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 자치통감 2, 사마광, 권중달 옮김, 도서출판 삼화, 2013.
우리나라 전통시대 <천자문>, <동몽선습>,<사서>, <통감>을 읽어야 하는 것으로 알아왔다. 우리나라 문화를 집대성한 세종대왕은 이 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백성들에게 이 책을 쉽게 읽히고자 당시의 저명한 학자들을 동원하여 국가적인 사업으로 <자치통감 훈의>를 편찬하였으니, 당시 이 책이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되었는지 알 수 있다.
'<자치통감>을 세 번 읽이 않은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마라.'
번쾌가 간하였다.
"패공께서는 천하를 가지고 싶으십니까? 장차 부잣집 영감이 되고 싶으십니까? 무릇 이들 사치한 물건은 모두 진을 망하게 한 것들인데, 패공께서는 무엇에 쓰려고 하십니까? 바라건대 급히 패상(覇上, 섬서성 서안시 동쪽 패하)으로 돌아가시고 궁중에 머무르지 마십시오."
장한 등이 항우에게 항복하고 함곡관을 가기 전, 신안(新安, 하남성 신안현)에서 초군은 한밤 중에 포로로 잡힌 진의 군졸 20만명을 공격하여 성의 남쪽에 파묻었다.
항우는 구슬을 받아서 좌석 위에 놓았다. 아부(亞父, 범증)는 옥두를 받아서 이를 땅에 놓고 칼을 꺼내서 때려서 깨뜨리고 말하였다.
"에이, 이녀석과 더불어 모의하기에는 모자라군! 장군의 천하를 빼앗은 놈은 반드시 패공(覇公)일 것이고, 우리에게 소속된 사람들은 이제 그의 포로가 될 것이오."
"윗 분께서는 천하를 잡으려하지 않고 왜 장사(壯士)들의 목을 베십니까?" 한신이 등공에게 말하였다.
소하가 말하였다. " 제장들은 쉽게 얻을 수 있을 뿐이지만, 한신 같은 경우에는 국사(國士) 가운데서 둘도 없는 사람입니다. 왕께서 한중(漢中)에서 오랜 동안 왕 노릇을 하시고자 한다면 한신을 부릴 일이 없을 것이지만 꼭 천하를 가지고 겨루고자 한다면, 한신이 아니면 더불어 일을 계획할 사람이 없습니다. 생각하건데 왕의 정책을 어떻게 결정하려는 것입니까?"
"신은 일찍이 그를 섬겼으며, 그러니 그의(항왕) 사람됨을 말씀드리게 해 주십시오. 항왕은 뱃속에 노기를 가득 채워 질타(叱咤)하면 천명이라도 모두 폐(廢)해버리지만, 그러나 똑똑한 장수를 자기에게 소속시켜서 임명할 수 없는데, 이는 다만 필부의 용기일 뿐입니다. 항왕은 사람을 보면 공경하고, 자애해고 말하는 것이 화기애애하여 다른 사람에게 병이 있으면 눈물을 흘리면서 음식을 나누어 먹지만 사람을 부리는데 있어서는 공로를 세워서 마땅히 봉작(封爵)할 사람이 있어도 인장(印章)을 만지작거리면서 차마 주지를 못하고 있으니, 이것을 이른바 부인(婦人)의 어짊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진평의 허물을 말하자 한왕은 위무지를 불러서 나무랐다. 위무지가 말하였다.
"신이 말한 것은 그의 능력이며 폐하께서 물으신 것은 행위입니다. 지금 미생(尾生)과 효기(孝己)의 행위가 있다고 한들 승부의 계책에서는 보탬이 되지 않으니 폐하께서는 어느 겨를에 그런 사람을 채용하겠습니까? 초와 한이 서로 버티고 있으니 신은 기이한 계책을 쓰는 인사를 올린 것이고, 그의 계책이 진실로 국가에 이로울지 아닐지를 생각하였을 뿐입니다. 형수를 도둑질한 것과 금을 받은 것이야 또 어찌 충분히 의심할만 하단 말입니까?"
기원전 204년 한.조 정형구 전투(하북성 정형현, 산맥이 돌연이 끊겨서 두 산 사이가 좁아 지키기는 쉽고, 공격하기는 어려운 하늘이 내린 험지)
한신과 장의는 군사 수 만, 조나라 군사 20만, 조왕과 성안군.
조군 이좌거(광무군)가 조왕에게 유세했다.
"기습병 3만명을 빌려주시면 제가 한신의 치중을 끊겠으며, 족하께서는 해자를 깊이 파고, 보루를 높이어 더불어 싸우지 마십시오. 저들은 앞으로 나아가도 싸울 수 없고, 물러나도 돌아갈 수 없으니 한신은 포로가 될 것입니다."
성안군은 일찍이 스스로 의병(義兵)이라고 하여서 속이는 꾀나 기습하는 계책을 쓰지 않고 말하였다.(송양지인)
"한신의 군사는 적고 지쳐서 피로하였는데, 그처럼 피하고 공격하지 않으면 제후들은 나를 겁먹었다고 생각하고, 가벼이 보고 와서 나를 칠 것이다."
한신이 사람을 시켜 확인해보니, 그들이 이좌거의 계책을 쓰지 않은 것을 기뻐하고 계속 진군했다. 정형구 30리 못미치는 곳에서 행군을 중지하고 묵었다. 밤중에 경기병 2천을 뽑아 산으로 가려진 곳에 숨겨두고 말하였다.
"조의 군사는 내가 달아나는 것을 보면 반드시 성벽을 비우고 나를 쫒을 것인데, 너희들은 재빨리 조의 성벽에 들어가서 조의 깃발을 뽑고 우리 한의 붉은 깃발을 세워라."
"오늘은 조를 깨뜨리고 모여서 식사를 할 것이다." 제장들이 믿지 못하고 돌아갔다. "예"
한신이 말하였다.
"조의 군사는 이미 먼저 편한 곳을 점거하여 성벽을 쌓았고, 또 저들은 아직 우리 대장의 기고(旗鼓)도 보지 못하여 공격하려고 앞으로 나오려 하지 아니하는데, 아마도 우리가 험지에 이르러서 돌아갔을 것이라고 할까 걱정이다."
마침내 1만으로 하여금 먼저 나아가게 하고, 마아가자 배수진(背水陣, 면만수, 병주~정형현)을 쳤더니 조의 군사들이 이를 바라보고 크게 웃었다. 날이 밝자 한신은 대장의 기고(旗鼓)를 세우고 북을 치면서 정형구(井陘口)를 나갔는데 조의 군사들이 성벽의 문을 열고 이를 공격하여 큰 전투를 벌여 자못 오래 걸렸다.
이에 한신과 장의는 거짓으로 기고를 버리고, 물가에 있는 진지로 도망하니 물가에 진을 쳤던 군사들이 문을 열어 이들을 받아들이고 다시금 급하게 싸웠다. 조의 군사들은 과연 성벽을 비우고 다투어 한의 기고(旗鼓)를 빼앗고 한신과 장의를 쫒았다. 한신과 장의가 물가의 진지로 들어가자 군사들이 결사적으로 싸우니 패배시킬 수가 없었다.
한신이 내보냈던 기습병 2천기(騎)가 함께 조의 성벽을 비우고 나간 틈으로 들어갔고, 깃발을 모두 한의 깃발로 바꾸어 버렸다. 조의 군사들은 이미 한신을 잡을 수 없게 되자 성벽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성벽에 모두 한의 깃발인 것을 보고 놀라, 혼란에 빠지고 달아났고, 조의 장수들이 이런 병사를 참하였으나 막을 수 없었다. 이에 한의 군사가 협격하여 조군을 대파하고 성안군을 참하고 조왕 조헐을 사로잡았다.
제장들이 축하도 끝내고, 한신에게 물었다.
"병법에는 '오른쪽으로 산릉을 등져야 하고, 왼쪽 앞편에 강이나 못이 있게 한다'고 되어있는데, 이번에 장군께서 배수진을 치라하고 '조를 째뜨린 다음에 회식을 하겠다'라고 하여 우리들은 승복하지 않았는데 결국 승리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떤 술법입니까?" 한신이 말하였다.
"이것은 병법에 있는데, 여러분이 살펴보지 않았을 뿐이오. 병법에는 '죽을 곳에 빠지고 난 다음에야 살아나는 것이고, 패망할 장소에 놓아둔 후에야 남아있게 된다'하지 않았소. 또 나 한신은 평소에는 사대부들을 어루만져 훈련시킬 수 없었으니, 이것이 이른바 '저자에 있는 사람들을 몰아서 싸우는 것'인데, 그 형세로 보아 그들을 죽을 곳에 놓아두어 각자로 하여금 스스로 싸우게 하지 아니하고, 지금 살 곳을 준다면 모두 달아날 것이니 어찌 그들을 얻어 쓸 수가 있었겠소?"
제장들은 모두 승복하여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신들이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한신은 광무군(이좌거)을 산채로 잡아오는 자에게 천금(千金, 2만냥)을 주겠다고 광고하고, 드디어 어떤 사람이 광무군을 잡아왔고, 한신은 결박을 풀어주며 동쪽을 향하여 앉게 하고 스승으로 섬겼다. 물었다.
"제가 북쪽으로 연나라를 치고, 동쪽으로 제나라를 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공을 세울 수 있을까요?" 광무군이 사양하고, 사과하며 말하였다.
"신은 패망한 포로인데 어찌 큰 일을 저울질할만 하겠습니까?" 한신이 말하였다.
"제가 듣건데, 백리해(진나라 목공을 춘추오패 중 한 사람으로 만든 인물)는 우에 살았으나, 우가 망하였지만 진(秦)에 있게되니, 진이 패권을 잡게 되었는데, 이는 우에서는 어리석었고, 진에서는 똑똑하였던 것이 아니고, 다만 쓰고 안쓰고, 듣고 안듣는 것에 있었습니다. 진실로 성안군(진여)이 선생의 계책을 들었더라면 나 한신같은 사람도 역시 이미 포로가 되었을 것이지만, 선생의 계책을 채용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저 한신이 이렇게 모실 수 있을 뿐입니다. 이제 저는 마음을 위탁(委託)하여 계책대로 돌아가고자 하니 바라건대 선생께서는 사양하지 마십시오." 마침내 광무군의 계책을 얻어 연과 제를 제압하여 천하의 명성을 얻는다.
무릇 정책을 세우고 승리를 결정짓는 술책에는 그 중요한 것이 셋이 있다. 첫째는 형(形,형편)이고, 둘째는 세(勢, 세력)이며, 세째는 정(情, 감정)이다. 형이라는 것은 대체적인 득실을 계산하는 것이고, 세라는 것은 그것이 시기에 다가가는 것의 마땅한 것과 나아가고 물러남의 기틀이며, 정이란 것은, 그 마음과 뜻에서 할 것인가 말것인가의 실제이다. 그러므로 정책이 같고, 일이 같다하여됴 공적이 다른 것은 이 세가지 술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원전 202년
황상이 말하였다. 낙양의 남궁에 술자리를 마련하고 "내가 천하를 갖게 된 까닭은 무엇이며, 항씨가 천하를 잃은 까닭은 무엇인가?"
고기(高起)와 왕릉(王陵)이 대답하였다.
"폐하께서는 사람을 부려서 성을 공격하고 땅을 경략하고서 이어서 그에게 주었으니, 천하와 더불어 그 이로움을 같이 하였지만, 항우는 그렇지 아니하여 공로를 세운 사람이 있으면 그를 해치고, 똑똑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의심하였으니, 이것이 그가 천하를 잃은 까닭입니다."
황상(유방)이 말하였다.
" 공(公)은 그 하나는 아는데, 그 둘은 모르오. 무릇, 유악(帷幄)에서 주판을 움직이고, 천리 밖에서 승리를 결판 짓는 것에서는 내가 자방(子房,장량)만 못하고, 국가를 채우고, 백성을 어루만지며 군량을 공급하고 양도(糧道)를 끊기지 않게 하는데는 내가 소하(蕭何)만 못하며, 백만의 무리를 연합하여 싸우면 꼭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빼앗는 것에서는 내가 한신(韓信)만 못하오. 세 사람은 모두 인걸(人傑)인데, 나는 이들을 채용할 수 있었으니,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게 된 까닭이오. 항우에게는 범증(范增증) 한 명이 있었지만 채용할 수 없었으니, 이것이 나에게 패한 까닭이오."
기원전 201년
한신이 말하였다. "과연 다른 사람이 말한 것처럼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잘 달리는 개도 삶아버리고, 높이 떠 있는 새가 다하면 훌룡한 활은 감춰지며, 적국이 격파되면 꾀를 내는 신하는 죽는다' 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나는 정말로 팽(烹) 당하는구나." 기원전 196년 한신은 장락궁에서 여후의 무사들에게 결박되어 목이 베였다.
"도척의 개가 요(堯)를 보고 짖는다고 하여, 요가 어질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개란 본래 그 주인이 아닌 것을 보면 짖는 것입니다. 당시에 신은 오직 한신만을 알았고 폐하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괴철
"경포는 옛날에 여산의 형도였는데, 스스로 노력하여 만승(萬乘)의 주군이 되었으나 이것은 모두 자기 몸을 위한 것이지 뒷날을 생각하거나 백성의 만세를 위하여 고려한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하급계책을 낸다고 말하였습니다."
기원전 193년
효혜제가 소하에게 물었다. "그대가 백세가 된 후에 누가 그대를 대신할 사람이오." 대답하였다. "신하는 군주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압니까?"
황제가 말했다. "조참(曹參)이 어하오?" 소하가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다. "황제께서 그를 찾았으니 신은 죽어도 한(恨)이 없습니다."
7월5일 소하가 죽었다.
소하는 전택(田宅)을 마련하여 두었는데, 반드시 궁벽한 곳에 있어서 집을 위하여서는 담장을 수축하지도 않았다. 말하였다.
"후손이 똑똑한 사람이라면 나의 검소함을 배울 것이고, 똑똑하지 못하여도 세가에게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문제 전원년(기원전 179년)
천리마를 가져다 바친 이가 있었다. 황제가 말하였다.
"난기가 앞에 있고, 속거가 뒤에 있어서 길사로 가면 하루에 50리이고, 군사는 30리를 가는데, 짐이 천리마를 탄다면 나홀로 먼저 어디로 갈 것인가?"
* 안으로는 공(公), 경(卿), 대부(大夫), 사(士)가 있고 밖으로는 공(公), 후(侯), 백(伯), 자(子), 남(男)이 있다.
* 도필(刀筆) : 죽간에 글을 새기는 칼, 필기도구
* 부(部)는 군대가 행군하면서 각기 나눈 부분, 오(伍)는 다섯명, 部에는 교위를 두고, 伍에는 오장을 두었다.
"사마법(司馬法, 사마양저)에서 말하였습니다. '나라가 비록 크더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망하고, 천하가 비록 평화롭다 하여도 전쟁을 잊으면 반드시 위험이 닥친다.' 무릇 성을 내는 것은 덕스러움을 거역하는 일이며, 무기라는 것은 흉기이며, 다툰다는 것은 마지막 대목입니다.
천하의 걱정거리는 토붕(土崩)에 있지 와해(瓦解)에 있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유(遊)'가 있는데, 덕스러움의 도둑이다. 그 첫째는 유협(遊俠)이요, 그 두번째는 유세(遊說)이며, 세번째는 유행(遊行)이다. 기세를 세워서 복(福)을 만들고, 사사로운 교제를 맺어서 세상에서 강함을 세우는 사람을 유협이라 하고, 말을 수식하며, 변명하고, 꾀를 만들어 속이고, 천하를 달리고 쫒으면서 당시의 세력에 요구하는 것을 유세(遊說)라고 하고, 모습으로 어진 것을 취하여서 시절(時節)에 좋아하는 것에 영합하여, 사사로운 무리들과 연결하고 헛된 명예를 세워서 권리를 만드은 것을 유행이라 한다. 이 세 가지는 환란이 생기게 하는 것인데, 불러 일으킨다.
2015.5.21.목요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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