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세상

통도사 타종

햇살처럼-이명우 2010. 11. 12. 11:48

북을 울리고, 목어를 치고, 운판을 때리고, 마지막으로 종을 친다.

2009년 통도사에서......

 

 

법고(法鼓)

법고는 "법능 전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범종과 같이 절에서 조석예불 또는 의식 때 치는 사물 중의 하나인 법구이다. 북은 그 소리가 장중하고 무거워 부처님의 소리 (사자후)를 상징한다. 즉 북소리가 세간에 널리 울려 퍼져 불법의 진리로 중생의 마음을 깨우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법고는 축생제도를 위해 친다. 짐승을 비롯한 땅에 사는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기 위하여 법고는 예불시간에 사물 중에서 제일 먼저 친다. 법고를 칠 때는 두 개의 북채로 마음심(心)자를 그리면서 두드린다. 아침 저녁으로 예불 전에 크게 친다. 북소리가 멀리 퍼져 사람들에게 전하듯 불법의 소리가 멀리까지 퍼지라는 의미로 친다.

북(법고)

법고를 치는 것은 축생(가죽이 있는 짐승)들의 영혼을 위함이다. 이것을 弘鼓(홍고)라고 하며 두 개의 봉으로 다듬이질 하는 식으로 치는데 저녁에는 크게 쳐서 소리를 작게 한다. 이것을 "한머리"라 하며 아홉머리를 친다. 크게 쳐서 작은 소리가 나도록 치는 것을 "내린다"고 하며 아홉머리를 내리고, 아침에는 아홉머리를 작게 시작하여 큰소리가 날 때까지 치다가 뚝 그치고 북통을 북채로 쳐서 세 번만에 북통을 한번씩 울린다. 이것을 세 번하면 아홉머리가 된다. 사물을 다루는데는 아침과 저녁이 각각 다르다. 「아침에는 운판을 치고 목어를 올리고 홍고(북)를 올린 다음 범종을 28번 올리며, 저녁에는 범종을 먼저 33번 치고 홍고(북)를 올리고 목어를 친 다음 운판을 맨 끝에 친다」

목어(木魚)

목어는 나무를 깍아 잉어 모양을 만들고 속이 비게 파내어 안쪽의 양 벽을 나무 막대기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법구이다. 물 속의 중생을 제도하고 게으른 수행자를 경책하는 뜻이 담긴 목어는 조석예불 염불 독경 때 쓰는 사물의 하나로서, 대를 알리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중국의 선원(禪院)에서는 아침 죽 때와 낮의 밥 때에 쓰던 것이다. 어고(魚鼓) · 목어고(木魚鼓) ·어판(魚板) 또는 "나"라고도 하며, 사찰에서 물고기 모양의 목어를 두드리는 데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칙수백장청규(勅修百丈淸規)> 권하 ,<법기장(法器章)> 목어조(木魚條)에 보면 물고기는 밤에도 눈을 뜨고 있으므로 수행자로 하여금 잠을 자지 않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뜻에서라고 밝히고 있으며, 또 다른 의미는 물 속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뜻이 담긴 목어가 만들어진 유래에 대해서는 <증수교원청규(增修敎苑淸規)) 권하 <법기문(法器門)) 목어조(木魚條)에 잘 나타나 있다.

운판(雲版)

주로 청동이나 철로 얇게 만들어 두들겨 소리를 내는데, 그 생긴 모습이 뭉게구름 같다 하여 운판이라 부르게 되었다. 운판이 울리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중생을 제도하고 허공을 헤매며 떠도는 영혼을 천도할 수 있다고 한다. 형태를 살펴보면 맨 위에는 매달기 위한 구멍이 2개 뚫려 있고 그 아래로는 당좌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형식에는 문양의 장식에 따라 단면식과 양면식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운판이 인도에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중국의 선종(禪宗) 사찰에서는 부엌이나 재당(齋堂)에 달아 놓고 대중에게 끼니때를 알리기 위해 쳤다고 한다. 이를 구름 모양으로 만든 것도 구름이 비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불을 다루는 부엌에 걸어 두어 화재를 막고자 함이었다. 그리고 부엌에서는 밥이나 죽이 끓을 때 세 번을 치므로 화판(火版)이라고도 하였고, 끼니때를 알리는 경우에는 여러 번 길게 치므로 장판(長版)이라고도 불렀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에는 부엌에서 운판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차츰 불전사물의 하나로 바뀌어 조석예불 때에 치는 의식용구가 되었다.

범종(梵鐘)

우리나라 절에서 조석예불 때 사용하는 사물 중 대표적인 법구이다. 의식이나 행사 때 또는 대중을 모이게 하거나 때를 알리기 위해서 치는 것이다. "범" 이란 우주만물이며 진리란 뜻으로 바로 그런 소리를 내는 것이 범종이다. 따라서 범종의 신앙적 의미는 모든 중생이 종소리를 듣는 순간 번뇌가 없어지고 지혜가 생겨 악도(惡道)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지옥중생까지 제도하는데 있다. 종을 쳐 불법의 소리로 지하의 모든 지옥 중생에게까지 들려 주어서 고통을 벗게 하고 위로 하늘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더해주기 위해 친다. 범종은 아침과 저녁에 예불할 때 울린다. 범종을 칠 때 게송을 외우는데 아침 게송과 저녁게송이 다르다. 아침게송은 다음과 같다. 원차종성변법계(願此鐘聲遍法界) 철위유암실실개명(鐵圍幽暗悉皆明) 삼도위고파도산(三途離苦破刀山) 일체중생성정각(一切衆生成正覺) 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하여 철위산 아래 어두운 지옥 밝혀주고 지옥 아귀 축생 삼도의 고토과 칼산의 지옥고통 없애주며 모든 중생 깨달음을 이루게 하소서! 저녁 게송은 다음과 같다. 문종성번뇌단(聞種聲煩惱斷) 지혜장보제생(智慧長菩提生) 이지옥출삼계(離地獄出三界) 원성불도중생(願成佛度衆生) 종소리들이 번뇌를 끊고 지혜를 길러 보리가 이루어지고 지옥 삼계에서 벗어나서 부처를 이루어 중생을 모두 건네지이다. 아침 종이든 저녁 종이든 울리는 목적은 불법을 통한 평등과 평화의 구현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