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의 안전점검
‘점검’은 ‘낱낱이 검사함 또는 그런 검사’ 즉, ‘자세하게 살핀다’는 뜻이다. 관리감독자 직무 중 ‘기계설비의 안전점검’은, 기계설비보다는 점검에 관점을 두고 고전에서의 사례를 찾아보았다.
판관 포청천으로 유명한 포증의 후임으로 개봉부윤으로 있었던 당시 천하의 왕안석이 지은 시에 감히 토를 단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동파 소식이었다.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식(蘇軾 1037~1101)은 호가 동파(東坡)이며, 왕안석이 개봉부윤으로 있던 당시 부하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하루는 소동파가 왕안석의 집에 방문했는데 마침 왕안석이 집에 없었다. 왕안석의 집을 둘러보던 소동파는 우연히 책상 위 벼루 밑에 깔린 미처 완성하지 못한 시 한 수를 발견하여 보게 되었다.
“어두운 저녁 비바람이 뜨락에 몰아치니, 시든 국화 휘날려 온 땅이 황금일세. (黃昏風雨打園林 殘菊飄零滿地金)”
이 시를 본 소동파는 가을이 되면 서풍이 부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화는 서릿발이 심한 가운데서도 굴하지 않는 오상지골(傲霜之骨:서리를 꿋꿋하게 이기는 강인함)이라, 가을이 아주 깊어서야 시들기는 하되 꽃잎을 떨어뜨리지 않는데, 어째서 꽃잎이 황금이 땅에 깔린 것 같이 쌓였다고 했을까? 왕공께서는 참으로 국화를 모르시는구나. 한탄하며 동파는 그 시 아래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가을 국화는 봄꽃처럼 휘날리지 않는다(秋菊不此春花落)”
왕안석이 돌아와 시를 계속 쓰려다 소동파가 남긴 글을 보고 ‘이 젊은이가 자부심이 강하군. 이 친구에게 참교육을 시켜주리라.’ 하고는 얼마 후 왕안석은 황제에게 건의하여 소동파를 호북성 검부의 단련부사로 인사발령을 냈다. 소동파는 이 조치가 자신을 무시한 것이라 여겨 몹시 불쾌하게 생각하면서 부임해간 뒤로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친구 진계상과 뒤뜰에서 술을 마시는데 며칠 동안 큰바람이 불어 뒤뜰의 수십 그루나 되는 국화꽃에 꽃잎이 하나도 매달려 있지 않았고, 황금이 땅을 수놓은 듯 온 마당을 가득 메운 국화 꽃잎이 이리저리 흩날리고 있었다. 이를 본 소동파는 잠시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친구에게 왕안석의 집에서 국화에 관한 시를 자신이 고쳐 쓴 일을 이야기하면서, 이제야 어떤 지방에서는 국화도 꽃잎을 땅에 가득 차도록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작년 이곳 검부로 발령이 나자 나는 왕공이 나의 단점을 지적한 데 앙심을 품고 보복을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왕공의 잘못이 아니라 내가 어리석었음을 누가 알았으랴. 얄팍한 재주로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으니 이번 일로 크게 깨우쳤네.” 하였다.
점검은 낱낱이 검사하고, 자세하게 살펴야 한다. 귤이 요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속담을 새기자. 현장을 살필 때, 넓게 보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의 틀에 갇혀 자신의 관점으로만 보면 오류에 빠지기 쉽다.
- 안전 인문학수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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