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정말이지 맑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 공중의 찌꺼기를 모두 바닥으로 가라앉히고, 깨끗하고 청명한 공기만 가득하다.
어제는 음성 전문건설공제조합 기술교육원에서 충북북부지회 관리감독자 강의를 2시간 했다. 여기서의 마지막 강의라
느낌이 남달랐다.11시부터 한시간 강의하고, 점심시간 책을 읽으려고 앉아 있는데, 한 교육생이 옆에와서 말을 건다.
'답이 없는 질문을 해야한다'고 강의 시간에 이야기 했는데, 감명받았다며 대한민국에도 당신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구나하고
놀랐다고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스템 속의 나를 생각하는데 나는 자유인인 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주 연락하며 지내자고 내 명함을 주고 왔다.
강의 끝나고 오는길에 음성시내에서 로또복권을 샀다. 이제 이 동네도 언제와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마지막 밤이라며 저녁이라도 같이 먹자고 손소장님과 박교수님 같이 주덕읍내에 나가서 청국장에 막걸리를 마셨다.
불콰하니 적당히 취기가 오르고, 여태 관심가져주고 돌봐주신 고마움에 감사를 표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들어오니 교육생들의 정보교환 자리가 진행되고 있었고, 나도 합류하여 정보를 교환한다. 술잔도 같이 교환하고......
노래방에 기어코 가야한다며,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읍내까지 나가서 노래를 한곡하고 들어왔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을 한곡조 부르면서 마음으로 울었다. 인생이 만남과 이별인데, 사람과의 이별은 참아내겠는데
동네와의 이별은 어렵다. 정이라는 것 때문이리라. 이 동네도 다시 올 일이 없겠지.
술에 취해, 이별여흥에 취해 늘어지게 푹 잤다.
아침에 샤워하고, 옷가지며들을 정리해서 가방을 쌌다. 강의장에 출석부 내놓고, 생활관 옆 벤치에 앉아 명상에 잠긴다.
서울지역난방공사에 근무하시는 하승규차장님이 말을 걸어온다. 본인도 책을 좋아한다며, 생존력이라는 책이 감명깊었다며
그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준다.
나도 이제 짐을 차에 실어야지.
떠나자.
2011.4.8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