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햇살처럼-이명우 2011. 10. 9. 13:58

마라톤에서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오늘 하이서울 마라톤에 중앙마라톤 연습경기 삼아 참가했다. 아내는 새벽부터 일어나 마라톤경기 참가하는 나를 위해 찹쌀밥을 준비해주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해주었다. 된장찌게와 김으로 든든하게 찹쌀밥을 한그릇 후딱비우고, 사과도 한쪽 먹고, 구리역으로 나간다. 아침바람이 제법 쌀쌀하다. 배웅하는 아내를 보며 속으로 '달리다 힘들면 중간에 그만둔다'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아내는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 안으로 한마디 던진다. "가다가 힘들면 포기해도 돼. 꼭 완주안해도 되니까 무리하지 말아"

 

  05:40 구리역으로 모여서 전철을 탄다. 구리마라톤회원만 60명 정도가 된다. 조용하던 전철은 재잘재잘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찬다. 회기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시청역으로 간다. 시청역에 내려 5번출구로 나가서 서울광장에 올라오니 확 트인 모습이 새롭다. 신청사의 공사도 한다안한다 말이 많았었는데 벌써 골조는 다되고 외부 마무리만 남았다. 언제부턴가 마라톤참가는 전철로 이동하는게 당연시되었다.

 

  옷을 경기복으로 갈아입고 스트레칭을 한다. 조깅하는 사람, 몸푸는사람, 인파속에 나도 섞여있다. 해병대형은 잔디보호를 위해 설치해 놓은 격자형플라스틱에 미끄러 넘어져 크게 다쳤다. 눈위,입술,손바닥을 여러바늘 꿰맸다. 당연히 경기에는 출전하지 못했고,마음이 참 아팠다. 대회 주최측에서는 엠브란스에 태워서 병원으로만 보내려하고, 병원진료후의 대책은 없는것 같아 따졌다. 결국 자원봉사자 한 명을 딸려 병원으로 보내고 사는 달리기 대열에 합류했다. 풀코스 중간쯤.

 

  어김없이 스피커에서는 배동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같이 스트레칭, 함성지르기등등 출발 준비를 한다. 드디어 출발. 8시 정각에 출발했다.나는 연습이 부족하여 가능한 천천히 뛸려고 노력한다. 4시간20분 페이스메이커를 35Km까지 따라간다.최대한 에너지를 아끼면서.파워젤은 두개를 먹었다.

마라톤에는 체력과 에너지영역과 멘탈영역이 있다.체력영역에서는 실패와 포기가 모두 있지만 멘탈영역에서는 가느냐? 포기하느냐? 두가지만 있다. 달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35km이후는 순전히 정신력으로 가는 것이다.체력이니 에너지니 하는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오직 멘탈만 남는다.이때 포기하는 사람은 다리에 쥐가 났다느니,체력이 고갈되었다느니 변명을 하지만 사실은 멘탈에서 자신에게 진 것이다.연습은 많지않았지만 나는 멘탈에는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어쨌거나 35Km까지만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그래서 4시간20분 페메를 따라갔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한거다.35km지점에서 페메가 퍼져서 풍선내리고 걸어가고 있길래 수고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그다음부터는 멘탈영역,쉬쉬 소리내며 3kn를 달려 완주했다.

아내에게 또 완주해버려서 미안해! 라고 했더니 당신이 수고했어요라고 답장했다.

 

정신은 언제나 육체를 지배한다.우리가 알든,모르던 정신은 항상, 우리의 육체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2011. 10. 9 (일) 한글날 서울하이마라톤 완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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