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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완벽주의의 함정, 클라우스 베를레, 소담출판사, 2012

햇살처럼-이명우 2015. 11. 17. 20:31

487. 완벽주의의 함정, 클라우스 베를레, 소담출판사, 2012

Good is better than perfect.
적당히 좋은 것이 완벽한 것보다 더 낫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완벽해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을 통해 이득을 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바로 각종 학원, 코치, 자칭 행복전문가 등 사교육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을 위해서 우리는 대학에서 열심히 스펙을 쌓고, 직장에서 기를 쓰고 일하며, 일상생활에서는 열성적인 고객이 되어 기꺼이 값비싼 서비스를 구매한다. 국민의 건강과 연금에 인색한 국가도, 고객의 특별한 취향이나 더 좋은 것에 대한 욕구 덕택에 벌어먹고 사는 모든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수혜자에 속한다.
그런데 여기서 희안한 일이 벌어진다. 국민경제에 전체적으로 유익한 것이 개인에게도 자동적으로 이득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매사에 완벽하려는 노력이 결국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다.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행위로 인해 정작 우리 자신은 완벽주의의 모순에 빠지게 된다. 완벽해지려는 노력은 근본적으로 위험 회피 전략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수를 통해서 배우는 대신 아무런 실수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고, 따라서 발전의 기회를 놓친다. 모든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탓에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다. 이렇게 모두가 똑같은 이상을 추구한다면 모두 똑같이 완벽해질수는 있겠지만 결국 남다른 특별함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최적화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언가 특볋나 존재가 되는 것이라면 결국 정반대의 결과를 얻는 셈이다.

 

1부 원인, 현대사회의 새로운 신앙 '완벽'

2부 증상, 요람에서 무덤까지, 인생설계

3부 결과, 완벽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소비의 4단계

투쟁(생존을 위한) →품질 발전단계→편리한 욕구 → 개별화 갈망. 사치품

굼이것이 개인에게도 자동적으로 이득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산층은 언제나 현실이 아니라 약속으로 존재했다. 19세기이 중간 시민계급은 귀족도 아니고 농부도 아니고, 성직자도 아닌 즉, 그들이 속하지 않은 계층을 통해서만 규정되는 이질적인 집단이었다. 산업화와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통해서 생겨난 현대의 중산층은 저널리스트 저그프리트 크라카우어가 1930년대에 기술한 정신분열증적 특징을 띠고서 나타났다. 소위 화이트칼라라는 교육, 신분, 생활방식 등을 통해서 스스로를 부르주아 계급의 일원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들의 삶은 프롤레타리아적인 것이었다. 문화적 배타성과 물질적 소속감 사이의 이 같은 긴장관계에서 사회적 지위 상승에 대한 믿음이라는 중산층의 정의가 생겨났다.

 

하버드의 실험 결과. 두 가지 선택 가능성이 제시된다.

한 쪽에서는 연봉 5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다른 사람들은 2만5천달러 밖에 못받는다.) 다른 쪽에서는 연봉 1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모두 20만 달러를 받는다.) 대부분 피실험자들은 첫번째 가능성을 선택하고 연봉 5만달러를 포기했다. 동료보다 지위가 낮아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그토록 강력하다. 미국 작가 고어 바이덜은 재치있게 이를 '내 친구가 성공을 거둘 때마다 내 일부가 조금씩 죽어간다'고 표현했다.

 

"네 의견을 알려라. 미친듯이 링크해라. 글을 줄여 써라. 250자면 충분하다. 활기찬 제목을 붙여라. 열정적으로 써라. 목록을 작성하고 번호를 매겨라. 너의 게시물을 편집해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라. 일관된 스타일을 창조해라. 글을 키워드로 채워라."

 

자녀 교육에 대한 압박은 교육을 신분상승과 성공의 보증수표라고 여기는데서 나온다.

 

"좋은 교육이란 측정가능해야 하며, 당연히 경제적으로 합당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단." 버지 교장

 

"그래, 계획을 세워, 위대한 빛이 될 계획을! 그리고 그 다움 계획도 어차피 둘 다 안될테지만" 베르톨트 브레히트<서푼짜리 오페라>

 

사실 대학이나 교육 전반은 오랫동안 이상주의적 시각에서 경제의 반대진영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경제학의 창시자 아담스미스는 이미 '교육은 새로운 기계의 구매나 다른 형태의 물리적 자산이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인다.' 

 

'우리는 스펙의 노예일 뿐이다.'

 

오늘날 대학생은 공부를 일로 생각한다. 늘 시간에 쫒기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하고 머릿속 한 구석에는 항상 할인 쿠폰북이 자리잡고 있다. 대학을 다니는 이유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펼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대학생은 54%에 지나지 않는다. 90년대 초 만 해도 60% 이상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에따라 학문의 전당도 이제 서비스기업으로 바뀌었다.

 

독일 상공회의소는 설문조사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대졸자의 모습을 물어보았다. 그 결과 전문지식은 5위에 불과했고,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좋은 팀워크 능력과 무엇보다도 자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능력은 강의계획서만 가지고는 키울 수 없다. 대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한 학자는 담담한 어조로 이렇게 말한다. 빈틈없이 짜인 학업계획 때문에 '공부외에 다른 활동을 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바로 이런 활동이 자신의 자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도 말입니다.'

 

협소한 전문지식 위주의 공부를 통해 신속하게 대학을 졸업하고 완벽한 모습으로 자신을 노동시장에 선보이려는 공적인 노력은 사실 제 살 깎아먹기나 다름없는 것이다.

스펙관리 안내서와 인사담당자가 하는 말을 성실하게 그대로 따라한 학생은 졸업할 때 한 다발의 증명서와 자격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학생들도 모든 것을 갖고 있다는데 있다. 게다가 증명서와 자격증을 따는데 온 힘을 쏟은 나머지 인성, 창의성, 독립적 사고 등 지식사회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능력은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 최고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자립성 문제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입안에 아예 음식을 떠먹여주는 사립대학 출신 학생들이 특히 자립성이 부족하다고 한다.

 

미래는 독창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시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중요해 보이는 능력을 무차별적으로 습득하는 것 보다는 '내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실제로 더 중요해진 것이다. 자격증보다는 정체성과 자의식이 노동시장에서 더 큰 매력을 가질 것이다.

 

'익스트림 자버 extreme jobber'

뉴욕으 '일고 삶 정책센터'에서는 24시간 연락이 가능하고 주당 60시간 이상을 일하는 사람을 이렇게 명명했다.

 

'로우 Result-only work Environment. R.O.W.E(성과 중심형 업무환경) - 직원의 출석 체크 않고 단지 성과만 컨트롤 한다.

 

다운 시프팅 downshifting

텔레워킹 Teleworking

잡셰워링 Job sharing

 

이제는 좋은 직업을 가진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게 되었다. 노동은 재미도 느껴야하고 '자기자신'도 찾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많은 분야의 동네 1등보다, 한 분야의 세계 최고가 되어야, "자신의 약점을 없애려는 노력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그 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더욱 키우며 본인이 홍경기라고 느낄 수 있는 일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

 

실제로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인 갤럽이 전세계 100개 기업 직원에게 스스로를 개선시키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대다수의 답변자가 자신의 약점에 집중해서 답했다.

  자신의 약점에 집중하면 자신은 어차피 잘하지 못하는데 남들은 이미 잘하는 것을 배우고 따라잡기 위해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이런 식으로 피해를 줄이려는 태도는 우리가 가진 진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 창의성이 발달한 사람이 힘들게 콘트롤링 지식을 익힌다 해도 중학교 1학년때부터 이미 공식과 수치에 밝았던 동료를 당할 수은 없는 것이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강점을 계발하여 직업적 성공을 거둘 확률이, 약점을 고쳐서 성공한 확률보다 50%는 더 높다고 한다.

 

'로하스(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LOHAS -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새로운 형태의 시민 저널리즘

 

실패의 가르침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22세 때 직장에서 해고된 한 미국인 청년의 사례를 잘 보여준다. 다시 적당한 직장을 잡으려는 몇 번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그는 방향을 바꾸어 34세의 나이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 5년 뒤에 다시 도전했을 때도 결과는 똑같았다. 46세와 50세 때는 상원에 도전하여 역시 실패한다. 하지만 2년 뒤에 이 사내는 그 모든 실패에도 불구하고 결국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이야기다. '실패에서 배우거나 배움에서 실패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벤 샤하르는 결론 짓는다. 삶은 결정의 연속이며 결정은 언제나 틀릴 수 있다. "So what" 링컨은 절대로 단념하지 않는 끈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그는 아무리 불가능해 보여도 결코 굽히거나 포기함으로써 무언가를 얻어내고자 하지 않았다.

"만일 나에게 8시간 동안 나무를 벨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6시간 동안을 도끼를 가는데 쓰겠다."

 

수학자 다트리히 브레스가 70년대 말에 내놓은 '브레스 역설'

그에 따르면 추가 로 건설은 전체 교통량의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해당 구간을 달리는 모든 운전자의 운행시간을 더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이런 모순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모든 운전자가, 너도나도 더 빠른 도로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인적 이익의 합리적 최적화가 공공선과 관련하여 개인이나 공동체를 위해 최선이 아닌 상태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나쁜 점 바로잡기 Fix what's wrong → 강점 쌓기 build what's strong

 

2012.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