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왕 11년 10월. 고구려 북방을 침범한 숙신의 군사들은 날래고 용감했다. 여러 부족들을 통합하여 세력을 키운 숙신의 병력은 수천을 넘어선지 오래였다. 여느 때의 노략질과는 달리 노련한 족장 아달상목의 지휘 아래 숙신은 일사분란하게 고구려 성들을 격파하며 파죽지세로 남하했다. 서천왕은 용맹하고 지략이 있는 자신의 아우 달가로 하여금 숙신을 막도록 명했다. 대장군 달가의 신출귀몰한 용병술에 따라 고구려 기병들은 숙신군의 양쪽 측면을 찌르고 도주하기를 반복했고, 이에 대열이 무너진 숙신군은 연전연패하며 북쪽으로 쫓겨가 단로성에서 운명을 건 일전을 겨루게 되었다. 그러나 달가로서는 이 전투가 쉽지만은 않았다. 숙신군이 천혜의 요새인 단로성에서 문을 굳게 걸어잠근채 출성치 않고 응전하자 병사들은 피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