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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항상 옳은가?

햇살처럼-이명우 2009. 8. 12. 09:07

고든 베튠Gordon Bethune은 컨티넨탈 항공사의 CEO이다. 베튠은 항공업계의 꼴찌 컨티넨탈 항공을 일약 일등 항공사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그는 '고객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다'는 기업철학에 동의한다.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항공사의 기본 목표임에는 틀림이 없다. 비행기를 상공에 안전하게 띄우는 일도 또 기내 잡지가 재미없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일도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컨티넨탈 항공의 직원들 스스로 회사가 자신들을 보호해준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면 고객이고 잡지고 뭐고 다 소용이 없다.

  베튠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직원과 고객이 충돌했을 때 회사는 직원의 편을 들어줍니다. 직원을 하인처럼 부려서는 절대 안되지요. 직원들을 우대해야 합니다. 고객이 떨어져 나갈까봐 두려워 무조건 고객 편만 들면 직원들이 회사가 자신들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사소한 문제가 화를 돋워 큰 분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허브 켈러허Herb Kelleher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CEO이다. 사우스웨스트에서는 '고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는 철학을 뒷받침할 만한 매우 유명한 일화가 있다. 단골 고객이 한 명 있었는데, 이 고객은 항공 서비스에 대해 이런저런 트집을 잡으며 심심하면 항공사로 불만 내용을 적은 편지를 보냈다. 이 여성은 사우스웨스트의 좌석배정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기내식이 싫다, 직원들의 태도가 싫다 등등, 사우스웨스트의 기본 서비스 자체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이 여성과 고객센터 담당자간에 여러번의 편지가 오간 후 마침내 이 문제가 회장실에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켈러허는 이 여성의 편지를 다 읽고 나서 바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답장을 썼다.

 "친애가는 부인! 이제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럼 안녕히.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회장 허브 켈러허로부터"

  켈러허는 자사 직원과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신뢰했다. 켈러허는 고객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뿐 아니라 잘못된 혹은 대접받을 자격이 없는 고객과는 과감히 작별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막무가내 불평불만을 하는 고객 하나가 사라지니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누군가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 신성한 소 죽이기(데이비드 번스타인등, 한스미디어, 2009) 중에서-

 

  우리는 이럴 때 어떻게 하는가? 고객이 떨어져 나갈까봐 전전긍긍, 고객과 충돌한 직원을 질책만하고 있지 않는가?  "~부인, 이제 우리항공사를 이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결정해주는 조용한 리더쉽을 우리는 간절히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