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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도서출판 부키, 2010

햇살처럼-이명우 2013. 8. 22. 15:39

416.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도서출판 부키, 2010

장하준,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교수,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나쁜 사마리아인> www.hajoonchang.net

1.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시장의 자유는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보는이의 견해에 따라 달라진다. 최대한의 이윤을 거두기 위해 필요하면 누구든 고용할 수 있는 공장주의 권리보다 아동의 일하지 않을 권리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의 눈에는, 아동 노동금지가 노동시장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시장이 아동 노동금지라는 잘못된 정부규제에 얽매여 자유롭지 못하다고 볼 것이다.
처음에 도입되었을 때 시장의 자유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심하게 반대했던 내용, 자동차나 매연에 대한 환경규제,......이렇게 똑 같은 시장을 놓고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정 시장을 구분하는 신성불가침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경계를 변경하고자 하는 시도 역시 그 경계를 지키고자 하는 시도만큼이나 정당한 것이다. 실제로 자본주의의 역사 자체도 시장의 경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시장에서 계속 거래되는 상품도 시간이 지날수록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기농산물 증명, 공정무역 생산자 증명,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제품표기 규정, 환불규정 등.
......미국은 노예매매의 자유를 둘러싸고 남북전쟁을 했다. 영국은 아편 자유거래를 위해 중국과 아편전쟁을 했다.

시장의 경계가 모호하며 객관적으로 결정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경제학은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물론 자유시장을 신봉하는 경제학자들은 우리가 시장의 올바른 경계를 과학적으로 확정할 수 있다고 믿기를 바라겠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다. 연구하는 대상의 경계를 과학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과학적 연구라고 할 수 없다.

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된다.
영어권 국가의 기업이름에는 PLC(Public Limited Company, 주식회사), LLC(Limited Liability Company, 유한책임회사), Ltd(Limited Company,유한회사) L은 유한책임(Limited liability)를 줄인 유한(limited)의 머리 글자로, 기업이 파산할 경우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지분 만큼만 손해를 본다는 의미이다.

기업이 수입을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고용을 줄여 임급지출을 삭감하고, 투자을 최소화하여 자본지출을 줄이는 식으로 비용치출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윤창출은 주주가치 극대화의 시작일 뿐이다. 자사주 매입(고가주식 상태 유지)

문제는 주주들이 기업의 법적 소유주이기는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러 이해 당사자 중에서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제일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주주들이야 말로 기업에서 가장 쉽게 손을 뗄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GM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누리던 절대 우위를 잃어버리고 끝내 파산한 이유를 생각해보라. GM은 주주가치 극대화의 선봉에 서서 끊임없이 다운사이징을 추진하고 투자를 기피했다. 이런 단기 전략 위주의 GM식 경영이 가진 약섬은 최소한 1980년대 후반부터 이미 가시적으로 드러났으나 2009년에 파산을 때까지 전략을 바꾸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GM자체는 허물어지고 있었으나 경영인과 주주들은 행복했기 때문이다.
부동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불공평할 뿐 아니라 효율적이지도 않다. 이는 국민경제와 기업 모두에게 마찬가지이다. 잭 웰치가 최근 고백했듯이 주주가치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은 아이디어" 이다.

3. 잘 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인도 뉴델리 버스기사는 시간당 18루피를 받는다.(람). (스벤) 스웨덴 스톡홀름 버스기사는 시간당 130크로나, 2009년 환율로 계산하면 870루피 정도 된다. 스웨덴의 버스 운전사는 인도의 버스기사에 비해 무려 50배를 더 받는 셈이다.

자국 정부의 이민 통제정책 덕에 스웨덴 노동자들은 인도를 비롯한 가난한 나라의 노동자들과 직접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스벤(스웨덴)이 람(인도)보다 50배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그가 속한 스웨덴 노동시장에 비슷한 일을 하는 인도 노동자에 비해 50배가 훨신 넘는 생산성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워런 버펫(Warren Buffet)은 1995년 한 TV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나는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의 많은 부분이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가 벌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나를 방글라데시나 페루 같은 곳에 갑자기 옮겨 놓는다면 맞지 않는 토양에서 내 재능이 얼마나 꽃피울지 의문입니다. 30년 후 까지도 고정을 면치 못할 거예요. 지금 활동하는 시장은 내가 하는 일에 아주 후한 보상을 내리는 환경입니다. 사실 불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보상이지오."라고 말했다.

 

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인간은 본래 가장 최신의 기술이자 가장 눈에 띄는 기술에 현혹되는 경향이 있다. 조지 오웰(George Owell)은 이미 1944년에 '물리적 '거리'가 파괴되고 국경이 사라질 것이라고 흥분하는 사람들을 비판한 적이 있다. 당시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호들갑을 떨게 만든 기술은 다름아닌 비행기와 라디오였다.

 

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경제활동을 하는데 이기심만이 유일한 동기는 아니다.

 

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1922년 독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

 

7.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사람들은 달러지폐를 '죽은 대통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0달러 지폐 알렛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재무장관, 미국 경제 설계자,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 벤잠니 프랭클린 처럼

 

8. 자본에도 국적이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외국인 투자가 많은 경우 새로운 생산시설을 설립하는 그린필드 투자(Greenfield investment)가 아니라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브라운필드 투자(Brownfield investment)라는 사실이다.

 

9. 우리는 탈 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 서비스 부문에서는 생산성을 억지로 높이려다가 생산물(제공되는 서비스) 그 자체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 일례로 현악 4중주단이 27분 짜리 곡을 9분만에 후딱 연주했다고 하자. 과연 생산성이 3배 향상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구매력 평가기준 세계 1위지만, 평균 수명과 유아 사망율 같은 보건지수는 세계 30위, 1인당 평균 미국 교도소 재소자는 유럽의 8배, 일본의 12배나 될 정도로 범죄율이 높아 최빈곤층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훨씬 많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인은 대부분 유럽인들 보다 10% 더 오래 일하고, 노르웨이나 네덜란드 인들에 비하면 일하며 보내는 시간이 무려 30%나 더 길다. 아이슬란드 경제학자 토르발뒤 길파손(Thorvaldur Gylfason)이 2005년 기준 노동시간 당 구매력 평가지수 소득을 산출한 결과 미국은 겨우 8위이다. 1위 룩셈부르크, 2위 노르웨이, 3위가 프랑스다(만날 빈둥거리는 인상을 주는 프랑스가 3위다) 아일랜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가 미국보다 앞서고, 그 다음이 독일이다. 다시 말해서 같은 시간 일했을 때 미국인들은 경쟁국 국민들과 같은 생활 수준을 누리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떨어지는 생산성을 긴 노동시간으로 보충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간 생활 수준 격차를 간단히 비교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 중 1인당 소득, 특히 구매력 평가지수로 표시한 1인당 소득이 그나마 가장 신뢰할만한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득으로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다보면 여가시간의 양과 질, 직업의 안정성, 범죄의 공포로부터 해방, 의료혜택, 사회복지등 "질 좋은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을 간과하기 쉽다.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20세기 초반까지도 일본을 방문한 미국인들과 호주인들은 일본인들이 게으르다고 말했다. 19세기 중반까지도 영국인들은 독일인을 가리켜 너무 바보같고 개인주의적이며 감정적이어서 독일계 나라들은 경제발전을 하게는 글렀다고 말했다.

 

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White Elephant Project 불교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기는 흰코끼리는 동남아시아에서 왕권의 정당성과 위엄을 상징하기 때문에 일을 시킬 수 없는 짐승이다. 보기에는 번드레 하짐나 유지하는 데에는 엄청난 돈과 노력이 들어가는데다 실용적인 이용가치는 전혀 없는 물건을 가리킴.

현대 경제학계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자유시장 경제이론에 따르면 포스코, LG, 현대 등이 거둔 성공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가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트리클 다운 경제학은 실패

 

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동전 앞면이 나오면 내가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네가 진다.

 

15.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기업가 정신→공동체적 성과)

에디슨이나 빌 게이츠 처럼 특별한 인물들도 수 없이 많은 제도적, 조직적 지원을 받지 않았다면 오늘 날과 같은 업적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16.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2008년 AIG가 파산할 때 원인은 본업인 보험사엄이 아니라 신용부도 스왑 거래에서 기록한 4,410억 달러의 손실이었다.

 

하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197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 우리는 합리적이 되려고 노력하지만 합리적으로 되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는 심각한 제약이 있다. 이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여 우리의 지적능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중요한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능력의 한계다.

 

불확실성의 개념,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Rumsfeld)는 2002년 아프카니스탄 전쟁에 관한 언론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알려진 기지수(旣知數)들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알려진 미지수 들이 있다. 그러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미지수들도 있다. 우리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을 말한다." 


64칸 32말의 체스경기, 한 게임당 경우의 수가 무려 10의 120승에 달한다. 그러므로 이 게임에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을 지닌 인간은 없다.

   - 하버트 사이먼 -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 살게 되는 건 아니다.

  - 제로섬 게임 '분류'과정을 위해 낭비

  - 교육은 소중하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 우리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데 있다.

 

18.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19. 우리는 여전히 계획경제에 살고 있다.

  - 소금이 우리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해서, 소금만 먹고 살 수 없다.

 

20. 기회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알레한드로 톨레도(Alejandro Toledo) 전 페루 대통령은 예외적인 사례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 복지제도는 노동자들을 위한 파산법이다.

 

22. 금융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 아이슬란드에 없는 세가지 표현

 

23. 좋은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 인간의 나쁜 면 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2011. 4. 24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