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탁류1,2 (濁流), 채만식, (주)신원문화사, 2002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에 수록된 책이다. 이유없이 소설이라는 것 때문에 읽는다.
1930년대의 군산지방을 배경으로 쓰여진 세태소설이란다.
이 책은 1937년 12월 ~1938년 5월 17일 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소설로, 일제 치하에서 미두(米豆 : 쌀로 하는 증권, 일종의 놀음)로 몰락한 가정의 자녀들이 어떻게 자본주의와 식민지 상황에서 사랑과 돈의 회오리 속에 말려들어가 비극을 겪는가를 리얼한 기번으로 표현한 장편소설이다.
채만식은 <과도기>, <세길로>, <산적> 등과 같은 동반작가적인 사회의식이 짙은 작품을 발표하다가 30년대에 와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된다. 그것은 <레디메이드 인생>, <치숙>, <인형의 집을 나와서>와 같은 지식인의 식민지 치하에서의 실의와 사회주의 운동의 참여상황을 그리는 작품과 <탁류>, <태평천하>, <금의 정열> 과 같은 역사의식이 짙게 나타나고, 식민지 치하의 濁流에 휘말리는 인간상을 풍자적으로 그린 장편소설, 그리고 <간도행>, <당랑의 전설>과 같은 희곡을 발표하여 30년대 소설의 주류를 이룬다. 30년대는 카프의 해산에 의한 전형기로 이효석이나 박태원, 이상 등을 주로하는 모더니즘 경향의 소설과 이기영, 한설야, 김남천, 채만식과 같은 풍속과 역사의식을 주로하는 리얼리즘 경향으로 양립되고,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이 병립하여 한국소설의 성숙기를 맞이하는 시기이다. 또한 브나로드 운동에 의해 이광수의 <흙> 과 심훈의 <상록수>, 이기영의 <고향>과 같은 장편소설이 나오고, 김남천의 <대하>와 한설야의 <탑>과 같은 풍속소설과 박태원의 <천변풍경>,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과 같은 세태소설이 나와 이효석의 <화분>, 이광수의 <사랑>, 유진오의 <화상보>와 같은 순수소설의 경향과 병립하게 된다. 채만식의 탁류는 이런 상황에서 미두로 몰락하는 정주사의 딸 초봉이와 계봉이가 식민지 치하와 자본주의, 그리고 사랑과 애욕의 濁流속에 휘말리어 겪는 비극을 리얼한 기법으로 형상화 한 소설이다.
<탁류>는 미두로 몰락한 한 가정이 돈과 애욕에 휘말리어 겪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토속적인 뉘앙스를 풍기면서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서두의 백제의 한을 품고 도도히 흐느른 금강묘사로 시작되는 <탁류>는 군산지방의 미두의 바람과 거기에 심취하는 정주사의 몰락의 상황으로 시작되고 있다. 정주사는 미두에 열중하여 한 몫을 잡으려고 하지만 실패를 거듭한다. 정주사의 큰 딸 초봉은 아름다우면서도 극히 수동적인 인물이다. 자기집에 하숙한 의학도인 남승재를 사모하지만, 정주사의 타산적인 강권에 의해 은행원인 고태수와 결혼한다. 하지만 결혼한지 얼마 되지않아 태수는 정을 통하고 있던 여자의 남편에게 죽고, 초봉은 그녀를 탐내고 있던 곱추 장형보에게 겁탈을 당한다. 태수가 죽은지 얼마 안되어 초봉은 누구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딸아이를 낳는다. 제호는 딸 송희에게만 정성을 쏟는 초봉에게 싫증을 느끼고 장형보에게 초봉을 넘긴다. 초봉은 기구한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장형보에게 애정을 베풀어 장형보의 도움으로 미두로 몰락한 친정을 도와간다.
그러나 딸 송희에게 함부로 하는데 격분하여 장형보를 발로 차서 죽게한다. 그로인해 자살을 결심하는데, 승재와 동생 계봉이가 찾아와 극구 말린다. 초봉과 달리 활발하고 주관이 뚜렸한 계봉과 의사가 된 승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르는 초봉은 승재가 아직도 자기를 사랑한다고 기다려 줄 것으로 믿고, 자살대신 징역살이를 택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이 책의 특징으로
1. 식민지 상황을 투시하는 역사의식이 나타나 있다.
2. 순응적인 여인의 비극적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3. 통속적인 흥미를 돋우면서 비극미를 심화시키고 있다.
확고한 생활자세가 있으면 상황에 대응하는 안목과 지향성도 마련되는 데 반하여, 그저 관습에 따른다고 부모를 거역하지 못한다고 거기에 따라가면 그저 타인의 노예나 노리개로 전락하여 비극의 주인공이 될 뿐이다.
2005.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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