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스피노자의 「윤리학」 연구, 박삼열, 선학사, 2002
서양 근대는 흔히 두 개의 R과 함께 시작한다고 한다. 하나는 종교개혁(Reformation)이고, 다른 하나는 르네상스(Renaissance)이다.
실체의 정의
"실체란 그 자체로 존재하며, 자기 자신에 의해서 이해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개념을 형성하기 위하여 어떤 개념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다." (「윤리학」 1부 정의3)
데카르트는 정신과 물체를 구별하여 이원론적 세계관을 수립하였다. 이에 반해서 스피노자는 사유와 연장이 독립된 속성이지만, 다른 무한한 속성과 함께 실체 안에 있다는 일원론적 통일을 주장했다.
끊임없이 물결치기 때문에 잔잔한 물 자체는 볼 기회는 없지만, 그 물결들에 대한 숙고는 우리로 하여금 잔잔한 물의 관점에서 그 물결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 잔잔한 물의 관점에서 물결들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그 물결의 진정한 원인이 다름 아닌 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그 어떤 물결도 물의 필연적인 법칙, 즉 처음 물을 휘저을 때 주어진 힘의 법칙에서 벗어나 임의로 물결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해준다.
스피노자의 속성 개념
(1) 실체 일원론 : 오직 하나이 유일한 실체만이 존재한다.
(2) 속성 다원론 : 무한하게 많은 수의 각각 독립됩 속성들이 존재한다.
속성이란 실체이 본질을 '표현하는 것'
모든 속성들에게 구조적으로 공통적인 것이 실체의 본질이고, 각각의 속성에 구조적으로 공통된 것, 즉 본질이 있다면 우리는 각각의 속성들 하나하나가 실체와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수의 속성이 실체의 본질을 구성한다'
스피노자에게 정신과 신체는 어떤 때는 사유의 속성에 의해서, 다른 때는 연장의 속성에 의해서 이해되는 동일한 개별체이다. 즉, '하나의 개별체가 어떤 때는 사유하는 것(정신)으로 어떤 때는 연장된 것(신체)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스피노자 심신론의 핵심이다.
사유와 연장이라는 두 개의 속성이 각각 두 개의 다른 실체(정신과 물체)에 속하다고 데카르트는 주장했다.
신체의 이러저러한 활동들은 신체를 지배하고 있는 정신으로부터 생긴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 문제점에 관하여 내가 그들에게 질문하고자 하는 것은 '만일 반대로 신체가 활발하지 못하다면, 동시에 정신도 사색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지 않은가? 라는 것이다. 회냐하면 신체가 잠들어 있을 때, 정신도 동시에 의식이 활발하지 않게 되어, 깨어 있을 때처럼 사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완전한 존재에 있어서의 무한한 속성들에 대한 관념이 허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을 보충하여야 할 것이다. 자연에 대한 끊임없는 숙고 후, 우리는 아직까지는 그것에 속하는 것으로 두 개 이상의 속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무한한 속성들 중에서 그들의 본질을 통해서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속성은 사유와 연장 뿐이다.
사유하는 실체는 개념적으로는 연장된 실체와 다른 실체로 이해되지만, 실재성의 측면에서는 이 두 실체들은 하나의 같은 실체이다.
정신은 사유의 속성아래에서 이해된 실체의 양태들이고 신체는 연장의 속성아래에서 이해된 실체의 양태들이다. 따라서 사유하는 실체와 연장하는 실체가 하나이고, 같은 실체이듯이 '사유하는 실체의 양태와 연장된 실체의 양태' 즉 '정신과 신체'도 하나이고 같은 양태이다. 하나의 실체가 어떤 때는 사유하는 실체로 나타나고, 어떤 때는 연장된 실체로 나타나듯이 하나의 개별체가 어떤 때는 사유하는 것(정신)으로, 어떤 때는 연장된 것(신체)으로 나타난다. 이렇게 정신과 신체는 두 개의 기술들을 가진 하나의 개별체이다.
인간의 진정한 최고 행복은 어떤 외부의 상황에도 마음의 동요를 전혀 일으키지 않는 평등의 상태에 이를 때 가능한데, 감정의 노예에서 해방된 자유인만이 그 경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의 행복에 이르는 구체적인 과정(사랑의 세 단계를 통한 자유인 되기)
1. 감정의 노예상태 : 정념으로서의 사랑
2. 예속에서 해방으로 : 자기 결정적인 사랑
3. 최고 행복에 이르는 길 : 신에 대한 지적인 사랑
스피노자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진정한 최고 행복을 등한시하는 이유가 그것이 손 앞에 있어서 힘들이지 않고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과 어려움이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는
"모든 고귀한 것은 드문 동시에 어려움이 따른다." 라는 문장으로 「윤리학」을 끝맺고 있다.
2011. 5. 16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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