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 도쿠가와 이에야스.22, 야마오카 소하치, 솔, 2002
그들은 자기들을 농성에 가담하게 한 '고집'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극히 자연스럽고도 보편적인 집착, 자기 자신은 어찌 되었건 자손들만은 마은 생활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집착 앞에 굴복했다. 그러한 그들에게 자신의 죽음이 그대로 자손의 멸족과 이어진다는 사실이 통보되면, 그 때는 자기편을 배신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인간이 한계점에 도달했을 때의 지혜였다.
상대보다 더 많은 재능이 자기에게 있다고 믿으면서 그 상대에게 눌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불행한 삶도 없다. 실제로 이시다 미츠나리는 이 때문에 크게 삐뚤어진 인간이 되고 말았다. 그러한 마음 가짐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음이 가난한데서 오는 열등감에 불과하다......고 마사노부도 믿고 있었다.
"누가 천하를 쥐더라도 별 차이가 없다면 미쳤다고 지는 쪽 편을 든단 말인가.......흙탕과 흙탕의 싸움이므로 이기는 쪽 편을 들겠어. 세상에서는 나를 비웃을 테지만 나는 도리어 세상을 비웃겠어"
"인간이란 원래 겁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런 주세에 탐욕스럽고...... 그 욕심에 고집이라는 테를 둘렀을 때는 아주 강해집니다.."
"사람에게는 모두 저마다의 강점이 있다. 거기에 눈이 미치지 못하여 남의 단점과 자신의 장점을 비교하는데서 상대에 대한 불신과 멸시를 키워나갔다면......?"
'신뢰를 얻지 못하면 배신을 당한다'
"이 싸움은 인간관人間觀의 싸움이었다. 남을 멸시한 자신과 남을 활용할 줄 알았던 이에야스의 ......"
동서 양군의 전쟁터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었다. 그야말로 오늘날(쇼와昭和)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동서와 중립의 삼파전이었다.
살아있는 인간의 움직임은 시시각각 변한다. 타산과 감정의 파도가 미리 정해놓은 결정이나 약속의 둑을 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투에 이기고 나서도 투구끈을 졸라매야 하다니, 이 얼마나 알기 쉬운 사기의 고무이고 훈계이며 또 경직되어 있는 심기를 풀어주는 묘약이란 말인가. 이러한 미묘한 곳에 장수들을 이끄는 지휘자의 커다란 비결과 고심이 숨겨져 있었다.
"시모츠케(타다요시, 도쿠가와의 아들)님은 대장이십니다. 다장이 혼자 앞장서서 달린다고 해도 아군이 언제나 보고 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각오를 충분히 하시고 선두에 나섰을 것이라 여겨 제지 했습니다."
"혹시 이럼없은 아군이었다면 어떻게 했겠느냐?"
"룰론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아니, 진에몬이 손을 대기 전에 이 타다마사가 가세했을 것입니다."
"들었느냐. 시모츠케노카미?"
"예"
"오구리 다리로쿠는 밑에 깔린 것이 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돕고 싶었지만 참았다고 하는구나."
"돕고 싶었지만 참았다......그, 그럴수가......"
"잠자코 있거라!"
"예....."
"시모츠케노카미. 너는 다이로쿠가 너를 미워해 도와주지 않았다고는 생각지 않을테지>"
"......."
"그런 생각을 한다면 네게 군사를 맡길 수 없어. 하지만 그런 자는 아닐 것이다. 단지 너는 시마즈 요시히로를 놓친 것이 분해서 다이로쿠에게 대들고 있는거야."
이에야스는 이렇게 말하고 오구리 다이로쿠를 향했다.
"혼전 중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을텐데, 그대의 마음가짐은 참으로 훌륭햇다."
"예....?"
이번에는 타다마사가 눈이 휘둥그레졌다.
"밑에 깔린 것이 시모츠케노카미임을 알았을 때 그대도 조마조마 했을 것이다. 가세하고 싶었을게야. 그러나 도와주면 훗날을 위해 좋지 않아. 오늘은 첫 출전, 그런데 도움을 받았다면 시모츠케노카미는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지 끝내 모르게 될 테니까."
"예....."
"실수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진정한 전투가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고 다음 전투에 나선다면 반드시 용병用兵을 잘 목하여 많은 부하들에게 눈물을 보이게 된다. 아니,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아. 그 과오가 전군의 승패를 결정하게 될 경우가 적지 않다. 전투의 실체를 잘 알고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야. 오늘 그대가 보인 태도는 진정으로 시모츠케노카미를 생각해서 한 일. 정말 훌륭했다."
이렇게 말하고 타다요시를 힐끗 보았다. 타다요시는 깊이 머리를 숙이고 눈물짓고 있었다. 이에야스는 안도했다. 다른 장수들도 모두 이 훈계를 납득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타다요시가 알아들은 것이 이에야스에게는 더 기뻤다. 이에야스가 전에 장남 노부야스를 잃은 것은 이러한 애틋한 아버지의 진정을 보이지 못한데에 원인이 있었다.......고 늘 후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의 자식이 아니라, 그대라는 매 사육사가 훌륭했던 것일세"
2010. 5. 2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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