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1 '국제안전보건전시회(KISS)'_산업안전강조주간
"아미타불."
그 한마디가 마치 요술과도 같은 일을 일으켰다. 방랑시인과도 같은 모습으로 지나가던 소년은, 한 고을 어귀에서 멈추어 눈앞의 생소한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년만큼이나 남루한 기색, 더군다나 대머리인 젊은이가 구걸하듯 내민 밥그릇에 마을 아낙네 몇몇이 앞을 다투어 갓 지은 밥을 담아주는 것이었다. 그러고도 그들은 도리어 고개를 깊이 숙이며 두 손을 모아 인사를 올렸다. 이 알 수 없는 광경을 입을 떡 벌린 채 지켜보던 소년은 그들이 헤어지기를 기다려 젊은이에게 다가갔다.
"당신의 행색과 의복이 신기하오. 무엇 하는 분이시요?"
"불심(佛心)을 닦는 승려외다. 승려가 신기하다니 아마도 작은 시주께서는 먼 나라에서......"
"불심이요?"
소년은 명랑함을 잔뜩 과장한 말투로 신기하다는 듯 승려의 말을 잘랐다.
"불심의 불(佛)이란 누구를 가르키는 것입니까?"
소년이 불법에 관심을 보이자 젊은 승려는 밥그릇에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아미타 부처님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사바세계와 극락정토 사이의 길을 터주신 분이외다. 사바세계란 이 세상이며 극락정토란......"
"말씀을 듣자하니 선생은 극락정토라는 곳으로 가시려는 분인가 봅니다."
소년이 다시 한 번 말끝을 잘라오자 승려는 잠시 말문이 막혔는지 눈만 껌뻑이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 얼굴로 답했다.
"작은 시주께서 대단히 영특하십니다. 예, 그러합니다."
"어찌하면 그리로 갑니까?"
"가진 욕심을 버리고 날 때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면 갈 수 있습니다."
"가진 것을 버린다고요?"
"그렇지요."
"그럼 선생 손에 들린 그 밥부터 버림이 어떻겠습니까?"
소년이 승려의 손에 들린 밥그릇을 가리키자 승려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를 소년에게 내밀었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받아든 소년은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승려를 가만히 살피다 이번에는 그가 입은 옷을 가리켰다.
"선생께서는 옷도 두터이 입으셨습니다."
젊은 승려는 뭐라 말하려다가 이내 허탈해하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별말 없이 걸치고 있던 가사를 벗어 소년에게 내밀었다. 소년은 이 또한 자연스레 제 몸에 둘렀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어찌 감사하단 말은 않으십니까?"
"예?"
"제가 선생을 극락정토로 이끄는데 감사하단 말을 않으시니 이상스러워 그렇습니다."
"허허, 하하하"
소리 내어 크게 웃는 승려는 두 손을 마주 잡고 합장을 하며 소년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작은 시주께 소승이 큰 덕을 입었습니다. 감사하외다." <고구려5권, 김진명, 새움, 2013 중에서>
소년은 고구려17대 태왕 소수림왕 고구부다. 소수림왕은 대고구려의 기반을 마련한 사람이다. 아버지인 고국원왕이 백제와의 싸움에서 전사하자, 이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왕이 되어, 불교와 유교를 받아들이고 법령을 만들었다. 이것은 고구려의 국격을 높이는 3박자 정책이었다. 그의 고구려는 조카인 광개토태왕에 와서 화려한 결실을 맺는다.
오늘부터 시작하여 이번주 내내 고양 킨텍스에서는 2024년 국제안전보건전시회가 진행된다. 이 전시회는 1983년부터 1988년까지 대한산업안전협회가 개최한 '국제산업재해예방기기 및 보호구 전시회'가 계속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이번 안전보건전시회를 계기로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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