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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료마가 간다 4, 시바료타로, 창해, 2002

햇살처럼-이명우 2011. 11. 28. 08:56

료마는 논쟁을 하지 않는다.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논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만약 논쟁에서 이겼다고 하자.
결국 상대의 명예를 훼손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인간이란 논쟁에서 진다고 해도 자신의 지론持論이나 생활방식을 바꾸지 못하고, 졌다는 것에만 원한을 갖게 된다.

인간의 의식이란 그 환경으로부터 쉽게, 아니 절대적이라고 할 정도로 비약이 불가능하다. "나는 일본이란 나라를 만들 생각이야. 요리모토, 히데요시, 이에야스는 천하의 영웅호걸을 굴복시키고 나라와 비슷한 것을 만들었어. 그러나 나라와 비슷할 뿐 나라는 아니었어. 미나모토 가문, 토요토미 가문, 도쿠가와 가문을 만들었을 따름이지. 일본은 아직까지 나라가 아니었어"

" 인생이 하나의 연극이라고 하지만, 연극과 크게 다른점이 있다. 연극배우는 남이 무대를 만들어 주지만, 인생은 자기가 직접 자신에게 맞는 무대를 만들어 그 위에서 연극을 한다. 남이 무대를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물론 이조에게는 이념이나 사상이 없었다. 2류 이하의 많은 '지사'들이 그랬듯이 그들을 풍운 속에 뛰어들게한 것은 그들의 혈기 였다. 두뇌는 다케치 한페이다에게 맡기고 행동했다. 다케치가 명령을 내리면 움직이고, 다케치가 잠자코 있어도 '저놈을 처치하면 스승의 칭찬을 받는다'라고 여겨지면 지체없이 죽였다. 그것 뿐이다.

"얘, 단검은 못찾았지?"
"응"
"다시는 그런 짓을 하면 안돼. 단검 같은 것은 얼마든지 살 수 있어. 그런 쇠붙이를 아버지의 유품이니 무사의 넋이니하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는 바보들이나 하는 일이야. 아버지의 유품은 너 자신이야."

'창궐猖獗'이라는 한자어가 있다. 모두 짐승(개)을 가리키는 견犬이 부수다. 사전에 의하면 '맹수가 미쳐 날뛰는 것처럼 심하게 설친다'는 뜻이라고 한다.

"칼은 무사의 혼이 아니오"
"도구에 지나지 않아요. 도구를 가지고 혼이라고 가르친 것이 바로 도쿠가와 3백년이 교육이요. 센고쿠시대의 모사는 칼을 소모품으로 여기고 사람에 따라서는 몇자루나 가지고 있다가 전쟁터에 나가 부러지면 바로 버렸고, 잘 들지 않을 때는 숫돌에 갈아서 사용했소"
"그것과 화재현장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슨 관계가 있죠?"
"무사의 혼이라고 하기에 하는 말이오. 잃어버린 것은 내 부주의 때문이고, 내 혼은 바로 이 안에 있소."
자기 가슴을 쓰다듬는다.
"칼에는 혼이 없소"

료마 어록
- 세상에 태어난 의미는 큰일을 하는데에 있다.
- 다른 사람의 업적을 흠모하거나 남의 흉내는 내지마라. 석가도, 공자도, 또 중국 왕조에서 창업을 이룩한 역대 제왕도 모두 선례가 없는 독창적인 길을 걸었다.
- 인생이란 고작 50년이다. 일단 뜻을 품었다면 그 뜻을 이룰 수 있는 수단만을 강구하되, 허약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비록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해도 그 목적을
향해 걷다가 죽어야 한다. 생사는 자연현장이니 미리 계산에 넣어서는 안된다.

2008. 5.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