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티아고/DMZ평화의 길

나의 산티아고_DMZ평화의 길_4일차 (5코스)

햇살처럼-이명우 2025. 8. 20. 11:52

나의 산티아고 4일차 (DMZ평화의 길 5코스)

8.19.화요일. 날씨 맑음

5코스( 20.7km) (고양종합운동장/휴게공원 5.4km - 심학산 둘레길 4.2km - 파주출판도시 5.7km - 통일동산/성동사거리) 

총 20.7km 누적 : 76.3km 

 

  오늘의 목표는 DMZ평화의 길 제5코스로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통일동산/성동사거리 구간으로 거리는 약 20.7km 구간을 걷는 것이다. 지난번에 4코스 종점과 5코스 시작점인 고양종합운동장은 3호선 대화역 근처에 있어서 전철로 이동한다. 

  도농역에서 05:52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탔다. 대화역까지는 거의 1시간 30분이 걸린다. 경의선 대곡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고 대화역까지 이동한다. 왕복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아까워 책 한권을 베낭에 챙겼다. 이덕희 교수님이 추천하신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과 불교>>라는 책이다. 이화여대 교수로 근무하셨고, 물리학자이면서 불교에 관심이 깊어 은퇴 후에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학부와 대학원 불교학과 석사를 마치고 현재 경남 함양에 약천사(藥泉寺)를 건립하고 뜻이 있는 불자들과 함께 공부와 수행을 실천하고 생활하고 계시는 김성구 교수님이 쓰신 책이다. 물리학자의 관점으로 불교를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된 책이다. 가는 내내 독서삼매경에 빠져본다.

 

  「불교는 철저히 인본주의적인 종교로 인간을 행복의 길로 이끄는 것이 불교의 목적이다. 이 목적에 이를 수 있도록 붓다가 가르친 내용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꼭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불교는 사람이 새로운 땅을 개척하듯이 마음을 개척하라고 권하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누구나 붓다와 같은 인격을 가질 수 있으니 마음을 잘 닦어 행복한 삶을 살고 붓다가 되자는 것이다. 붓다는 수행이 되지 않은 인간의 마음을 이리저리 날뛰는 원숭이에 비유하였고, *목우십도송(牧牛十圖頌)에서는 마음을 미친 황소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잘 수행하면 더없이 큰 복덕이 따른다는 뜻에서 불교에서는 인간의 마음을 보물을 감추고 있는 창고에 비유하기도 한다. 누구의 마음속에나 다 엄청난 가치의 보물이 있지만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속에 감추어진 보물을 모를 뿐이라는 것이 붓다의 가르침이다. 불교는 보물이 묻힌 마음을 개척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마음을 개척하는 데서 오는 이득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 목우십도송은 중국 명나라의 보명화상(普明和尙)이 불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수행하는 것을 소를 길들이는 것에 비유하여 읊은 게송이다. 

 

  사람의 일생에는 반드시 좋은 일과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사람이 역경에 처했을 때, 마음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외부환경과 조건에 끌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지 못하면, 환경와 조건이 '나'를 지배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삶의 의미를 알지 못하게 되고 인간의 존엄성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그 어려움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외부환경의 변화를 대한 내 마음가짐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를 잘 다스리면 결국엔 어려움을 이겨내고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붓다는 사람이 어떻게 해서 고통을 증폭시키기도 하고 완화시키기도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불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간단하다.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주인일 때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교는 마음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말해준다. 불교에서는 마음의 주인이 되어 마음을 잘 다스리지 않고서는 결코 누구도 참다운 행복을 얻을 수 없다고 가르친다. 사실 미친 황소같이 날뛰는 마음을 가지고서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해도 행복하지 못할 것이다.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은 분명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이란 묘해서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크게 힘을 쓰지는 않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먼저 바라는 것은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보다는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성공이다.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물질적 자원이 아니라 물질을 향유할 정신적 능력이다. 우리에게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자기가 누구인 줄, 모르고 족할 때 그것이 '족'한 줄을 모르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발전이 아니다.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그릇된 욕망(貪)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짜증내고 성내는 마음(嗔)에서 벗어나 평화롭고, 어리석음(痴)에서 벗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능력이다. 계정혜가 필요한 것이다. 계정혜란, 바르게 사는 것을 뜻한다. 과도한 욕망과 지나친 금욕을 피하고 절제하는 것, 즉 어떤 것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과 이를 억제하는 마음 사이에서 알맞게 조절하는 능력(戒), 외부의 유혹이나 내면의 충동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안정(定), 옳고 그름을 바르게 판단하는 지혜(慧)를 뜻한다. 계정혜를 닦으면서 사는 사람이 보살이고 보살이 사는 사회가 불교적인 이상국가이다.」

「아인슈타인의 우주적 종교와 불교, 김성구, 불광출판사, 2024」중에서

 

  07:30분쯤 대화역에 도착했다. 편의점식으로 아침을 해결할까 생각했는데, 검색한 결과 김밥천국이 있어서 그리로 갔다. 라면에 김밥을 주문했다. 라면은 4,500원, 일반김밥은 3,500원이다. 그래도 아침을 편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공간에 감사한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나는 걸을 준비를 한다. 팔토시를 하고, 모자에는 두건을 붙이고, 베낭에는 이번 여정 동안 내 동반자인 작은 현수막을 부착한다. '우리는 안전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

 

  5코스가 시작되는 고양종합운동장 암벽장 옆 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출발한다.

  

  하늘은 청명하고 제법 가을 기운이 느껴지지만, 그래도 기온은 32도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그리 더운 날씨는 아니다.

 

 

  고양종합운동장 휴게공원에서 심학산 둘레길까지 가는 길은 총5.4km인데, 시내길 인도로 이동한다. 바람이 조금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32도의 열기는 온몸을 땀으로 적시게 만든다. 가좌마을에 들어서니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다. 초등학고,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가 있는 큰 단지구나. 이런 시간대에 학교 근처를 지나보지 않아서 생소하지만 그들과 나는 같은 길 위에 있다.

  가좌공원에서 화장실을 한번 이용한다. 무거움을 지고 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몸은 항상 가볍게 비워야 멀리 갈 수 있다. 잠시 공원 나무 사이 그늘 길을 즐기고 나오니 지루한 도로옆 인도길이다. 날씨는 여전히 뜨겁다. 

 

  가화교를 지나 동패터널로 간다. 터널입구에서 위로 올라가 유턴을 하는데 터널 상부에 커다란 표지판이 있다. 경기둘레길과 평화누리길에 대한 안내판이다. 출출하기도 하여 양갱을 하나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이 길이 경기둘레길 5코스, 평화누리길 6코스 구간이다.

 

  옆에 보니 자유로가 보인다. 오르막 계단을 지나면서 심학산 둘레이 펼쳐진다. 심학산은 193m의 낮은 산이지만 파주출판단지를 품고 있는 산이다. 구비구비 오르막 내리막 심학산 둘레길을 걷는다. 좋은 것은 그늘이 있다는 것이다. 바람도 잠잠하여 그늘이어도 더위는 그대로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눈앞에 확 트인 풍경과 마주한다. 좌측으로는 김포와 강화지역을 볼 수 있고, 우측으로는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 관산반도의 모습도 아련히 보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임진강 줄기가 면면히 흐르는 모습이 압권이다.

 

  심학산 둘레길 구간은 약4.2km 정도 걷는데 이런 더운 날씨에 그늘 속을, 나무가 뿜어내는 좋은 공기를 맡으며 걸을 수 멋진 구간이다. 심학산 둘레길을 구비구비 지나 파주 출판도시에 도착했다. 오늘은 출판단지에서 업무하는 직원이 있지는 않을까 연락을 하고 싶었지만 이른 시간이라 점심을 먹기도, 차한잔 나누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연락하지 않았다. 함께 안전캠페인을 했던 출판단지 이채사거리를 지난다. 우드슬랩 가구전시장을 지나면 교보문고가 있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유명한 글귀가 교보문고 울타리에서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책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아침에 전철타고 오는 1기간 30분 내내 주변에 책 보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책을 보는 사람이 많은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다.  

 

  직지길을 지나고 출판단지 유수지를 끼고 걷는다. 지루한 도로옆 인도를 따라 한참을 걸어서 드디어 휴식할 곳을 찾았다. GS25 편의점이다. 코스에서 이탈했다고 두루누비 앱이 알림을 주는 것이 시끄러워 음향을 낮췄다. 

  편의점에서 가장 급한 것은 시원한 음료였다. 아이스 카라멜마끼야또 하나와 포카리스웨트, 그리고 삼각김밥 두 개를 구매했다. 7,200원. 음료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폭풍흡입하고 이온음료도 남은 얼음에 부어서 시원하게 먹는다. 주인에게 이야기 해서 시원한 에어콘이 나오는 매장 안에서 잠시 쉬어 나온다.

     

 

  아직 점심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삼각김밥 두 개는 배낭에 넣고 다시 출발한다.

 

  파주 출판단지 길을 여기저기 거쳐서 문발공단 사거리를 지난다. 지난 번 산업안전캠페인을 했던 장소로 낯이 익다. 고양 안전기술부 직원들과 함께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안전캠페인을 했던 장소를 지나니 감회가 새롭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만 허락한다면 자주 많이 안전캠페인 활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투자한 시간이 결국은 재해예방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공릉천을 지나는 구간은 온통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한강으로 들어온 적군이 내륙으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강 옆과 한강과 연결되는 하천의 입구는 모두 철조망을 쳐놓아 보기에는 흉물스럽다. 그렇지만 이또한 평화를 위한 산물이니 어쩔도리가 없다. 송촌교를 지나면서 바라보니 파주 임진각이 멀리 보인다. 

  송촌교를 지나 통일동산 하수처리장옆에 평화의 길 휴게지점이 있어 그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삼각김밥 두개로 허기를 달래고, 물로 갈증을 해소한다. 비타민 두 알과 식염포도당도 한알 먹었다. 군데군데 휴게시설을 만들어 자전거 이용객과 도보 순례객들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걷는다. 햇살은 뜨겁다. 나는 씩씩하게 계속 걷는다.

걸어서  '벙커힐'이라는 유명한 카페를 옆으로 끼고 걸으니 엘지디스플레이 협력사인 수처리 업체의 산업안전보건 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기억이 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강의도 하고, 만난 사람들과 가벼운 토론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맛난 점심을 먹었던 기억도 좋다. 자동차로 지나면서 보았다면 대충 지났을텐데, 걸으면서 추억하니 그 깊이가 더 깊고 진하다.  

 

  13:34분. 드디어 통일동산공원을 지나고 국립민속박물관(파주) 앞에 있는 성동사거리에 도착했다. 5코스 종료지점 표지판에서 사진을 찍고, 인증QR도 체크하고 잠시 쉰다. 오늘 지나온 과정을 잠시 복기해보면서 무사히 완주한 나에게 칭찬의 말을 한다.

  '명우 수고했어'

 

  2200번 버스를 타고 홍대역으로 이동, 전철 갈아타고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해서 바로 샤워하고, 맥주 두 캔 먹고 일찍 쉰다. 

 

 

금일 소요비용 : 간식비 15,200원 (간식비 8,000+간식비 7,200원)

누계 소요비용 : 53,950원



  * 김** 부장님 전화가 왔다. 내일 오후에 있는 작업중지해제심의위원회에 교수 한 명이 일정이 안된다고 해서 김부장님이 참석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내일 13시에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고 참석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