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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 열국지 2. 管鮑之交, 풍몽룡, 김구용 옮김, 솔, 2001

햇살처럼-이명우 2016. 2. 11. 17:46

496. 열국지 2. 管鮑之交, 풍몽룡, 김구용 옮김, 솔, 2001

"사람의 미움을 받지 않으려면 반드시 먼저 자기가 아름다운 일을 해야하며, 사람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반드시 자기 자신부터 믿어야 한다."

제齊 환공桓公이 말했다.
"관이오는 과인에게 활을 쏜 자라. 그 화살이 지금도 있소. 그의 살을 씹어도 오히려 쾌치 않거늘 어찌 그 자를 정승으로 등용한단 말이오."
포숙아가 대답했다.
"신하가 된 자로서 그 누가 자기 주공을 위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주공을 쏜 것은 공자 규만 알고 주공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제 주공께서 그를 등용하시면 그는 마땅히 주공을 위해 활로 천하를 쏠 것입니다. 주공은 그까짓 갈고리(鉤구) 쏜 것만을 논하려 하십니까?"

포숙아가 차근차근 대답한다.
"주공께서 신을 아신다지만 신은 매사에 삼가고 조심하는 것 뿐입니다. 그저 예에 따라 법을 지키는 데 불과합니다. 이는 누구나 신하된 자로써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일이니 어찌 국가를 다스릴만한 인재라 하겠습니까? 대저 국가를 다스릴 수 있는 자는, 안으로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밖으론 사이四夷를 무마하고, 공훈을 주 왕실에 세우고, 모든 나라 제후에게 덕을 펴고, 국가를 태산처럼 튼튼하게 하고, 주공께 한량없는 복을 누리도록하고, 공을 금석에 드리우고 이름을 천추에 드날리는 자라야만 비로소 천자의 신하라 하겠으며, 왕을 돕는 소임자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신하가 어찌 이 대임을 감당하겠습니까?"

제齊 환공桓公이 말했다.
"경이 지금 말한 그런 인재가 오늘 날 세상에 있소?"
포숙아가 아뢴다.
"주공께서 그런 인재를 구하지 않으시면 어쩔 수 없지만, 꼭 그런 사람을 구하신다면 어찌 없겠습니까? 그러한 인재는 딴 곳에 있지 않고, 바로 관이오가 그런 인물입니다. 이 말을 믿지 않으시면 신이 일일이 그 이유를 들겠습니다. 신이 관이오만 못한 것이 다섯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는 너그럽고 부드러이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그만 못하며, 둘째는 국가를 다스리되 그 근본을 잃지 않는 것이 그만 못하며, 셋째는 충성과 믿음으로써 백성과 단결할 수 있는 것이 그만 못하며, 넷째는 예의를 제정制定하여 사방에 펴는 것이 그만 못하며, 다섯째는 부고桴鼓를 잡고 군문에 서서 군사로 하여금 싸우게 하며 물러서지 않게 하는 것이 그만 못합니다."

"경은 곧 그를 불러오라. 과인이 직접 그의 식견을 시험해보겠다."
그러나 포숙아가 일어나기 않는다.
"신이 일찍이 듣건대 천한 몸으론 능히 귀貴에 나갈 수 없으며, 가난한 자는 부자를 부릴 수 없으며, 소원疎遠하면 능히 부모도 간할 수 없다 하더이다. 그러니 주공께서 관이오를 등용하시려면 재상의 직위를 내리시고, 그 국록을 높이시고,부형에 대한 예로써 영접하십시오. 대저 재상이란 것은 임금 다음가는 자리라, 이런 일을 가벼이 하여 서로 가벼이 대하면 임금 또한 가벼워 지나니, 대저 비상한 사람에겐 반드시 비상한 예로써 대우해야 합니다. 그러니 주공께서는 우선 택일부터 하시고 교외까지 나가서 그를 영접하십시오. 이리하여 주공께서 비록 원수일지라도 어진 사람이면 존경하고, 높은 선비면 예의로써 대한다는 소문이 사방에 널리 퍼지면, 천하에 뜻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우리 제나라에 등용되기를 원할 것입니다."


사소가 설명한다.

"옛날 하나라 걸왕이 유시 有施를 정벌했을 때 유시 사람이 말희 妺喜라른 여자를 바쳤소. 그 후 걸은 말희를 총애하다가 마침내 나라를 망쳤지요. 은나라 주왕 紂王은 유소 有蘇를 정벌했을 때 유소는 그 여식 달기 妲己를 바쳤소. 주왕은 달기를 사랑하다가 마침내 은나라를 망쳤소. 주 유왕은 포인 褒人이 바친 포사 褒姒를 총애하다가 마침내 서주 西周를 망쳤습니다. 이제 우리 진 晉나라는 어융을 정벌해서 여희를 얻었소. 주공이 지나치게 사랑하니 아니 망하고 어쩌겠소."


"사람은 육체를 과도히 부리면 그 정신이 피곤해지며, 심신이 즐거우면 그 육체의 피로를 잊게 됩니다."


2012. 12. 31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