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4. 세상을 보는 방법,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권기철 옮김, 동서문화사, 2012
갖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손에 넣으려 애태우지 않으며, 그것이 없어도 만족한다. 반대로 다른 사람보다 백배쯤 많은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갖고 싶은 단 한가지 물건이 없으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누구에게나 그 시선이 다다를수 있는 한계, 즉 나름대로 고유하게 볼 수 있는 범위가 있다.
무엇인가 갖고 싶다는 욕구는 자신이 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생긴다. 따라서 부유한 사람들의 막대한 재산은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들쑤셔 놓지 않는다. 다른 한 편,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부자들은 자기들이 지닌 많은 재산에서 위안을 얻지 못한다. 부(富)는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기 때문이다.
욕구를 억누를 수 있는 요소들이 잠자는 동안, 우리는 욕구를 극대화하려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다. 이 끝없는 시도가 바로 불만의 원천이다.
12. 사람의 울림을 들어라.
현명한 이의 주의력은 조심스러운 이의 자제력을 뛰어 넘는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려면 먼저 자신이 지혜로워야 한다. 나뭇잎과 암석의 성질을 아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과 성격을 파악하는게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 금속의 울림에서 그 성질을 짐작하듯 그 사람의 말에서 품성의 울림을 들어라. 말로도 그 사람의 올바름을 알 수 있지만 그의 행동으로는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13. 반발심을 일으키지 않도록 지혜롭게 행동하라.
반발심을 참기 어렵다. 반발심이 생기지 않도록 온갖 지혜를 짜내라. 모든 일을 어렵게 만들과 반발심을 드러내는 것은 예리한 정신에서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분별한 고집이라는 비난을 때로때로 면치 못할 것이다.
27. 절제할 술 아는 사람이 되라.
아무리 뛰어난 것에도 결함이 있게 마련이다. 이것저것 너무 많이 하다보면 잘못 쓰이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잘 하려는 노력은 결국 모든 이들을 견디지 못하게 한다. 아무 쓸모없는 것 또한 큰 불행이지만, 모든 일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려면 그 보다 더 큰 불행을 맞게 된다. 그런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한 결과 많은 것을 잃게되고, 처음에 그를 원했던 모든 이들은 등지게 되므로 그들의 미움을 받게 된다. 팔방미인은 모든 능력을 소진하여 끝내 존중은 커녕 천한 사람이라는 멸시를 받게 된다. 그러한 극단을 피하는 유일한 방책은 영광을 누릴때 절제할 줄 아는 태도이다. 완전함에도 지나침이 있으니 그것을 표현할 때는 부디 중도를 지켜라. 자기 표현을 아끼면 더 높은 평판이 당신 앞에 놓이리라.
삶의 지혜는 대부분 현재와 미래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알맞은 균형상태를 이룰 때만 얻을 수 있다. 경박한 많은 사람들은 지나치게 현재 속에 파묻혀 산다. 불안과 근심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미래에만 매달려 산다. 그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적다. 끊임없이 무엇인가 추구하며 미래 속에 사는 사람드은 늘 앞을 보며 살아간다. 그들은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 무언가를 향해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서둘러 앞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그들은 현재를 즐기지 않는다. 현재는 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채 그 곁을 지나쳐 갈 따름이다. 이처럼 그들은 죽을 때까지 미래를 향해 줄곧, '잠정적인' 상태로만 살아간다.
현재의 평온함이 불확실한 불행, 또는 확실하다해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행으로 깨뜨려서는 안된다. 틀림없이 겪게 될 불행, 그리고 언제 겪을지 분명한 불행은 매우 적다. 불행은 대부분 가능성으로만 존재한다. 아마도 그렇게 되기 쉬우리라고 생각될 뿐이다. 틀림없이 겪을 수 밖에 없는 나쁜 일들이 있기는 하다. 이를테면 죽음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일들도 언제 일어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우리가 이 같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면, 우리는 잠시도 평온한 순간을 갖지 못하게 된다. 일어날지 안 일어날지 불확실하거나 언제 생길지 불분명한 불행때문에 평생 마음의 평화를 잃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그런 불행이 결코 일어나지 않으리라거나 적어도 지금 일어날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
44. 언제나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사람들이 자신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생각이 깊다. 그는 사방에 눈이 달려있어 나쁜 행동은 언제나 폭로될 위험이 있음을 안다. 그래서 혼자 있을 때도 마치 온 세상이 자기를 주시하고 있는 듯 행동한다. 어차피 진실이 언젠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면, 현명한 사람은 당장 세상 사람들 앞에 자기 행동을 보여 그들을 증인으로 삼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보지는 못하더라도 가까운 이웃이 그의 행동을 보고 계속 소문을 퍼뜨릴 것이기 때문이다.
53. 당신 모습을 솔직하게 비춰 줄 거울을 지닌 이에게 마음을 열어라.
사귀기에 까다로운 사람이 되지마라. 어떤 충고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완벽한 사람은 없다.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고집불통이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우정어린 충고를 받아들일 여유가 있어야 한다. 제왕의 권력조차도 그것을 물리쳐서는 안된다. 모든 것에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구제하기 어려운 이들이 있다. 아무도 감히 그들과 섞이려고 하지않아, 결국 그들은 자멸하고 만다. 마음의 문을 열면 도움받을 길이 열린다.
친구에게 당신을 충고하고 질책할 자유을 주어야 한다. 그러면 친구의 신의와 분별에 대해 당신은 만족하고, 그 권위를 얻게 된다. 그러나 아무에게나 마음의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 당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비춰줄 거울을 지닌 사람에게만 마음을 열어라. 억지로 당신을 변화시키려고 하지않고, 또 당신의 변화에서 이익을 취할 생각도 없는 현명한 친구만이 당신의 가장 좋은 거울이 되어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 진실한 거울에 비춰보면서 당신은 잘못된 길을 가려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 가다듬어 비로소 바른 길을 찾게 된다.
58. 긍정적인 것을 보라.
불평하지 마라. 모든 것을 악으로 몰아가는 음울한 심성을 가진 이들이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모든 행동을 주저한다. 이는 통찰과 인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단지 비열한 감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것은 눈 속의 티끌을 대들보로 과장해서 비난하는 것과 같다. 불평하는 자는 맡은 일마다 천국을 지옥으로 바꾸고, 더욱이 비열한 열정으로 모든 것을 극단으로 몰아붙인다. 반대로 고귀한 심성을 지닌자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려한다. 일부러 잘못을 눈감아 주고, 의도은 좋았다고 말해줌으로서 모든 일에 용서할 줄 안다.
61. 총명한 말은 명석한 두뇌, 올바른 행동은 고결한 마음의 증거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비로소 인간은 진가를 발휘한다. 도리에 맞는 말을 하고 존경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라. 총명한 말은 명석한 두뇌, 올바른 행동은 고결한 마음을 보여준다. 이 두 가지야말로 진정한 인간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남을 칭찬하는 사람이 되지말고 남에게 칭찬받는 사람이 되어라. 말로 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 행위는 인생의 실천이고, 말은 인생을 꾸며주는 장식이다. 훌륭한 행위는 언제나 사람들 기억에 남지만 말만 뛰어난 사람은 금방 잊혀지고 만다. 훌륭한 행동은 깊은 생각을 거듭한 끝에 생겨난다. 총명하게 말 할 줄 아는 동시에, 고결한 행동을 해야한다.
69. 스스로 인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라.
성격은 7년마다 바뀐다는 말이 있다. 이 변화의 고비마다 스스로 식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라. 태어난지 7년이 지나면 인간에게는 이성이 갖추어진다. 이렇게 7년이 지날 때마다 새로운 미덕을 몸에 익히게 된다. 세월에 따른 자연스러운 성장과 함께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격을 높여가도록 하라. 다릉 인간들도 똑같이 성장하고 있는 인격임을 깨닫고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어라.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행동을 바르게 고치고 높은 지위에 올라 자신의 천직과 만나게 된다.
이 변화는 조금씩 일어나며, 아무리 큰 변화를 겪는다 해도 되돌아보지 않으면 그 변화를 깨달을 수 없다. 인간은 20살에 공작이 되고, 30살에 사자가 되며, 40살에는 낙타, 50살에는 뱀, 60살에는 개, 70살에는 원숭이, 80살에는 무(無)로 돌아간다.
77. 기다림은 가치있다.
성급함을 다스리며 정열을 잠재울 줄 알 때 비로소 인내의 위대한 정신이 나타난다. 무엇보다 자신의 주인이 되라. 그러면 다른 것도 지배하게 된다. 길고 긴 시간을 거쳐야만 당신은 사물의 중심에 이를 수 있다. 여기 위대한 말이 있다.
'시간과 나는 , 또 다른 시간 그리고 또 다른 나와 겨루고 있다.'
91. 인간적 완성을 향하여 노력하라.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인간은 없다. 하루하루 인격을 닦아 나가라. 이를 목표로 노력을 거듭하면 재능은 더욱 밝게 빛나고 명성은 나날이 높아질 것이다. 고상한 취미와 명석한 두뇌, 명확한 의지와 원숙한 판단력, 이것은 완성된 인간임을 보여주는 지표다. 끊임없이 뭔가 부족하여 완성의 경지에 오르지 못한 사람도 있고, 오랜 세월 끝에 자기를 만들어낸 사람도 있다.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는 사람의 말 속에는 예지가 넘치고 행동은 분별력이 있다. 때문에 그는 걸출한 사람들 사이에서 환영받고 많은 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며 인재로 발탁될 것이다.
92. 최대의 적이면서 최고의 친구인 자신
이따금 자신의 최대 적은 바로 자신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같이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모두 자신 탓이라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에게 최대의 적이 될 수 있는 것 같이 최고의 친구도 될 수 있다. 최대의 적이 최고의 친구로 바뀌는 기적은 자신의 실패나 성공이 바로 자신에게 달려있음을 깨닫는 순간 이루어진다. 이 최고의 친구는 있는 그대로인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되고 싶어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필요한 행동들을 취할 정신적인 성숙을 이루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또 자신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면 장점들을 더욱 키우고 약점들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성공에 방해되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176. 분노는 조심스럽게 묶어두라.
가장 심각하고 흔히 저지르는 어리석음은 '삶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든 마찬가지다. 이런 준비를 시작하며 사람들은 완벽한 삶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완벽한 삶에 이르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아무리 오래 산다 해도 그 계획에 비하면 삶은 너무나 짧다. 그런 계획을 실행하는 데는 짐작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출발점에서는 삶이 무한히 길어보이고, 종착점에서는 말할 수 없이 짧아보인다.
229. 일류에게 인정 받아라.
247. 멀리서 본 숲처럼 아름다운 행복
인간의 행복은 아름다운 나무들이 우거져 있는 숲과 같다. 이 숲을 멀리서 보면 놀라울만큼 아름답지만 가까이 다가가거나 그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전의 아름다움은 어느덧 사라지고, 아까의 그 아름다움이 도대체 어디 있는지 몰라 나무들 사이에 멍하니 서 있게 된다. 우리들이 다른 사람의 명예나 재산, 행복을 부러워하는 것도 그와 마찬가지다.
259. 좋은 술은 맛만 보게하라.
좋은 술은 맛만 보게하는 정도로 그쳐야 한다. 욕구가 강해질수록 감사하는 마음도 커지므로 갈증과 마찬가지로 욕구는 조금 채워주는 정도가 적당하며 완전히 만족시켜서는 안된다.
좋은 것은 적을수록 그 가치가 높아진다. 만약 맛을 충분히 본 사람이라면 두 번째 부터는 그리 기쁜 얼굴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바라는 만큼 다 주는 것은 위험하다. 다시 없을 멋진 것이라도 이제 두번 다시 돌아보지 않을테니까.
사람을 기쁘게 하려면 꼭 한가지 지켜야 하는게 있다. 상대의 욕구를 자극해 언제까지나 채워주지 않는 것이다. 쾌락에 싫증난 사람보다 갈망에 몸을 뒤트는 사람에게서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다리게 할수록 상대의 기쁨도 커지는 법이다.
266. 사람들은 난해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2012. 12. 25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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