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미-중 관계의 변화와 한반도의 미래-위기로 맞을 것인가,기회로 활용할 것인가 , 한광수,삼성경제연구소,2003
버나드 쇼는 현대 영국사회의 모순을 비판하는데 일생을 건 희곡작가로 유명하다. 사회주의자인 그는 산업사회의 아이러니를 시니컬하게 해부했다. 수 많은 그의 걸작 중에서도 희곡 <바바라 소령>을 독실한 구세군 소령 바바라와 군수산업자인 아버지 언더 샤프트를 내세워 가난과 대포와 도덕과 사랑의 갈등을 다루었다. 말하자면 이 작품을 통해 전쟁과 경제발전의 함수를 설명하고자 한것이다. 전쟁에 쓰이는 무기가 잘 팔려야 돈을 벌어 교회에 헌금을 할 수 있고, 그래햐 교회가 은혜로 충만해질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언더 싸프트의 주장이다. 버나드 쇼는 무기산업의 번창과 교회의 번영을 현실과 이상을 대비시켜 설명하였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나로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점을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기억에도 생생한 바와 같이, IMF 에 강제편입당한 한국경제는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경제에 걸맞는 구조조정의 길에 들어섰다. 이렇게해서 우리 경제는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판단하여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타율적으로 구조조정을 당하는 입장이 되었다. 이어서 미국과 일본, 유럽의 자본들은 거의 균등하게 한국의 빚덩어리 기업들을 여유있게 인수하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외국인 직법투자를 유치하였다.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동안 외국인 직접투자는 600억달러를 돌파아였는데, 이는 건국이래 1997년까지 50년간 유치한 246억달러의 2배를 훨씬 넘는 것이다. 강제로 조정을 당했다는 점은 못내 아쉽지만 우리 기업들의 구조가 전보다 나아지고 나라경제도 나아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미국은 왜 한국경제를 IMF에 강제편입한 다음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일본,유럽국가들과 함께 많은 한국기업들을 인수했을까
첫째, 유독 차관에 의존하는 경제발전방시기을 고집해온 우수한 한국기업들에 투자할 좋은 기회가 왔다고
판단
둘째, 서방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출의 한 방식으로 한-중 경제협력의 잠재력을 이용하는 한편, 급속하게
가까워지는 한-중 경제협력을 견제하고자하는 측면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마오쩌뚱에서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까지의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모두 대단한 업적이 있다. 마오쩌뚱은 문혁파의 견제를 누르고 덩샤오핑을 미국으로 파견한다. 덩샤오핑은 미국의 풍요로운 위용을 다시 바라보며, '이를 반드시 따라잡아야 한다'고 다짐하였다. 당시 그의 나이는 70대 중반이었다.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덩싸요핑이 1980년대 초 현대화 초기부터 지도자 그룹 수천명을 양성한데서 선발을 거듭하여 뽑아올린 사람들이다. 3세대 장쩌민은 미국경제의 꽃이랄 수 있는 금융산업의 사령탑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모델로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 개혁을 착수하였으며, 4세대 후진타오는 출범과 함께 미국의 대외무역창구와 이름도 꼭같은 '상무부'를 설립하였다.
'작은거인' 덩샤오핑의 리더십에 대하여는 세계가 놀라워했다. 젊어서 게릴라 대원으로, 야전군 사령관으로 산과 바위를 휘젓고 다니던 그의 체력과 의지력은 그의 나이 75세에 현대화를 착수하면서 빛나기 시작하였다. 중국이 1990년을 전후하여 천안문사건과 소련공산당의 붕괴로 내우외환의 위기를 맞았을 때 그는 90세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는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갔다.중국경제발전의 심볼이 되고 있는 그가 설립한 '경제특구' 선전과 주하이로 가서 그의 마지막연설이 된 '남순강화'를 통하여 '시장경제'의 활로를 연것이다. 홍콩이 반환되던 해 숨을 거두자 그의 시신은 재가되어 홍콩 앞바다를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다. 그의 마지막을 지키던 장쩌민에게는 '상하이를 발전시키라'는 말을 남겼고, 장쩌민은 WTO가입, 올림픽 유치, 서부 대개발의 3대 전략사업을 추진했고, 달성했다.
후진타오는 30,40대 젊은 시절을 싼시겅에서 지냈다. 그는 1970년대와 80년대 초 싼시선 건설위원회의 당비서와 공산당 조직인 공산주의 청년단에서 경력을 쌓았다. 본래 안후이성 출신인 그는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차가게 주인인 홀아버지 밑에서 온순하고 뛰어난 모범생으로 자랐다. 전 총리인 리펑과 마찬가지로 칭화대학 수리공정(수력발전)을 졸업했다. 선배 리펑이 1990년대 총리 재임시 싼샤댐을 착공한 것을, 후배 후진타오가 세기가 지난다음 준공하게 된 셈이다. 싼샤댐사업은 세계최대의 수력발전으로 반경 1,000km 의 지역에 전력을 공급할 뿐 아니라 창장을 따라 동부연안지역의 상하이에서 서부 충칭을 연결하는 서부개발의 주동맥역할을 할 핵심산업이다.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우리사회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역사적 흐름의 전환점에서 국론을 수렴, 통합하여 이에 대응할 만한 준비가 아직 미흡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우리가 상대해온, 그리고 앞으로도 상대해야할 강대국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메카니즘으로 움직여 간다는 것이다. 국민전체의 이익 앞에는 결코 특정한 일부의 집단이 나설 수 없게 체제적 장치와 관례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점은 미국이건 중국이건 마찬가지다. 새로운 도전에 미국아니면, 중국식 흑백논리로는 미래가 없다.
2005. 3. 5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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