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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1. 연탄길, 이철환, 삼진기획, 2002

햇살처럼-이명우 2013. 3. 7. 13:32

341. 연탄길, 이철환, 삼진기획, 2002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의 시 <너에게 묻는다> 중에서

<꽃을 파는 할머니>
"아빠는......모른 척 할게 따로있지. 저건 옳은 일이 아니잖아.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까 우리 집에서 사다놓은 꽃들을 다음 날 새벽에 몰래 가져다가 반값도 받지않고 팔고 있나봐."
"옳고 그른 건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거야."
"그래도 저 할머닌 욕먹을 짓을 하고 있잖아."
"민혜야, 다른 사람을 욕해서는 안돼. 우리도 그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해할 수는 없어도 사랑할 수는 있는거야."

민혜의 아빠는 늘 민혜에게 말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거라고. 우리의 삶이 꺼져갈 때마다 우리를 살리는 것 우리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마음아파 하기도 하며, 때로는 다른 이들의 불행을 외면할 때, 어쩌면 우리의 불행이 시작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쁨과 슬픔의 몫은 인간 누구에게나 공평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아무리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간다 해도 사람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풍금소리>

"너 혹시 인혜 아니니? 인혜 맞지?"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영선의 갑작스런 물음에 아이은 어리둥절해졌다.

"엄마 친구야. 나 모르겠니? 영선이 아줌마......"

"......"

개나리 같이 노란 얼굴을 서로 바라볼 뿐 아이들은 말이 없었다.

"한 동네 살았었는데, 네가 어릴 때라 기억이 잘 안나는 모양이구나. 그나저나 엄마아빠는 없이 어떻게들 사니?"

"인정이도 많이 컷구나. 옛날에는 걸음마도 잘 못하더니......"

그제서야 기억이 났다는 듯 굳어졌던 아이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아줌마가 맛있는 거 해다줄께."

영선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자장면 세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내왔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동안 그녀는 내내 흐뭇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잘 가라. 차 조심하고......, 자장면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 알겠지?"

"네."

......

"사실은 나도 모르는 애들이에요. 엄마아빠가 없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음식을 주면 아이들이 상처받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엄마친구라고 하면 아이들이 또 올 수도 있고 해서......"

 

"오늘이 남동생 생일이었나봐요. 자기는 먹고 싶어도 참으면서 동생들만 시켜주는 모습이 어찌나 안돼보이던지......"

영선의 눈에 맻혀 있는 눈물은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상처를 주지않고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소리없이 아픔을 감싸 준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고정관념>

......
인식이 우리의 삶을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인식 자체가 반드시 길이 되는 건 아닙니다. 버스나 배로는 철로 위를 달릴 수 없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철로를 깔아놓으면 달릴 수 있는 건 오직 기차 뿐입니다.

 

사랑은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시간이......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 앙드레 말로 -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를 자신이다.

 

<세상을 건너갈 징검다리>

"아빠는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행복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리고 너무 똑똑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아. 조금 어리석어야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거든......"

 

<소중한 희망>

사람은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힘들 수도 있고, 아름다워질 수도 있다. 빛은 어둠 속에서 더 찾기가 쉽다.

 

<먼 불빛>

꿈을 위해 현실과 치열하게 싸우는 것 만이 강한 것은 아닙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강합니다. 현재 속엔 꿈보다 더 많은 꿈이 있습니다.

 

<제비 꽃 화분>

"엄마가 떠나도 너무 슬퍼하지마.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엄마는 늘 네 곁에 있는거야. 엄마으 사랑은 강물 같은거야. 흐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여전히 흘러가는 강물......"

 

<아빠의 눈물>

삶은 때로는 흉악한 거인을 앞세워 우리에게도 다가 옵니다. 흉기를 든 거인 앞에 우리는 맨주먹이지만, 아직 싸움이 끝난 건 아닙니다. 희망을 가진 자 앞에서 인생은 마술을 보여주니까요. 고통은 기린의 목처럼 길지만, 그 만큼의 높이에 희망을 매달고 있습니다. 아픔이 있다는 건 아직도 꿈이 남아 있다는 거니까......"

 

<사랑의 힘>

자신을 버릴 때 사랑은 비로소 자신에게 온다.

 

참매미

......, 가진 것 때문에 우리는 잃어버릴 때도 있습니다.

 

<겨울에 피는 꽃>

사랑은 소리없이 와 닿을 때 가장 아름답다.

 

<천 일 동안>

- 아름다운 영화 「편지」의 한 장면

눈을 찌르는 태양 빛에도, 사나운 모래바람에도 낙타는 말없이 걸어간다. 전설처럼 아득한 지평선 끝......

목마른 사막위에 낙타는 불룩한 등짝 한 켠을 내주고 눈을 감는다.

 

사랑을 위해 우리는 낙타가 되어야 한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함께 걸으며 묵묵히 견뎌주고

자신마저 온전히 내줄 수 있는 낙타가 되어야 한다.

 

2009.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