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The Education of Little tree), 포리스트 카터, 아름드리 미디어, 2007
자연의 이치
할아버지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산꼭데기까지 데리고 가겠다" 고 하셨다. 그러나 '깨워 주겠다'고는 하시지 않았다. "남자란 아침이 되면 모름지기 제 힘으로 일어나야 하는거야" 할아버지는 조금도 웃지않는 얼굴로 나를 내려다 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렇지만 할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신 후 여러가지 시끄러운 소리를 내셨다. 내 방 벽에 쿵하고 부딪치기도 하고, 유난스레 큰 소리로 할머니에게 말을 걸기도 하셨다. 사실 나는 그 소리 때문에 눈을 뜬 것이다. 덕분에 한 발 먼저 밖으로 나간 나는 개들과 함께 어둠 속에 서서 할아버지를 기다릴 수 있었다.
"아니 벌써 나와 있었구나!"
할아버지는 정말 놀랍다는 얼굴로 말했고,
"예, 할아버지"
내 목소리에는 뿌듯한 자랑이 묻어 있었다.
"슬퍼하지 마라. 작은 나무야......"
그게 이치라는 거야. 누구나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가져가야한다. 사슴을 잡을 때도 제일 좋은 놈을 잡으려고 하면 안돼. 작고 느림놈을 골라야 남은 사슴들이 더 강해지고, 그렇게해야 우리도 두고두고 사슴고기를 먹을 수 있는거야. 흑표범인 파코들은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지.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쓴 것 보다도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그러니 곰한테도 뺏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 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사람들하고 똑 같아.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하지.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그리고 나면 또 길고 긴 협상이 시작되지. 조금이라도 자기 몫을 더 늘리려고 말이다. 그들은 자기가 먼저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그럴 권리가 있다고 하지...... 그러니 사람들은 그놈의 말과 깃발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셈이야. 하지만 그들도 자연의 이치를 바꿀 수는 없어"
과거를 알아둬라.
눈물의 여로 (1838~1839년에 걸진 1만3천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차례로 오클라호마의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 당했다. 1,300km의 행진 중에 추위와 음식부족, 병, 사고등으로 무려 4,000여명 정도의 체로키들이 죽었다고 한다.)
나만의 비밀장소
체로키들은 아이들이 숲에서 한 일을 가지고 꾸짖는 법이 절대 없다.
할머니는 사람들은 누구나 두개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하셨다.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꾸려나가는 마음이다. 몸을 위해서 잠자리나 먹을 것 따위를 마련할 때는 이 마음을 써야한다. 자기 몸이 살아가려면 누구나 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게게는 이런것들과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 할머니는 이 마음을 영혼의 마음으라고 부르셨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교활한 생각을 하거나 다든 사람을 해칠 일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이용해서 이익 볼 생각만 하고 있으면......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들어서 밤톨만한 영혼만을 갖고 태어나게 되어 세상의 어떤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제로니모는 미국의 인디언 정벌에 대항하여 조직적인 저항을 시도한 아파치족의 마지막 전사였다.
침례교도는 누구나 침례, 즉 시냇물 속에 온몸을 완전히 담그는 의식을 중요시 했다. 감리교도는 물을 머리 꼭대기에 뿌려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맞섰다.
가을은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정리할 기회를 주는, 자연이 부여한 축복의 시간이다.
때로는 혹독한 겨울도 필요하다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하고, 보다 튼튼히 자라게 하는 자연의 방식이었다. 예를들면, 눈은 약한 나뭇가지만을 골라서 꺾어버리기 때문에 강한 가지들만이 겨울을 이기고 살아남게 된다. 또 겨울은 알차지 못한 도토리와 밤, 호두 따위들을 쓸어버려 산속에 더 크고 좋은 열매들이 자랄 기회를 제공해 준다.
2007. 7. 30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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