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432. 1Q84 - 3권.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동네, 2010

햇살처럼-이명우 2011. 7. 7. 12:07

"하지만 실제로 시간은 직선이 아니야. 어떤 모양도 갖고 있지 않아. 그건 모든 의미에서 형태를 갖지 않는것이야. 하지만 우리는 형태없는 것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없으니까 편의상 그걸 직선으로 인식하지. 그런 관념적인 치환이 가능한 건 현재로서는 인간 뿐이야."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만큼 속여먹기 쉬운 상대도 없다고 우시카와는 새삼 생각했다.

 

일반 종합병원에서 날마다 생사의 경계를 지켜보며 일하는 것보다는 스트레스가 적다. 노인들은 천천히 시간을 들여 기억을 상실하고,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조용히 숨을 거둔다. 피를 쏟는 일은 거의 없고 고통도 최소한으로 억제되어 있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 - 이자크 디네센

 

혹시 잊지 않는다면, 그것이 수학과 출신의 문제점의 하나다. 자신이 직접 관심이 없는 일에 대해서는 기억의 수명이 놀랄 만큼 짧다.

 

"사실에서 중요한 요소는 그 무게와 정밀도야. 온도는 그 다음이지"

 

"내 안에 올빼미가 있어."덴고는 말했다. 올빼미는 이제 덴고의 의식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갈라놓기 힘든 중요한 일부다. "올빼미는 숲의 수호신이고, 뭐든 다 아니까, 우리에게 밤의 지혜를 가져다 줄거야" 아다치 구미가 말했다. 하지만 어디에서 지혜를 청해야 할까. 올빼미는 온갖 곳에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 "질문이 생각나지않아." 덴고는 말했다. 아다치 구미는 덴고의 손을 잡았다. "질문은 필요없어. 스스로 숲속으로 들어가면 돼. 그게 훨씬 간단하니까."

 

사람은 때가 되어서 죽는게 아니에요. 안에서부터 서서히 죽어가다가 이윽고 최종 결재기일을 맞는것이지요. 아무도 거기에서 도망칠 수 없답니다. 인간은 받는 것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나는 이제야 그 진실을 배우고 있을 뿐이에요.

 

"패턴이 없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어. 음악에서의 테마 같은 거야. 하지만 그건 동시에 인간의 사고나 행동에 틀을 만들고 자유를 제약해. 우선순위를 바꾸고, 어떤 경우에는 논리성을 왜곡하지."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있어.

 

마음이라는 작용이 시간을 얼마나 상대적인 것으로 바꾸어버린 수 있는지, 그 빛 아래에서 덴고는 새삼 절감한다.

 

 

2011. 7. 7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