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17,507일 동안 만났던 무수한 사람들

햇살처럼-이명우 2012. 11. 22. 16:56

17,507일 동안 만났던 무수한 사람들.
누구는 아직도 기억 속에 고이 남아있고, 누구는 기억 속에서 이미 사라진 사람도 있다.
그들 중에는 지금도 교신하고 있는 사람이 있고, 이젠 소식조차 알 수 없는 서글픈 인연도 있다. 이래저래 쓸쓸해지는 사십대 후반이다.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살다보니 나에게 가장 좋은 사람은 밥을 사주는 사람도 아니고, 술을 사주는 사람도 아니고, 만나면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 말에 무릎을 쳤다. 주변에 사람이 많다 보니 밥을 사겠다는 사람도 많고, 술을 사겠다는 사람도 많은데, 함께 웃어 주겠다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당신과 같이 살아온 날이 8,188일이다.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속상해 한 날도 많았지만 그래도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내게는 참 다행이다. 당신 덕분에 참 행복한 나날이었다.

이제 17,507일을 살아온 내 앞에 남아 있는 날은 5,000일이 될까 10,000일이 될까. 이 남은 날들 중에 가는 인연은 누구이고, 오는 인연은 누구일까?
그가 누구라도 기왕지사 맺어진 인연이니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부지런히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고, ‘그대는 내 사람’이고, ‘나는 그대의 사람’ 임을 그가 믿게 해주어야 하겠다.

그리고 내가 그대를 항시 기억하고 있음을 상기시켜주고, 가끔은 사랑한다고 말해주면서, 험난한 세상 기꺼이 동반하자고 청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