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고통을 당해도 어떤 사람은 그 고통 속에서 희망을 바라보고, 다른 어떤 사람은 고통 속에서 절망을 바라보죠. 고통은 동일하나 고통을 느끼는 건 동일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는 거죠. 저는 행복을 생각할 때, 꽃 향기를 떠올립니다. 라일락 향을 좋아하는데, 길을 걷다 라일락 향이 나면 발걸음을 늦추고 향을 맡습니다. 그렇게 오래 있다 보면 어느 순간 향이 나지 않습니다. 왜 향이 안 나냐? 생각해 보면, 향이라는 건 한 순간 스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계속 좋다고 해서 계속 향을 맡으면, 그건 냄새가 되고 질립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순간에 내가 느끼는 것이지 계속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제가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를 냈을 때, 기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그 기쁨이 계속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첫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얼마나 더 기뻤을까요? 지금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하지만, 그 순간의 기쁨이 평생 지속되면 저는 감당할 수 없을 겁니다. 그 지속되는 기쁨 때문에 죽을지도 모르죠. 기쁨은 그 순간 사라지기 때문에 나에게 존재할 수 있는 겁니다. 사라지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거죠. 그 순간의 기쁨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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