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티아고/DMZ평화의 길

나의 산티아고_DMZ평화의 길_3일차 (3, 4코스)

햇살처럼-이명우 2025. 8. 8. 08:40

나의 산티아고_DMZ평화의 길_3일차 (3, 4코스)

8.7.목요일. 날씨 맑음

3코스(16.7km 중 잔여 9km), 4코스(15.2km) 총 24.2km 누적 : 55.6km

 

 

  지난 번의 중단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것은 베낭의 무게와 발바닥의 물집 방지 대책이었다. 베낭은 작은 것으로 교체하고 내용물도 대폭 줄여서 간소화했다. 말 그대로 괴나리봇짐 정도 수준으로 준비했다. 오늘은 하루만 걷기로 했으므로 여벌 옷도 준비하지 않았다. 발바닥은 지난 JTBC마라톤 기념품으로 받았던 테이프를 발바닥에 붙였다. 울트라마라톤 할 때에도 발바닥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요즘 운동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리라. 

  0550분에 도농역에서 전철을 탔다. 홍대입구 8번 출구 버스 정류장에서 M6117번 광역버스를 타고 운양역으로 이동한다. 운양역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하성종점으로 이동하는 7번 버스 시간여유가 있어, 근처 CU편의점에 들러 샌드위치와 김밥을 한 줄 샀다. 캐시워크 포인트로 교환한 CU상품권으로 지불하고도 얼마 남았다. 든든하게 먹고 7번 버스로 하성 종점까지 이동했다. 하성종점 메가커피에서 할 아이스메가커피 한잔(2,100원) 먹었다. 지난 번에 종료한 가자골까지는 201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도착한 가자골에서는 지난 주의 기억이 생생히 살아났다. 

  0848 가자골을 출발해서 걷는다.

  길을 나서니 지난 주 보다 기온은 조금 낮아졌지만 여전히 불볕더위다. 하늘은 청명하고 구름이 멋지다. 여전히 길은 콘크리트 바닥의 딱딱함이 전해지고, 지난 주에 생겼던 물집 부위에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 평화의 길에 내가 걸어가고 있다. 

  오늘 계획은 일단 3코스 나머지 구간(약 7.5km)과 4코스(15.2km)를 걸을 생각이다. 배낭에는 물 1리터와 양갱 두 개와 비타민을 챙겨왔으니 출출하면 먹으면서 가기로 한다. 오늘도 날이 더우니까 한 시간 걷고 10분 휴식하면서 가보자.

 

  휴식공간이 있어 잠시 쉬어간다. 3코스부터는 중간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눈에 보인다. 

  걷기 시작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3코스 종점 전류리 포구에 도착했다. 아직 점심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2개와 구운계란 1팩, 아이스 카라멜마키아토를 사서 더위를 식히면서 휴식한다(6,000원). 신발도 벗어서 편안하게 휴식을 한다.
  

  출발해서 조금 더 걸으니 저 멀리 일산대교와 오늘 종점인 고양종합운동장이 보인다. 

  김포 한강공원지역을 지나면서 또 휴식한다. 휴식하는 장면 사진을 가족 단톡방에 올렸더니 아내는 "안전캠페인 열심히 하고 계시는군.  행정부안전부에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이 올듯 ㅋ~~~~"라는 문자를 보냈다.

  안전협회에서 30년을 안전협회에서 근무하면서 이번에 소중한 6개월간의 공로연수를 받았다. 안전협회의 미션은 '우리는 안전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이다. 이 문구를 나는 너무 사랑한다. 내가 회사를 옮긴 이유이기도 하고, 계속해서 안전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문구가 적힌 작은 현수막을 베낭에 붙이고 걷는다. 나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이 정도 이바지는 해야하지 않을까.  돈벌러 출근한 모든 근로자는 안전하게 집으로 퇴근할 권리가 있다는 천명이며, 더 이상 돈벌러 출근한 근로자가 싸늘한 영안실로 퇴근하는 근로자가 없어야 한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삼각김밥을 한 개 까서 먹고 다시 출발한다. 

  공원에서 작업하는 근로자가 보인다. 추락방지조치를 하고 2인1조로 작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역시 직업병은 어쩔 수 없다.

 

  일산대교를 건너기 직전에, 그늘에서 삼각김밥을 하나 더 까서 먹는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k팝, k민주주의 같은 여러 가지들을 만들어 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안전에 대해서는 아직 우리만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영국의 미국의 일본의 안전 제도를 벤치마킹 할 것이며 , 선진 안전기법이라며 남들을 따라해야만 하는가. 이제부터는 우리만의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세우고 실천하여야 한다. 세상이 바뀌었고 대통령이 바뀌었고, 바뀐 대통령의 의지 또한 확고하다.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천명한 상태다. 말뿐인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끼임사고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SPC는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대책을 주문했고, 불과 2주만에 회사에서는 재해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주목한 2교대근무를 3교대로 근로조건을 개선하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올해만 중대재해가 4건 발생한 포스코 enc는 건설 면허를 취소하는 방법을 강구해 보라고 대통령이 주문했다. 또 근로자를 사망케 했을 경우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한 방안을 강구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근로자를 죽이면서 돈버는 기업은 없어야 한다는 인간존중의 기본이다. 그런 와중에 외국인 근로자가 한 명이 중대재해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또 발생하자, 정00 포스코enc 대표는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CSO출신 송00 부사장을 후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송00 신임사장은 포스코그룹의 안전관련 부서를 두루 거친 그룹내 안전 전문가다. 광양제철소 안전방재부장, 포항제철소 안전환경담당 부소장, 포스코enc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맡기도 한 안전전문가 출신이 기업의 대표가 된것이다. 좋은 성과 내기를 응원한다.
  이에 더해 고용노동부는 산업재해로 1명만 사망해도 영업정지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너무도 당연한 조치를 너무 오래 실천하지 않았다. 현재는 동시에 2명 이상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대해서만 영업정지를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거꾸로 해석하면 산업재해로 근로자를 한 명 죽여도 제제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다름아니다. 그 결과 근로자가 죽어도 사업주는 큰 불편이 없었다. 집행유예와 얼마 간의 벌금만 내면 또 사업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정부는 올해를 산업재해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최초로 국무회의 장면을 전국민에게 공개하면서 말했다.산재사망은 법률 용어로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아닙니까라고 대통령은 말했고, 주무장관은 산업재해예방 성과가 없을시는 직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일산대교를 건너면서 앞을 보니 길에 사람이 하나도 없다. 뒤를 돌아봐도 역시 사람이 없다. '우리는 안전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문구가 적힌 작은 현수막을 배낭에 메달고 나는 걷고 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 길에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더 이상 돈벌러 출근한 사람이 집으로 퇴근하지 못하고 싸늘한 병원 영안실로 퇴근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강을 건너 건설기술연구소를 지나고 지루한 도로 옆 인도를 따라 걸었다. 드디어 고양종합운동장이 보이고 종점에 도착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걷지만 내 여정은 계속된다. 

 

  대화역에서 이온음료를 하나 사서 마시고 집으로 간다. (2,600원)

 

 

 

금일 소요비용 : 간식비 10,700원 (간식비 2,100+간식비 6,000원+음료 2,600원)

누계 소요비용 : 38,7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