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 도쿠가와 이에야스.27, 야마오카 소하치, 솔, 2002
궁전의 어려움이 표면화 된 것은 케이쵸 12년(1607년) 공경 청년들과 여관女官의 추행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극한 상황에서는 우선 먹이를 찾는다. 일단 먹을 것이 충족되면 다음에는 이성異性으로 눈을 돌린다......이런 당연한 일이 법도를 벗어난 방종으로 치닫게 되면, 인간 사이의 감정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하루를 더 살면, 그 하루를 감사한다."
6만번의 염불을 비원하는 일과로 매일 이를 실행하고 있었다.
매일 붓을 들어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여섯 자를 계속 쓰고 있었다.
"인간이란 태어날 때는 선인도 악인도 아닌 것 같아. 따라서 자기 눈으로 선악을 판단하면 큰 잘못을 초래하는 근원이 되는거야."
"악인이니 선인이니 하고 단정할 때는 반드시 그 바닥에 편견이 깔려 있는거야. 곧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경우에는 선인이라하고, 불리할 때는 악인으로 단정하게 되는 것이지......"
"그런 편견을 버리고 나면 인간은 모두 백지가 되는 것 같아. 그것이 상대하는 사람, 놓여진 장소, 자기 욕망의 많고 적음에 따라 여러가지로 채색되지. 가난한 상태로 버려두면 도둑질을 하게 되고, 여자들 가운데 풀어놓으면 색욕에 빠지게 되는거야. 불우한 가운데도 재주가 뛰어나면 모반을 꽤하게 되고, 역량이 있으면서도 때를 얻지 못하면 난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야. 알겠나?"
"요컨데 구할구푼까지는 천성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성장과 이해에 관계돼......물론 그렇다고 해서 인연의 영향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나는 이런 말을 남겨 놓고 싶어. 알겠나. 히데요리님의 신변이나 가문에 만약 악인이 많아보이면 그것은 히데요리님의 잘못인게야. 히데요리님이 처음 백지에 좋은 색칠을 해두지 않았던 결과라고 생각하는 게 좋아."
"그러므로 종종 매사냥을 하는 것이 좋아. 절대로 무용한 살생이 목적이 아니야. 사냥하러 가는 도중에 영내 백성들이 영주에게 어떤 인사를 하는지 살피기 위해서인게야."
"백성들이 인사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의 정치가 올바로 시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지. 백성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영주가 아니어서는 명군名君이라 할 수 없어."
"됐어. 이제 더 이상 말할 것은 없어. 모쪼록 아까 인사를 나눈 요시나오나 요리노부......그리고 타다테루 등과 명군이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기 바라겠지. 알겠지?"
인간은 생각하는 능력을 부여받은 생물, 그러나 그와 동시에 지나치게 생각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어 자신을 스스로 불행하게 만드는 샘물이기도 하다.
천하가 태평해져도 적은 없어지지 않는다. 전쟁터에서 서로 죽이는 대신 정적이라는 묘한 모습으로 서서히 신변을 위협한다.
인생......이라고는 하나 그것은 순간순간의 누적에 지나지 않는다. 한 순간의 만남을 소중히 한다......아니, 순간이 만남에 정성을 다해 대하려는 다도茶道의 마음이야말로 인생 그 자체를 충실하게 하는 진실을 말해준다.
"모두 입으로는 차를 마시지만, 그 마음은 마시지 않습니다. 한 번 뿐인 인연이라는 진심을."
'나는 아직도 보잘 것 없는 성품의 인색한 사나이다.'
이 광대한 대우주의 몇 억년인지 몇 십억년인지 모를 무한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서 우연히 함께 태어난 일본인끼리......그런데도 서로 미워하고, 미움을 받으며, 싫어하기도 하고 배척을 받기도 하는 것은 얼마나 부끄럽고 옹졸한 일일까......?
'한 번 뿐인 인연이라는 다도의 마음을 잊었던 것은 나 자신이었던 모양이다.'
소문이란 고금을 통해 그야말로 이상한 힘을 가지고 인심을 마구 휘젓는 괴물이었다. 어떤 때는 이 소문이 뜻밖에도 바른 여론의 근원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손을 쓸 수 없는 폭동이나 폭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말이란 묘한 것이다. 상대가 만일 이에야스였다면 마사무네도 이처럼 속이 들여다보이는 인사는 하지 못했을 터였다. 말 안에 상대의 역량이 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가 하찮은 미숙자......아니, 미숙하다고 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자기와는 아직 격차가 있다......고 생각될 때는 태연히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수 있다.
'어차피 알지 못한다......'
이러한 멸시가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세상에서는 이를 두고 '손바닥 위에서 가지고 논다.' 고 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경우에도 푸념을 하면 안된다......'
남보다 위에 선 자의 첫번 째 마음가짐.
'무릇 병법의 종점은 적을 갖지 않는데 있습니다.'
어느 시대나 젊은이의 불만은 단순하고 폭발적이다. 그리고 일단 불만에 사로잡히면 외곬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만 하면 뜨거운걸 모른다......"
"인간은 스무살이 되면 어엿한 어른이야. 어엿한 어른이라면 어른 답게 대우해야만 해. 그런데도 이를 걱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어머니의 애정이지."
2010. 5. 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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