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36. 화(anger)

햇살처럼-이명우 2007. 1. 23. 20:55

36. 화(anger)

틱낫한. 명진출판. 2002

 

도서관에 올 때마다 검색하면 ‘관외대출도서’, ‘대출여부×’로 표시되었는데 어제 모처럼 도서관에 갔고, 인터넷 검색이 다운되어 그 덕에 책을 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종류의 책들과 동일한 내용으로 진도는 잘 나간다. 표지 다음 장에 스님의 사진이 나오고 큰 글씨로 적힌 글이 핵심이라 여기 옮겨본다.

<우리의 마음은 밭이다>16272119

그 안에는 기쁨, 사랑, 즐거움, 희망과 같은

긍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미움, 절망, 좌절, 시기,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의 씨앗이 있다.

어떤 씨앗에 물을 주어 꽃을 피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틱낫한-

화는 평상시에 우리 마음속에 숨겨져 있다. 그러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갑작스레 마음가득 퍼진다. 잔뜩 화가 나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말은 아주 신랄하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쏟아내는 악담은 듣는 이를 거북하게 만든다. 그와 같은 행동은 그가 매우 고통 받고 있다는 증거다. 마음 한 가득 독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면 그에 대한 연민이 생기고 그저 공격적인 말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화란 마음속의 일이므로 그것을 다스리는 것도 우리 마음속의 일이다.

화는 날감자와 같은 것이다. 감자는 날 것 그대로 먹을 수는 없다. 감자를 먹기 위해서는 냄비에 넣고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화도 마찬가지다........우리는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씨앗이 아닌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법칙이다.

만약 당신 집에 불이 났다고 쳐보자. 그러면 당신은 무엇보다 먼저 그 불을 끄려고 해야 한다. 방화범의 혐의가 있는 자를 잡으러 가서는 안 된다. 당연히 불부터 끄고 봐야한다. 화가 치밀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신을 화나게 한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계속 그와 입 시름을 한다면, 그것은 마치 불이 붙은 집을 내버려두고 방화범을 잡으러가는 것과 마찬가지 행동이다.

화가 치밀 때마다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라. 화가 났을 때는 얼굴이 일그러지며, 남에게 보여주기도 민망한 꼴이 된다. 화가 몹시 났을 때는 얼른 거울에 자신의 얼굴을 비춰보는 것이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매우 유용하다.

화는 마치 우는 아기와 같다. 아기가 우는 것은 무엇인가 불편하고 고통스러워서일 것이고, 그래서 엄마의 품에 안기고 싶어 한다. 우리는 화라는 아기의 어머니다. 의식적인 호흡을 실천하기 시작하는 그 순간에 우리에게는 그 아기를 품에 안고 어르는 어머니의 에너지가 생긴다. 화를 품에 끌어안은 채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만 해도 그것으로 충분다다. 아기가 이내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화도 감자와 꼭 마찬가지다. 시간을 들여서 충분히 익혀야 한다. 처음에는 화도 날감자와 같다. 우리는 날감자를 그대로 먹지 않는다. 화는 우리가 즐길만한 것이 아니지만, 그러나 잘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면, 다시 말해서 감자를 익히듯이 잘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부정적인 에너지가 이해와 야정이라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변할 것이다.

누구나 화라는 쓰레기를 애정이라는 꽃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 대다수는 불과 15분 안에 이 일을 해 낼 수 있다. 그 비결은 호흡과 보행과 늘 자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각의 에너지가 발생해서 화를 감싸 안게 된다.

화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화가 일어나면, 다시 가라앉는 데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연애편지 쓰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도 편지를 통해 대화를 하자.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편지로 적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자.

 

2005. 1. 20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