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워싱턴에 있는 지하철역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슈아 벨이 거리의 악사로 변장을 해서 연주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 벨이 연주한 악기는 무려 32억 원짜리 바이올린이었습니다.
그날 벨은 거리의 악사로 분장을 하고 지하철역 앞에서 45분 동안 열심히 연주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록 장소가 지하철역이기는 하지만 많은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날 벨이 연주하는 그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음에도 사람들은 그의 연주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그날 벌어들인 돈은 고작 32달러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겨우 3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해봤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번잡한 거리인 강남역 6번 출구에서 성신여대의 피호영 교수가 똑같은 실험을 했던 것입니다. 당시 피 교수가 연주한 바이올린은 70억 원짜리 1717년산 스트라디 바리우스 악기였습니다. 거리의 악사로 변장한 피 교수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곡을 45분 동안 열심히 연주했습니다. 그런데 피호영 교수는 그날 과연 얼마나 벌었겠습니까? 19,600원 벌었습니다. 이와 같은 실험을 영국인들도 해봤는데 그곳에서도 25,000원을 벌었습니다.
이 실험을 보면서 저에게 든 생각은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그 능력을 발휘하는 장소가 거리이거나, 지하철역이거나, 육교 아래거나, 그에 합당한 장소가 아니면 그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묻힌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늘 이 실험이 생각납니다. 단지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더욱 그렇습니다.
201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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