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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일상생활의 정신병리학(프로이트 전집 7), 지그문트 프로이트, 도서출판 열린책들, 1997

햇살처럼-이명우 2013. 8. 13. 15:07

407. 일상생활의 정신병리학(프로이트 전집 7), 지그문트 프로이트, 도서출판 열린책들, 1997

일상 생활에서 흔히 나타나는 잘못 말하기, 잘못 놓기, 잘못 쓰기, 잘못 읽기 등 여러 종류의 실수행위들 마다 각기 생각하지 않았던 의도가 있다고 주장.

차례
1. 고유명사의 망각
2. 외국어 단어의 망각
3. 이름과 단어군의 망각
4. 어린시절의 기억과 은폐기억들
5. 잘못 말하기
6. 잘못 읽기와 잘못 쓰기
7. 인상의 망각과 의도의 망각
8. 잘못 잡기
9. 증상행위와 우연행위
10. 착오
11. 복합적 실수행위
12. 결정론, 우연에 대한 믿음과 미신
- 관점들

<모든 경우에 망각은 불쾌의 동기에 그 근거가 있음이 입증된다>

넘어지기, 잘못 발 딛기, 미끄러지기도 언제나 운동행위의 순수하게 우연한 실패로 해석될 필요는 없다. 이런 표현들의 언어적 이중 의미가 이미 그러한 몸 균형의 포기를 통해 나타나는 억눌린 상상의 방식을 암시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무덤을 판 사람은 자신이 무덤에 빠진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지극히 자주 일어나는 우연행위와 증상행위는 이 행위들이 습관적인 것이냐, 아니면 특정 조건하에서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행위냐, 아니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행위냐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지어질 수가 있다. 첫번째 종류의 행위들(가령, 시계줄을 만지작거린다든지 수염을 쓰다듬는 등의 행위)은 행위 주체가 내보이는 특징적 행위로 사실상 <안면경련>과 같은 다양한 움직임과 유사한 것이다. 따라서 그런 움직임과 관련시켜 다루어져야 한다. 한편, 한 손으로 주머니 속의 동전이나 옷자락을 만지작거리거나 혹은 빵가루 같은 것을 문지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나무막대기를 만지작거리거나, 연필로 뭔가를 끄적이는 행위를 우리는 두 번째 종류의 행위에 포함 시킬수가 있다. 심리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들이 내보이는 이런 종류의 행위에는 다른 식으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은 두 번째 행위를 내보이는 사람은 자신이 그와 같은 종류의 행위를 내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또 어떻게 보면 그런 사람은 그와 같은 행위를 통해 자신이 평상시에 즐겨하는 동작을 다르게 변형시켜 내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은 자연히 자기 행위의 결과를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한다.

 

  기억상의 착오들은 결코 착오로 인식되지 않고 믿음의 대상이 된다는 작은 차이로 인해, 잘못된 기억과 함께 일어나는 망각과 구별된다. <착오>라는 말은 또 다른 조건과도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재현해 내고자 하는 정신적 움직임이 아닌 다른 것, 즉 다른 사람들의 기억에 의해 입증되거나 혹은 부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기억해내고자 할 때, 우리는 <잘못된 기억>이라고 하지 않고 <착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기억상의 착오와 반대되는 것은 무지일 것이다.

 

<정신활동의 불완전함과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일정한 행위들을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것들이 의식의 범위를 벗어나 있는 이유들에 의해 생겨나고 결정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의식적 동기와 무의식적 동기를 일단 구분하게 되면 의식적 동기가 우리의 모든 결정을 지배하는 것을 우리는 확인하게 된다.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나머지 행동들은 의식이 아닌 다른 곳에서, 즉 무의식에서 동기를 부여받게 되는 것이고, 심리적 결정론이 연속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는 외부에서 일어나는(실제의 ) 우연은 믿지만 내부의 (정신적인) 우연은 믿지 않는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우연이란 없다. 미신을 믿는 자들은 반대다. 그들은 우연행위나 착오로 일어난 행위들의 동기에 대해서는 모른 채 오히려 정신적인 우연만을 믿는다. 미신을 믿는자는 그래서 오히려 외부의 우연에 중요성을 부여하게 되고 앞으로 다가올 현실 속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일어난다고 믿게 됨으로써 우연 속에서 그가 알지 못하는 어떤 외부의 일들이 드러나는 방법을 보게된다. 따라서 나와 미신을 믿는 자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이점이 있는 셈이다. 우선 미신을 믿는 자는 내가 내부에서 찾는 동기를 외부에 투사하고, 두 번째로 내가 일정한 관념에 귀착시키는 우연을, 미신을 믿는자는 하나의 사건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는 무의식에 해당하는 것인데, 우리 두 사람은 우연을 우연으로 그냥 놔두지 않고 해석한다는 면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셈이다. 

 

2011. 2. 5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