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쪽지의 힘

햇살처럼-이명우 2006. 3. 17. 08:39

어제 아침에 나오면서 아내에게 쪽지를 썼다.

아침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저녁의 피곤함을 감수하고 된장찌게를 끓여놓은 정성에 고맙다며,

그렇기 때문에 당신이 좋다고 써놓고 나왔다.

 

아침에 일어나 쪽지를 본 아내는 고맙다며 전화로 이야기했고,

아이들에게도 아버지의 쪽지 한 장 때문에 하루가 행복하다고

이야기 했다고...

 

 

오늘아침에는 쪽지를 세장 썼다.

 

늘 목소리가 어눌한 것 같아 걱정되는 둘째 용희에게는 오늘 하루

대답할 때, 발표할 때 '솔'톤으로 말하면 좋겠다고 부탁하는 쪽지를

카세트에 붙여봏았고,

 

학교생활에 학원공부에 지친것 같은 큰아들 청산이에게는 훌륭한 인생,

풍성한 인생을 위해서 이 정도의 피곤함은 견딜 수 있을 거라며, 지혜로운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것을 가족들 모두가 믿고있으며, 함께 응원하고 있다는 격려의 쪽지를

써서 교복 바지주머니에 넣어주었고,

 

아침시간 자신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아내에게는 지금 읽고 있는 책 속에

아내의 자아찾기 노력과 용기에 대한 고마움의 쪽지를  붙여두고 왔다.

 

 

 

흐린 풍경속의 한강을 지나는 전철안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마움과 사랑하는 마음은

받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주는 것은 더 행복하며,진정한 기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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