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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12

햇살처럼-이명우 2016. 8. 11. 17:29

513. 오 자히르,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2012

* 자히르는 아랍어로 '눈에 보이며, 실제로 존재하고, 느낄 수 있는 어떤 것으로 일단 그것과 접하게 되면 서서히 우리의 사고를 점령해 나가 결국 다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리는 어떤 사물을 혹은 사람을 말한다. 그것은 신성 神聖일 수도 있고, 광기일수도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언제나 내게 유용했던 '호의은행'이라는 기관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니까.

"그런덴 별 관심 없어. 내가 원하는 게 아냐!"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않고 그게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하지만 이런 질문은 아무 소용이 없다. 사실 사람들은 사소한 습관들로 이루어진 자신들의 우주가 그 변화로 인해 뒤흔들릴까봐 두려운 것이다.

그토록 바랐던 안정감에는 지독한 권태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유는 책임의 부재가 아니라, 나에게 최선인 것을 선택하고 책임지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잘 모르겠어. 당신과 함께 있는게 좋으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예스야. 하지만 당신 없이는 살 수 있느냐 묻는다면, 그 대답 역시 예스지."

* 산티아고 = 성 야고보 순례길은 피레네 산맥에서 시작된다. 38일 동안 도보 순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la)
프랑스 국경(생쟁피드포르 역)에서 시작해서 스페인을 거쳐 포르투갈 국경 근처까지 이어지는 850 km 의 길. 2,000년 전, 팔레스타인 땅에서 서른 셋의 나이에 세상을 구원하고 죽은 예수, 그의 열 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곱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걸어왔던 길, 이 길의 끝 산티아고에는 그의 무덤이 있어 천년 전부터, 아니 그 보다 훨씬 이전부터 순례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에스테르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그녀에게 가 닿기 위해서는 우선 나 자신을 만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한 유일한 여자였다.

키케로가 십자가에 대해 묘사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나. 죽음에 이르기까지 끔찍한 고통을 겪게 하는 '소름끼치는 형벌'이라고 했지. 하지만 오늘 날 사람들은 그 형상을 목에 걸고 다니고, 방벽에도 걸어놓지. 고문도구였다는 사실을 잊고, 그것을 하나의 종교적 상징으로 승화시킨거야.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을 때, 나는 전부를 얻었다. 나 자신으로 존재하기를 포기 했을 때, 나는 나 자신을 찾았다. 모욕당했지만 꿋꿋이 내 길을 계속 나아갔을 때, 나는 내 운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은 길들여지지 않는 힘입니다. 우리가 통제하려 할 때, 그것은 우리를 파괴합니다. 우리가 사랑을 가두려할 때, 우리는 그것의 노예가 됩니다. 우리가 사랑을 이해하려 할 때, 사랑은 우리를 방황과 혼란에 빠지게 합니다.

기차 선로가 143.5cm 혹은 4피트 8과 2분의 1인치

"저 여행객들을 보세요."
"저들은 단지 조명으로 빛나는 기념물들을 바라보고 있소.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는 파리를 보았다고, 안다고 말하겠지. 내일은 모나리자를 볼거요. 그리고 나서 루부르에 갔었다고 할거요. 하지만 저들은 파리를 알지 못하고, 루부르를 가본 것도 아니요. 단지 배를 타고, 단 한 점의 그림을 보았을 뿐이지. 포르노를 보는 것과 섹스를 하는 것의 차이점이 무엇이겠소? 도시 하나를 그냥 스쳐가며 보는 것과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고 하는 것의 차이점과 같을거요. 바에 가고, 가이드 없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그러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다시 길을 찾기도 하는 것 말이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대화예요.'

주치의 루이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선, 어떤 아이가 사과 다섯 개를 사오려고 밖에 나갔다가 두 개만 갖고 돌아오면, 사람들은 세 개를 아이가 먹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내 세계에선 다른 가능성도 있네. 물론 그 아이가 사과를 먹었을 수도 있지만, 사과를 빼앗겼거나 다섯 개를 사기엔 돈이 모자랐을 수도 있어.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사과를 잃어 버렸을 수도 있고, 배고파하는 사람을 만나 나눠줬을 수도 있어. 그 외에도 많은 가능성이 있지. 내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이 상대적이야.

나는 일하고, 먹고, 열심히 일상을 꾸려가면서도 살아있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그들은 나날이 열어보이는 마법의 순간을 이해하지 못한 채, 삶의 기적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잠시 멈춰보지도 않은 채, 다가오는 시간이 지상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살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테세우스는 괴물을 처치하기 위해 미궁 속으로 들어간다. 그의 연인 아리아드네는 그에게 실타래를 준다. 실타래를 풀면서 미궁 속으로 들어가, 다시 나오는 길을 찾게 한 것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건 대체 뭐요? 세상 꼭대기에서 사는 것? 산이 들판보다 더 가치 있다고 누가 보장하오?~"

"댁은 가난이 돈이 없는 거라고 생각하쇼?~ 당신은 자신의 시간을 마음대로 쓰지도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도 없고, 자신이 만들지도 않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규칙들을 따라야만 하잖아."


얀트법. 1933년 한 덴마크 작가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너는 아무도 아니다. 네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너는 어떤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네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우리에게 도전하지 마라. 그러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늘 명심하라. 그리고 절대로 우리의 말을 비웃지 마라.


오디세우스, 외눈박이 괴물에게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아니다'라고 했고, 그로인해 궁지에서 벗어났다.


"떨지 않을 때까지 추위에 집중하십시오. 추위가 당신의 모든 생각을 지배하게 하십시오. 다른 생각을 위한 공간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추위가 당신의 동료가 되고 친구가 될 때까지 집중하세요. 추위를 통제하려 들지 마십시오. 태양을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러지 않으면 더 힘들어 집니다. 좀 더 기다리면 당신은 다른 것, 즉 열기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그러면 추위는 당신이 자기를 원하지도, 환영하지도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싸우지 말자. 추위는 내 친구다."


페넬로페. 오디세우스의 여자. 오디세우스가 떠난 날부터 베를 짰다. 구혼자들을 물리칠 핑계로, 시아버지 라에르테스에게 드릴 수의壽衣를 짠거지. 그녀는 수의가 완성된 후에야 재혼을 하겠다고 했소. 하지만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예상보다 훨씬 더 지체되었기 때문에 매일 밤 옷감을 풀어내고 다음 날 아침부터 다시 짰지요.


나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천박한 것, 바로 겉 모습을 걱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지혜로운 페르시아 현자의 말대로, 사랑은 아무도 벗어나고 싶어하지 않는 질병이다. 그 병에 걸린 사람은 나으려고 애쓰지 않으며, 사랑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치유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2013. 3. 9 토요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