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 릴케 전집 1, 라이너 마리아 릴케, 책세상, 2013
첫 시집들 - 가신에게 바치는 제물, 꿈의 왕관을 쓰고, 강림절
초기 시들 - 시집, 나의 축제를 위하여
백의의 후작부인
기수 크리스토프 릴케이 죽음의 노래
기도시집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벽에 붙은 서가에서
나는 쇼펜하우어를 꺼내본다.
그는 이 세상살이를 일컬어
'슬픔으로 가득찬 감옥'이라 했다.
그의 말이 맞는다해도, 나 아무것도
잃은 것이 없다. 감옥의 고독 속에서
그 옛날 달리보 처럼 행복하게
나 나의 영혼의 현을 깨우니까.
<내가 행복할 수 있다면>
~
너희들은 너희들 가슴속에서 겁먹은 듯 그렇게
찌르륵대는 것을 영혼이라 부르는가? 광대의 작은 방울처럼
갈채를 구걸하고 품위를 구하다가
마침내 고딕식 교회당의 유향향기 속에서
가련한 죽음을 가련하게 맞이하는 그것을,
너희는 영혼이라 부르는가?
오월의 꽃들로 하얗게 덮힌 세상들이
먼 길을 따라 여행을 하는 푸른 밤을 바라보노라면,
나는 내 가슴속에 한 조각으 영원같은 것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갑자기 움직이며 소리치며
위로 올라가려하며 세상과 함께 순례하려 한다......
그것이 바로 영혼이다.
<콘스탄츠>
낮은 죽을만큼 아프다
낮은 피곤에 겨워 황금빛 술잔으로
산에 쌓인 눈을 향해 포도주를 붓는다.
하늘 높이, 한 마리 노루처럼 겁먹은 듯
호숫가의 인목 위에 별 하나 수줍게 떠있고,
예쁜, 바르르 떠는 잔물결이
저녁 호수를 격자 무늬로 장식한다.
<나의 축제를 위하여>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
그냥 두면 축제같은 것이 될 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이
매일매일이 네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들어온
꽃잎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내고
사랑스런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민다.
여전히 그들의 놀이의 서늘한 흔적이
길들은 잘 풀어놓은 실타래처럼
한 목표를 향해 조용히 나 있고,
달은 초원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다.
꽃에서는 향기가 눈물처럼 흐른다.
집으로 돌아간 분수들 위에는
여전히 그들의 놀이의 서늘한 흔적이
밤 공기 속에 묻어 있다.
기도시집 - 루 살로메의 손에 바칩니다.
제1부 수도사 생활의 서
제2부 순례의 서
제3부 가난과 죽음의 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2.4.~1927.1.2. 52세 사망) 체코 프라하, 프라하 대학
1897년 : 22세 때 루 살로메(36세, 1861~1937)와 운명적 만남.
1901.4.28. 조각가 클라라 베스트 호프(1878~1954)와 결혼, 딸 루트 출생(12.12)
1925.12.20.~1926.5월말까지 발몽 요양소, 6월1일에 시에르, 뮈뜨에 체류하다. 12월29일 새벽 백혈병으로 세상을 뜨다(52세)
1927.1.3. 릴케 자신의 유언에 따라, 라론에서 조금 떨어진 높은 언덕 위에 있는 교회 옆에 묻히다. 묘비에는 그가 직접 쓴 시작품이 '묘비명으로 새겨져 있다.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그리도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것도 아닌 잠이고픈 마음이여"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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