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10시30분쯤 경기도 화성에 있는 리튬1차전지를 제조하는 회사에서 불이 났다. 직원수는 60명 정도 규모의 회사인데 사고 당일 포장작업등에 투입된 일용직 외국인 근로자 포함해서 100여명이 작업하던 중 화재가 발생하였다. 소화가 완료되고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3명이고 외국인 근로자가 다수라고 보도되었다. 소방본부 브리핑에 의하면 화재는 2층 포장작업하는 장소에 처음 시작되었고, 순식간에 번져 폭발을 동반하며 공장 전체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리튬은 물과 반응하면 유해가스를 방출하므로 물소방차로 진압이 곤란하여 주변으로 확산방지에 주력하여 인근 화재피해는 예방하였지만, 순식간에 공장은 잿더미가 되었다.
행안부 장관, 국무총리, 심지어 대통까지 현장을 방문했고, 경기도지사는 저녁무렵 재난안전본부장으로서의 유가족들에게 애도하고 경기도내 60여개 리튬을 사용, 취급하는 사업장을 전수조사해서 이와같은 화재의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브리핑을 했다.
이건 달라진 모습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덕분이다. 이 법령에 정하는 바에 따라 구조구호활동은 물론이고 이후의 피해 지원 예산도 충분히 확보하여 복구와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자는 엄벌하고, 미비한 제도가 있다면 보완하여야 한다. 또 이 법에서 정한 내용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고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우리에게 부유하고 스마트한 환경을 제공하는 휴대용기기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지를 만드는 공장에서 발생하였다. 제조공정에서의 위험성은 리튬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통해 주지되었겠지만 1차전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과 설마라는 방심이 부른 사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환경부 화학사고 위기대응 매뉴얼에는 유해화학물질이 대기나 수계로 유출되어 인명,환경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외신은 어떻게 보도했는지 기사를 확인해 보았다. AP통신은 25일자로 "한국의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로 22명이 사망했다(......)사망자 대부분은 중국인 이주 노동자다(......) 최근 수십년간 조선족을 포함한 많은 중국인이 한국에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이주했다.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종종 한국인들이 기피하는 공장직이나 육체적으로 힘든 저임금 일자리를 맡게 된다"고 보도했다.
NYT도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공장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일용직 근로자들이었다는 한국 소방 당국사의 설명을 인용하면서 "수십년간 낮은 출산율로 고통받아 온 한국은 점점 더 현지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주 노동자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화재가 발생한 화성과 같은 공업 도시의 소규모 회사들과 농촌은 이러한 이주 노동자 없이는 돌아가기가 불가능할 정도라고 짚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산업재해가 여전히 잦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안전 문제 향상을 위한 기업들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 지난해 600명 등 산업재해 사망율이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나라 중에 하나라며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상당수 선두 제조업들이 건강 및 안전 분쟁에 휘말려 왔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2년전 치명적 사고 발생시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한국에서 통과된 가운데 해마다 수십명의 근로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튬 배터리 화재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배터리 제조업계 전반이 오랫동안 고심해 온 문제라고 짚었다.
< 화성 공장화재에 외신 "기피 직종에 외국노동력 의존" (msn.com) 20240625 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망양보뢰(亡羊補牢:양을 잃은 뒤에 우리를 고쳐도 늦지 않다.)의 고사를 되새기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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