진한다. 그에게 농부의, 대지의 끈기가 있는 것은 다음의 단순하고 오랜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적수보다 오래, 단 15분이라도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자이다.>
그러나 트로츠키의 격하고 고집스러운 성격은 이런 속도를 용납하지 못한다. 그는 서두른다. 스탈린이 땅이라면 그는 불이다.
레닌은 혁명이 일어나기 몇 일 전, 조급해하는 동지들과, 반대로 망설이면서, 혁명을 연기하려는 동지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11월 6일에 혁명의 신호를 보내는 것은 너무 이르다. 8일은 너무 늦다. 11월 7일에 보내야 한다.> 그것이 레닌입니다. 트로츠키가 불꽃, 스탈린이 흙이라면, 레닌은 빛입니다.
「저는 인류의 편입니다. 그 식탁에 앉기 위해서, 달려가는 사람, 그리고 실컷 먹고서 자기를 낮추고 떠나가는 사람의 편이죠. 저는 인류와 함께 괴로워 합니다. 경외심을 가지고 인류 전체의 행진,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켜보죠.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이익이 제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려고 애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현상은 물리적 현상과는 달리 선형의 시간속에 펼쳐지는게 아닙니다. 그것은 공간을 측정하듯 측정할 수도 없고, 수학공식으로 정리해서 나타낼 수도 없습니다. 그런 삶의 현상이 펼쳐지고 성숙해 나가는 것은 비선형적인 심리적 시간 속에서 입니다. 그런데 그와 같은 시간을 압축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측정하기란 불가능하지요. 더욱이 그것은 간단하게 양적인 것으로, 색깔도 냄새도 없는 일정한 공간처럼 하나의 공식으로 나타낼 수도 없습니다. 시간은 항상 진화해 나가는 창조적 힘, 즉 영원히 성숙해 나가는 것입니다. 시간은 항상 진화해 나가는 창조적인 힘, 즉 영원히 성숙해 나가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시간의 본질이죠. 그것은 이전에 존재했던 모든 요소들로 이루어진 합숭물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단순히 기계적으로 예측 가능한 새로운 조합이 나온다고 볼 수 없습니다. 시간은 예기치 않은 요소들의 끊임없는 출현입니다. 다시말해, 창조죠. 이 영역에서는 예측이란 있을 소가 없어요. 왜냐하면 법칙의 의미는 반복, 다시말해 똑같은 원인은 똑 같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삶의 본질, 물질과 질적으로 다른 그 본질은 엄밀히 창조적 행위입니다.」
「인간은 만족스러운 상태를 견디지 못합니다!」
모든 인간은 사랑과 정의 평화를 꿈꾼다. 그러나 그것을은 아주 오랫동안 지켜낼 수 없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간 존재의 본성이 바뀌는데는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2012. 7. 6 금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77. 심리실험 이야기(즐거운 일상을 만드는), 시부야 쇼조, 일빛, 2004 (0) | 2015.10.19 |
---|---|
476. 스크루 테이프의 편지, C.S 루이스, 홍성사, 2002 (0) | 2015.10.19 |
474. 눈 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 리처드 도킨스, 사이언스 북스, 2004 (0) | 2015.10.01 |
473. 목소리가 인생을 바꾼다. 김창옥, 다산북스, 2005 (0) | 2015.09.07 |
472. 지중해 기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2008 (0) | 2015.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