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 모모, 미하일 엔데, 비룡소, 2006,
......모모는 철부기,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계바늘이다......
대학가요제인가, 가요제에서 김만준의 '모모'라는 노래가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노래부른 것이라 들었는데 글쎄 잘 연결이 안된다.
모모는 터벅머리의 작은 소녀다. 모모는 어느 커다란 도시의 원형극장에서 살았다. 그 곳은 황금과 대리석으로 조각된 신의 상이 서 있는 웅장한 사원도 있고, 세계 곳곳의 왕국에서 들여온 온갖 다채로운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시장도 있고......그곳에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극장터의 무대 밑에는 반쯤 무너져내린 방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모모의 방이었고, 그 곳에서 모모는 살았다.
마을 사람들이 너는 집이 어디니? 아직 어리잖니. 대체 몇 살이지? 라고 물으면 "백살이요"라고 대답했다.
이런 아이 모모에세는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동네사람들은 일상의 인사를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라고 했다. 정말 모모에게는 누구에게도 따라 갈 수 없는 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재주였다.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줄 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더욱이 모모만큼 남의 말을 잘 들어줄 줄 아는 사람도 없었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하게끔 무슨 말이다 질문을 해서가 아니었다. 모모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커다랗고 까만 눈으로 말끄러미 바라보았을 뿐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자신도 깜짝 놀랄만큼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모모는 이 세상 모든것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개, 고양이, 귀뚜라미, 두꺼비, 심지어는 빗줄기와 나무가지 사이를 스쳐지나가는 바람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 그들은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모모에게 이야기를 했다.
모모에게는 청소부 '베포아저씨'와 여행가이드 '기기'라는 친구가 있었다. 베포아저씨는 "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돼, 알겠니? 다음에 닫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된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거야. 계속해서 다음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하는거야" " 그러면 일을 하는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낼 수 있어. 그래서 하는거야" "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게 중요한거야"
세상에는 아주 중요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인 비밀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시간을 재기 위한 달력과 시계가 있지만, 그것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사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한 시간은 한없이 계속되는 영겁과 같을 수도 있고, 한 순간의 찰나와 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한시간 동안 우리가 무슨 일을 겪는가에 달려있다. 시간은 삶이며, 삶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까. 이 진리를 회색신사들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누구도 한시간, 1분, 아니 단 1초의 가치를 그들보다 더 잘알고 있지 못했다.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가 피에 대해 잘 알고 있듯이......
2,207,520,000초
일흔까지 산다고 했을 때 나의 시간이다.
사람들이 함부로 쓴 시간을 도둑질해 살아가는 회색신사들이 사람을 지배하려는 음모를 알고 모모는 카시오페이아라는 거북과 호라박사를 찾아가서 자신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호라박사는
" 모모, 이 시계들은 그저 취미로 모으는 것들이야. 이 시계들은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속에 갖고 있는 것을 엉성하게 모사한 것에 지나지않아. 빛을 보기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는 시간은 모두 없어져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않고, 귀머거리에게 노랫소리가 들리지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2006. 8. 9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49. 7막 7장 그리고 그 후, 홍정욱, 위즈덤하우스, 2006 (0) | 2010.07.21 |
---|---|
148.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2006 (0) | 2010.07.20 |
146. 고품격 유머, 이상준, 다산북스, 2006 (0) | 2010.07.07 |
145.우체부 프레드, 마크 샌번, 랜덤하우스 중앙, 2005 (0) | 2010.06.21 |
144. 기획천재가 된 홍대리, 하우석, 다산북스, 2004 (0) | 201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