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以時習之 不亦說乎

도연명 陶淵明 의 귀거래사 歸去來辭 전문

햇살처럼-이명우 2018. 1. 4. 09:38

[ 도연명 陶淵明 의 귀거래사 歸去來辭 전문 ]
                                                          

귀거래혜 歸去來兮여. - 돌아가자!
전원장무田園將蕪하니, 호불귀 胡不歸리오. - 전원이 장차 거칠어져 가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겠는가.
기자이심위형역 旣自以心爲形役이나 - 이미 스스로 마음을 육체에 부림 받게 하였으나
해추창이독비 奚惆悵而獨悲리오. - 어찌 근심하며 홀로 슬퍼만 하겠는가.
오이왕지불간 悟已往之不諫하고 - 이미 지나간 것은 따질 것 없음을 깨달았고
지래자지가추 知來者之可追로다. - 앞으로 올 일은 제대로 따를만함을 알겠다.
실미도기미원 實迷塗其未遠하니 - 실로 길은 어긋나버렸으나 멀어진 건 아니나
각금시이작비 覺今是而昨非로다. - 이제야 바른 길을 찾았으니 지난날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도다.
주요요이경양 舟遙遙以輕颺하고 - 배는 흔들흔들 가볍게 떠가고
풍표표이취의 風飄飄而吹衣로다. - 바람은 살랑살랑 옷자락을 분다.
문정부이전로 問征夫以前路하고 - 지나가는 이에게 앞길을 물으면서
한신광지희미 恨晨光之熹微로다. - 새벽빛이 희미한 것을 한스러워한다.

내첨형우 乃瞻衡宇하고 - 어느덧 저 멀리에 있는 내 집이 눈에 들어와
재흔재분 載欣載奔하니 - 기쁜 마음에 급히 걸음을 옮기니
동복환영 僮僕歡迎하고 - 머슴아이 나서며 반갑게 나를 반겨주고
치자후문 稚子候門이라. - 어린 자식은 문 앞에 서서 기다리고 있네
삼경취황 三徑就荒이나 - 뜰 안의 세 갈래 오솔길은 잡초만 무성하나
송국유존 松菊猶存이라. - 소나무와 국화는 예와 같이 아직도 변함없구나
휴유입실 携幼入室하니 - 어린 아들 손에 이끌려 방으로 들어서니
유주영준 有酒盈罇이로다. - 항아리에 가득 차 있는 술이 나를 반기네
인호상이자작 引壺觴以自酌하고 - 술 단지 끌어당겨 혼자 술잔을 기울이다가
면정가이이안 眄庭柯以怡顔이라. - 뜰의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짓는다
의남창이기오 倚南窓以寄傲하니 - 남쪽 창가에 내 멋대로 몸을 기대고 나니
심용슬지이안 審容膝之易安이라. - 무릎이나 펼 작은 집이지만 비로소 편안함을 알겠구나
원일섭이성취 園日涉以成趣하니 - 정원은 매일 걸어도 풍취가 있어 좋고
문수설이상관 門雖設而常關이라. - 문은 달아놓았지만 늘 닫아두고 있네
책부노이류게 策扶老以流憩다가 - 늙은 몸 지팡이에 의지해 걷다가 쉬다가
시교수이하관 時矯首而遐觀하니. - 때때로 고개를 들어 멀리 하늘을 보니
운무심이출수 雲無心以出岫하고 - 구름은  무심히 산의 바위틈에서 나오고
조권비이지환 鳥倦飛而知還이라. - 새는 날기에 지쳐 돌아올줄 아는구나.
영예예이장입 影翳翳以將入하니 - 햇빛이 어둑어둑하면서 장차 지려하니
무고송이반환 撫孤松而盤桓이라. -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거린다.

귀거래혜 歸去來兮여. - 돌아가리라!
청식교이절유 請息交以絶遊하리라. - 사귐도 어울림도 이젠 모두 끊으리라
세여아이상위 世與我而相違하니 -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나기만 했으니
복가언혜언구 復駕言兮焉求리오. - 다시 수레를 몰고 나간들 어찌 무엇을 구하겠는가
열친척지정화 悅親戚之情話하고 - 친척들과 정다운 대화를 기뻐하고
낙금서이소우 樂琴書以消憂로다. - 거문고와 책을 즐기면서 시름을 잊으리라.
농인農人이 고여이춘급 告余以春及하면 -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다 알리면
장유사우서주 將有事于西疇로다. - 서쪽 밭에 나가서 밭이나 갈아야겠다.
혹명건차 或命巾車하고 - 때로는 휘장으로 장식한 수레를 불러 타고
혹도고주 或棹孤舟하여 - 때로는 외로운 한 척의 배를 스스로 젓기도 하며
기요조이심학 旣窈窕以尋壑하고 - 한적하고 고요함이 깊은 골짜기도 찾아가보고
역기구이경구 亦崎嶇而經丘라. - 험한 산길 가파른 언덕을 넘어가본다.
목흔흔이향영 木欣欣以向榮하고 - 나무들은 생기를 머금은 채 무성해 가고
천연연이시류 泉涓涓而始流로다. - 샘물은 졸졸거리며 흐르기 시작한다.
선만물지득시 善萬物之得時하고 - 만물이 제 때를 얻은 것이 부럽고
감오생지행휴 感吾生之行休로다. - 나의 삶은 장차 끝나감을 느낀다.

이의호 已矣乎라. - 그만두자.
우형우내복기시 寓形宇內復幾時오 - 세상에 몸을 의탁해 사는 것이 또한 얼마나 된다고
갈불위심임거류 曷不委心任去留하고 - 어찌 마음에 맡겨, 가고 머무름을 임의대로 하지 않겠으며
호위호황황욕하지 胡爲乎遑遑欲何之오. - 무엇때문에 허둥대며 어디를 가려고 하겠는가.
부귀富貴는 비오원 非吾願이요 - 부귀는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며
제향帝鄕은 불가기 不可期라. - 신선세계는 기약할 수 없다.
회양진이고왕 懷良辰以孤往하고 - 좋은 시절 생각하며 혼자 이곳저곳 거닐다가
혹식장이운자 或植杖而耘耔하며 - 때로는 지팡이를 놓고 밭에 김을 매며 기운을 북돋기도 하고
등동고이서소 登東皐以舒嘯하고 - 조용히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도 불어보며
임청류이부시 臨淸流而賦詩리라. - 맑은 냇가에 앉아 시나 읊어가며 지내리라.
료승화이귀진 聊乘化以歸盡인데 - 이렇게 자연을 따르다 끝내 돌아가고 말 것인데
낙부천명복해의 樂夫天命復奚疑리오. - 천명을 즐겼거늘 다시 무엇을 의심하리오.

[출처] 귀거래사 歸去來辭 (전문) - 도연명 陶淵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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