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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8. 그 날의 드라이브, 오기와라 히로시, 예담, 2010.

햇살처럼-이명우 2018. 11. 5. 17:32

538. 그 날의 드라이브, 오기와라 히로시, 예담, 2010.

다시 한 번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면, 어디서부터 일까?

청춘을 바쳐 일해온 직장을 하루 아침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노부로.
그 또한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일찍이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달라졌을지도 모를 또 하나의 인생에 집착한다. 만약, 지금의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와 결혼했더라면 학창시절의 꿈을 쫒아 취업했더라면......
글자 그대로 '망상'에 가까운 정도로 과거를 쫒는다. 그러나 현실은 노부로의 바람처럼 지나간 과거를 되돌려주지는 못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얽매여 사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는 순간, 주변의 소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딱 한 번의 실수, 상사에대한 단 한 번의 불복종, 소거법으로 사람을 선별해 나가는 은행에선 그것만으로도 앞길이 막혀버린다.
단 한마디!
하지만 왜 그런 말을 했는지는 자신도 모른다. 몇 번을 곱씹어도 그건 우연이었다.

인생은 외길이 아니다. 갈림길 투성이인 미로다.

'확 패주고 싶은(싶었던) 상사' 리스트

인생은 필시 천상에서 던져지는 주사위의 눈에 따라 움직여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 주사위 눈 앞에 노력도 재능도 아첨도 무력해진다. 그것은 '운'이나 '끗발'이라 불리는 것보다 거대하고 엄연한 것이리라. 몇 번은 자신이 바라는 숫자가 연달아 나올 운이 있다 하더라도 나날이, 그리고 순간순간 인생 앞에서 나타나는 모든 갈림길과 십자로를 순조로이 해치고 나가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모두 그렇다. 자신의 인생이 잘못된 길로 헤매들어간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여하튼 모퉁이 바로 앞에는 신호등도 표지판도 없으니까!

택시 운전이란 게 그만큼 우연에 희롱당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클럽하우스에서는 글럽 샌드위치죠"라는 썰렁한 조크를 던지고, 집에서 가져온, 도모미가 직접 만든 도시락을 먹었다. 분명히, 그 날부터다. 그날 이후 줄곧 노부로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아니라 '거짓말쟁이 자식'인 것이다.


  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누구든 서두르지 않으면 손해라고 여긴다. 길을 달릴 때에는 가능하면 한 대라고 더 젖히고 앞서 나가고 싶어한다. 신호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면 그 후 일분 안팎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정체는 인생에서 커다란 낭비의 하나. 하지만 과연 그럴까. 특히 택시의 경우 신호때 또박또박 정차하면 그 만큼 손님 눈에 띄기도 쉽고 잡기도 쉽다.

  같은 길이라면 빨리 달리는 쪽이 좀 더 많은 손님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급히 가느라 손님을 놓쳐버리는지도 모른다. 앞지르기를 시도할 때. 과연 보도에 있는 손님이 눈에 들어올까? 그래 빠른 길만이 능사는 아니다.


  인터넷으로 도쿄내 호텔의 체크아웃시간, 결혼식장 스케줄, 병원진료시간 등을 철저히 조사한 것이다. 다른 택시가 모여들 유명한 곳은 피하고, 그다지 알려지지 않을 법한 곳만 추려나갔다. 

  비즈니스 호텔의 체크아웃 시간은 이르다.

  길일에는 결혼식, 불멸일에는 장례식장


남의 인생을 쉽게 봐서는 안된다. 


어떻게 하면 잘 풀리는지, 지금 하는 일의 원리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에 맡기지 않고, 제대로 읽으면 터진다. 안될 때는 운이라 생각하고 포기하면 된다.


그 앞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길이 재미있는지 모른다.


인생은 외길이 아니다. 갈림길 투성이인 미로다.

접어들어야 할 길을 몇 번씩이나 지나쳐버렸다. 헤매고, 멀리 돌아가기도 했다. 모퉁이 바로 앞에는 신호등도 표지판도 없으니까.

그 앞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길이 재미있는지 모른다.


2014.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